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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미국연수 여행

손 들어도 안 시켜주면 빙빙 돌리고...흔들고...

by 이윤기 201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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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33] 미국 NPO 컨퍼런스의 역동성

비영리단체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이야기 이제 마무리 단계입니다. 이번 주말 33회와 34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Nonprofit Technology Conference 2011 (NTC 2011)에서 경험하였던 인상적인 미국 사람들의 모습을 몇 가지 정리해서 소개하겠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컨퍼런스에 참가한 미국인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이었습니다. 꽉짜여진 스케쥴에 맞춰서 각 세션이 진행되는데, 시간이 되면 순서를 맡은 사람들이 그냥 알아서 진행을 시작하더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주저없는 자기 의견 말하기와 치열한 토론이었습니다. 발표자가 열변을 토하면서 발표하고 있는 중이라도 청중석에서 다른 의견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손을 들고 자기 의견을 말하더군요.

그리고 아무도 흐름을 끊는 행동이라고 눈치를 주거나 하지도 않았습니다. 참지 않고 자기 의견을 아무때나 말하는 사람들이니 질문은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여지없이 손을 들고 물어봅니다.

 

 

 
국내에서 세미나나 토론회, 강연회 같은 것을 하고 질문을 받아보면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질문이나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참 많지 않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크고 작은 토론회, 강연회, 세미나 같은 것을 주최하기도 하고

강연회 같은 경우는 사회자가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하여 '강연(의)이 워낙 완벽하여 질문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마치겠습니다"같은 멘트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 컨퍼런스에 참가한 사람들은 굉장합니다. 발표 중간이라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여지없이 손을 들어서 할 말이 있다는 의사를 표시합니다. 혹시라도 발표자가 손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들고 있던 손을 빙빙돌리고 흔들고...주의를 끌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합니다.

참다 못하는 경우는 벌떡 일어서는 경우도 있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발표하던 사람이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다른 의견이나 질문을 받아주더군요. 가끔 발표자가 질문에 대한 답을 애매하게 하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때 청중석에서 그 문제에 답을 이야기 해주거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나선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에게 질문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잘 아는 내용이면 주저하지 않고 의견이나 답을 발표한다는 것입니다. 모두 한국에서는 좀 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모습들이지요.

컨퍼런스가 열리는 발표장 모습도 자유분방합니다. 발표장에 의자가 놓여 있어도 그냥 바닥에 퍼질러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의자를 내버려두고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토론에 참여하는데, 마이크를 들고 진행하는 사람들 중에 아무도 빈의자에 앉으라고 말하지 않더군요.

한 마디로 남의 시선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발표장이나 복도, 로비에서 아무데나 앉아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식사시간에도 아무 곳에서 앉거나 서서 음식을 먹었습니다. 



만찬이 준비되는 저녁 식사의 경우는 좀 달랐지만, 간단한 차와 음료, 빵과 과일 같은 것이 뷔페식으로 준비되는 점심 식사 때는 음식을 접시에 담아 돌아다니거나 복잡한 로비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마냥 즐겁더군요.

2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로비에 모여 식사를 하는 시간은 정말 시장통이 따로없다 싶을 만큼 정신이 없고 복잡하며 시끄러웠는데, 이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고 즐겁게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어울리더군요. 음식이 코로 들어 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는데, 그들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장면은 호텔 로비에서 구두를 닦는 장면이었습니다. 구두를 닦는 사람이 굉장히 높은 의자에 앉아 있고, 구두를 닦는 사람은 바닥에 서서 구두를 닦고 있었습니다. 신발을 닦아주는 사람이 편하게 서서 작업을 할 수 있는 딱 맞는 높이였습니다. 

오래된 영화에서 비슷한 장면을 본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서양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방식으로 구두를 닦았었나봅니다. 우리나라의 구두 닦는 곳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요.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와 ~ 정말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습니다.  구두를 닦기 위해 저 높은 의자에 올라 앉으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호텔로비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사라들이 지나다니는 장소였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구두 닦는 분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서 구두를 닦더군요. 위압감을 주는 의자의 높이 때문에
돈을 내고 구두를 닦는 사람과 돈을 받고 구두를 닦아주는 사람이 확연하게 구분이 되더군요. 아무튼 크고 작은 일에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나라에 사는 사람으로서 불필요하게 남을 의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모습이 조금 부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