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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5 09:25

오바마 당선되면 부시보다 나을까?

[서평]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9.11테러 사건이 있은 후 7년이 지났다. 미국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안보 당국은 9.11테러 사건 직후 오사마 빈라덴과 알카에다가 범인이라고 지목하였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오사마 빈라덴을 체포하고 알카에다를 체포하기 위하여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알카에다와 사담 후세인 사이에 모종의 연관이 있다는 거짓 정보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홍보하여, 이라크를 침공하는 주요한 명분 중 하나로 이용하였다.

이라크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사담 후세인과 알카에다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여러 가지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지금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자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석유자원을 강탈하기 위한 침략전쟁이었을 뿐이며, 사담 후세인과 알카에다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루어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60퍼센트가 알카에다와 이라크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미국인들의 생각이 반영되어, 의회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애국자법(테러대책법)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1세기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여전히 지배집단이 언론을 이용해 정치 선전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받고,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고도의 사상 주입을 학교와 학생들에게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하워드 진의 주장이다.

“학생들은 정부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 진실이라고 말하거나, 암시하거나, 제시하거나 연관 짓는 정부의 주장을 듣고 또 들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말 한마디로 그 주장을 부정한다고 해도 이미 산을 이룬 거짓말들을 간파할 수는 없다.”(본문 중에서)

노엄 촘스키 역시 “학교에서는 고등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열 살짜리도 이해할 수 있는 기초적인 사상에 대한 이해력은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여론조사를 비롯한 여러 증거들을 살펴보면, 교육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현실을 비판적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이 학생과 시민들의 복종심을 높인다.

오히려, 학교가 복종심을 높이고 독립적인 사고의 가능성을 차단하며 통제와 강제의 시스템 내에서 제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진보적인 역사학자인 하워드 진과 보스턴대학 교수인 도날도 마세도의 글을 엮어낸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는 바로 이런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책이다.

교육학자인 도날도 마세도는 “우리(미국)의 교육체제가 변하지 않는다면, 학교는 아홉 살 된 아이도 쉽게 알 수 있는 너무나도 분명한 진실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보지 못하는 고등교육자들을 계속 양산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도날도 마세도는 역사학자로서 하워드 진이 제시한 교수법에 따라 다양한 관점의 근거가 되는 역사적 기록과 맥락을 나란히 높고 비교한다면 학생들과 대중들이 현실을 좀 더 비판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 한다.

여기서 하워드 진이 제시한 교수법이란 ‘역사 기록과 맥락등을 병치시키는 교육법’으로 모든 교육과정에 비판적 접근법을 도입하고, 모든 역사는 하나의 관점을 대변한다는 것을 직시하며, 역사는 적의 관점에서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을 말한다.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하워드 진은 학교가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한다.

“학교는 독립선언문을 가르치고,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민주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다고 교육하며, 평등과 모두를 위한 정의가 실재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학교는 젊은 사람들에게, 심지어는 성인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나이 든 사람에게 조차 이런 이상이 날마다 어떻게 침해당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습니다.”(본문 중에서)

즉, 학교는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이상을 가르치는 대신에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미국 사회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 어떤 모순이 존재하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교육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는 돈이 어떻게 사회와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을 지배하는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어떤지, 세입자나 실업자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흑인이나 유색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워드 진은 이것이 미국 교육체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결함이라고 주장한다.

“학교에서 젊은이들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상에 대해서는 배우지만 극소수의 부유층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그들 반대편에는 생사의 경계까지 밀려나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해, 자녀들을 먹이기 위해, 또 학교에 보내기 위해 생활고와 싸우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계급사회의 실상은 전혀 배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것은 우리 교육체계가 안고 있는 커다란 결합입니다.”(본문 중에서)

학교는 모두가 ‘하나’라고만 가르친다.

하워든 진은 자신 역시 대학원을 졸업하고 역사학자가 될 때까지 이런 교육을 받아왔다고 말한다. 계급 격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깃발, 충성, 서약, 맹세, 아메리카 이런 단어들을 통해 늘 모두가 하나라고 배웠다는 것이다.

세상일은 있는 그대로 발아들이도록 배웠고, 현실에 도전하는 것은 배우지 못했으며, 누군가는 부자로 누군가는 가난한 자로 살아가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것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받은 교육 역시 현존하는 제도에는 잘못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으며, 역사 교육 역시 위대한 대통령과 전쟁 영웅 이외에도 다른 의견을 가졌던 사람들, 체제에 저항했던 사람들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배우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즉, “학교는 상황이 이러하니 너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으로 굴어야 하며, 그저 현존하는 체제의 일부가 되라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교육학자인 도날도 마세도 역시, 역사가 선택적으로 삭제되는 교육과정을 통해 미국은 모두가 평등하고 계급 없는 사회라는 잘못된 신화를 유포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이 계속되고 있다는고 한다. 결국 미국 제도권 교육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 미국의 계급제도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안전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지배해왔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대통령선거를 관련지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무기를 갖추고 있다는 거짓말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다는 허위사실로 미국 국민들을 속인 부시가 대통령에서 물러나고, 민주당 오바마가 집권을 하면 미국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민주당 오바마가 집권하여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 하워드 진의 생각이다.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는 현존하는 부와 권력 지형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주어지는 자유이며, 일정한 자유가 보장되는 미국체제의 유연성은 체제 존속을 보장하고 강화하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이 민주당이나 공화당에 투표할 수는 있겠지만, 또 다른 대안을 원한다면 돈과 관료정치라는 엄청난 벽에 부딪칠 것이다. 엄청난 부를 쌓은 기업체도 지지 세력인 중산층에게 어느 정도 부를 나누어주기는 하겠지만, 사회의 음지에서 살아가는 3000만 혹은 4,000만 민중까지 배려하지는 않을 것이다.”(본문 중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어도 이와 같은 미국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한계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이 오바마가 미국민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는 모두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같은 지배계급이다.

클린턴은 재임기간 내내 공화당원들과 연합하여 빈민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일삼았고, 기업주들의 배를 더욱 불리고, 엄청난 규모의 군사조직을 유지하며 그 힘을 해외의 힘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휘둘러왔다는 것이다.

“가난한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뉴딜 정책의 보장 비용을 폐기했고, 감옥을 증설하고 사형을 확대했으며, 대인지뢰금지협약 비준과 핵실험 중단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전 세계를 상대로 무기를 판매하며 경제 봉쇄를 이용해 이라크와 쿠바 국민들을 잔혹하게 학대했다.”(본문 중에서)

선거를 통해 미국인에게 주어진 자유란,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건국초기부터 계급과 인종, 그리고 출신 국가에 따라 분리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무시무시한 계급투쟁을 겪어왔다는 것이다. 영국 식민지로부터 벗어나는 혁명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백인 이주민들에게는 해방전쟁이었지만 흑인 노예와 토착 원주민들에게는 영국의 지배가 미국인 지배로 바뀌는 것뿐 이었다고 한다.

그후 200년 미국 역사는 민주당이 집권을 하였던, 공화당이 집권을 하였던, 결국 한 계급이 지배한 국가 통제의 역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부자들과 굳게 손잡고 철도 왕들에게, 제조업자와 선주들에게 국가자원을 선물로 나누어주었다는 것이다. 정부와 부자들은 노예와 노동자, 농민 그리고 대륙 토착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때마다 군과 사법 제도를 동원하였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에서 인용한 2000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뉴욕타임스> 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곳 주민들은 앨 고어와 조지 부시 두 사람 모두를 유복하게 태어난 사람, 집안 대대로 부유했던 사람들로 보고 있습니다. 이 곳 사람들에게 그들은 모두 똑같아 보입니다.”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이상한 선거제도는 부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고, 2004년 선거에서는 부시와 존 케리 중 한 후보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한다. 2008면 미국 대통령 선거 역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와 메케인 중에서 누가 승자가 되어도 미국은 아무것도 달라질 것이 없어 보인다.

“누가 선거의 승자가 되건 우리의 정치 경제체제를 지배해왔던 바로 그 계급이 다시 권력을 잡을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취임 다음날부터 우리는 똑같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오바마는 “중산층과 노동계급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이 나라 부유층 세력과 유대를 유지하고 제국주의적인 양당 정치체제를 지지하는 것” 뿐이라고 한다. 하워드 진은 가난한 다수를 대변하지 못하는 미국 정치체제는 늘 ‘법’이라는 이름으로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법은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따라서 하워드 진은 미국인들에게 ‘법이 정한 대로 생각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법이 정한 대로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판단할 권리를 박탈당할 뿐만 아니라 소수의 법률을 만든 집단에게 모든 권한을 이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민불복종 운동의 중요성을 주창하는 그는 “법이 신성불가침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신이 제정한 것도 거룩한 기관에서 만든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 한다. 그는 미국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일은 단 한 번도 권력기관에서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인종차별이나 경제적 불평등, 또는 정부가 전쟁에 나서지 못하도록 행동에 나선 것은 의회나 대통령이나 대법원이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시민과 시민 불복종 활동이 시민들의 결의를 촉구했고, 대통령과 의회 그리고 대법원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미국 대중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기를 바랍니다. 대중들은 정부가 부자들에게 더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기를 바라며, 이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만이 혜택을 보는 자본 소득에 대한 세금 경감 조치에 반대합니다.”(본문 중에서)

그들은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 아닌 새로운 정치 세력이 의원직에 도전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워드 진은 미국사회에서 중대하고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변화를 갈망하는 수백만 민중이 더 많은 연대를 이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역사학자 하워드 진은 미국 역사를 살펴보면 “모든 것이 어둡게 보였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전면적인 변화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한다. “민중의 분노가 강을 이룰 때, 그리고 그들이 모이기 시작할 때 변화는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그는 자신의 생을 돌아보며 “지속적으로 주장을 펼치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또 참여하도록 한 요인은 바로 그것이 삶을 더 흥미롭고 즐겁고 가치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었다고 회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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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용인 2008/11/05 11:07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갑니다.
    늘 웃음 가득 행복하세요 ^^*

  2. 열전 용사 2008/11/05 20:11 address edit & del reply

    동감입니다.

    덧붙이자면, 이스라엘 등 몇몇을 제외한 전세계가 부시 행정부에 등을 돌린 것은 두고보기 민망할 정도로 노골적인 미제 패권주의 때문이지, 솔직히 공교육이 어쩌니 의료보험이 어쩌니 하는 미국 내 "집안 사정"과는 아무 상관없거든요. 말씀하신 이라크 건 역시 마찬가지인데, 전면전만 없었다 뿐, 클린턴 시대에도 폭격이니 뭐니 깡패짓이라면 할 만큼 했죠.

    오바마건 맥케인이건,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흑인이건 백인이건 근본적으로는 다 미국인입니다. 한국 역시 김칫국 잔치는 삼가는 게 좋을 듯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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