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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도시철도, 진짜 저탄소 녹색교통 맞나?

by 이윤기 201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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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도시철도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여 사업추진이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올해 당장 1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여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추진한다고 합니다. 도시철도 도입을 우려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에 보도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총사업비 6468억 원(국비 60%, 도비 20%, 시비 20%)을 들여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진해구 석동까지 총 30.5km 잇는 공사라고 합니다.

당초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진해구 진해구청까지 이어지는 43.7km를 계획하였다가 이번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마산합포구 가포에서 진해 석동까지 30.5km 구간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총 공사비용도 줄어들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는 총사업비가 6468억원 입니다. 최초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공사비는 1조 3500억원이었고, 예비타당성조사 중간 보고에서는 7421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최종적으로는 6468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소셜커머스를 떠올리게 되는군요. 온갖 서비스 쿠폰을 반값에 판매하는 소셜커머스의 힘을 빌려왔을까요? 어떻게 총사업비가 절반 가까이나 줄어들 수 있었을까요? 참으로 신기한 고무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창원 도시철도 계획이 추진되는 것을 보면서 거가대교와 함께 경남의 골칫거리인 김해~부산 경전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해-부산 경전철의 경우 당초 공사비를 7800억원으로 책정하였다가 1조 3000억원으로 증액되었다고 합니다.



진해석동까지, 절름발이 노선은 또 뭔가?

창원도시철도는 정말 6468억원으로 공사를 끝낼 수 있을까요?
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구요? 그것은 최종 보고서에 나온 도시철도구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진해구청까지 계획되었던 도시철도 도선이 진해구 석동까지로 줄어든 이유가 무엇일까요?
현재 계획대로라면 창원도시철도는 진해구에 한쪽 발만 살짝 걸친 꼴입니다. 이런 결과를 진해구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철도를 타고 진해 석동에서 내려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야하는 절름발이 계획을 통과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시 총 공사비용을 줄여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결국 승객 예측입니다. 최종보고서에 예측통행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자료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공사비용이 줄어드는 것 만큼 승객 예측도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튼 이번 최종 보고서에는 김해~부산 경전철과는 다르게 창원도시철도는 승객 예측이 제대로 되었다는 것을 납득할만한 근거가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도시철도 계획들


도시철도 승객예측 엉터리면 국회의원이 책임지나? 

이번 도시철도 사업은 창원갑 국회의원인 권경석의원이 앞장서서 추진하는 모양입니다. 언론보도도 정부발표이전에 권경석의원실에서 먼저하였더군요. "통합시 출범 이전인 2009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광역교통망 구축을 건의"하였다고 하더군요.

권경석 의원실 발표를 인용한 언론보도에는 도시철도를 추진하는 목적이 분명히 나와있습니다. 창원도시철도 사업은 '저탄소 녹색대중교통 도입과 도시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시민의 상식으로 두 가지 사업목적을 모두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첫째는 도시철도가 저탄소 녹색대중교통이라는 것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제 블로그에 여러차례 글을 포스팅하였지만 도시철도가 저탄소 녹색대중교통이라는 것은 도심에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다는 것 뿐입니다.

<관련포스팅>
2011/04/05 - [세상읽기 - 교통] - 후쿠시마 원전과 창원 도시철도
2011/04/08 - [세상읽기 - 교통] - 전기차 100만대 보급, 원자력 전기도 친환경인가?

도시 외곽의 화력발전소에서 이산화단소를 비롯한 공해물질이 배출되고 있는 현실을 감추고 있을 뿐이지요. 아울러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인류의 재앙이될 원자력발전소에서 만들어낸 전기를 사용하는 '가짜 녹색교통'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바로 도시교통난 해소입니다. 지금 도시철도를 계획하는 구간으로 통합창원시의 교통난이 심각한가요? 제가 느끼는 체감 교통난은 없습니다.

마산합포구나 회원구에서 창원으로 이동하는 교통수요가 많기는 하지만 도시철도가 없으면 교통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2020년 창원도시철도가 개통하기 전에 통합창원시는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교통수요도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고 하구요.

그런데, 저탄소 녹색교통수단으로 위장한(?) 도시철도를 꼭 만들어야 할까요? 대량수송 수요가 없는데 대량 수송을 위한 교통수단을 왜 만들어야 할까요? 

창원도시철도를 추진하려면 세 가지 문제에 대하여 시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명쾌한 답이 필요합니다.


첫째, 도시철도가 저탄소 녹색교통수단이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둘째, 창원도시철도는 김해~부산 경전철과 다르게 승객 예측이 제대로 되었는가? 만약 승객예측이 엉터리일 경우 누가 책일질 것인가?

셋째, 창원도시철도로 추진중인 노면전차 이외에 저탄소 녹색교통수단의 대안은 없는가?


창원도시철도를 앞장서서 추진하는 권경석의원의 의욕(?) 때문에 걱정입니다. "올 해 확보된 기본설계, 실시설계 10억 원의 차질없는 집행과 사업의 원할한 추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하였더군요.

도시철도 사업의 원할한 추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명쾌하게 해소시켜주는 노력이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