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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자전거 타고 장복산 하늘마루에 오르다

by 이윤기 201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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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말부터 일주일간 전남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오면서 새로 자전거를 한 대 구입하였습니다. 

새 자전거를 구입한 뒤로 틈틈이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가장 자주 가는 코스는 제가 살고 있는 산호동에서 출발하여 봉암로를 거쳐서 삼귀 해안도로를 따라 귀산까지 가는 바닷길입니다.

봉암로를 거쳐서 두산중공업까지 가는 길이 공단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매연과 각종 화학약품 냄새들을 맡아야하지만, 두산중공업을 지나서 귀산까지는 바닷가를 따라서 기분 좋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길입니다.

산호동에서 출발하여 왕복 25km 정도 되는 이곳은 오르막이 없는 평지이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어서 무난한 코스입니다. 봉암로를 지나서 봉암다리를 건너면 차량통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 도로가 없어도 여유있게 탈 수 있는 곳입니다.

여유로운 귀산 바닷길도 좋지만, 장복산 산 길의 짜릿함 매력있어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 <창원시 자전거 여행지도>를 살펴보다가 새로운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마침 추석 연휴 기간에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읽은 것도 새로운 길을 가보고 싶은 마음을 부추겼을 것입니다.

마산 산호동 삼각지 공원을 출발하여 봉암로를 거쳐서 창원공단, 안민고개, 하늘마루, 장복산터널, 양곡을 지나 다시 산호동 삼각지 공원으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연휴 기간이라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 7시 35분에 삼각지 공원을 출발하여 9시 46분에 다시 삼각지 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2시간 11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스마트폰 어플에는 경과시간이 1시간 58분으로 되어 있는데, 휴식 시간을 뺀 주행시간만 계산한 것입니다.




휴식 시간은 매주 화요일마다 출연하는 KBS라디오 생방송 경남 청취자 칼럼을 진행한 시간입니다. 어림짐작으로 안민고개에 오르는 시간과 방송시작시간이 겹칠 수 있겠다 싶어 걱정이 되었습니다. 고갯길을 오르다 방송국에서 전화가 오면 길가에 자전거를 세우고 방송을 할 작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방송시간에 딱 맞춰서 안민고개에 올랐기 때문에 고개마루에서 목도 축이고 휴식을 하면서 여유있게 칼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방송 진행시간과 대기시간을 합쳐서 약 10분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안민고개를 오르는 길은 국토순례기간에 올랐던 담양에서 내장산으로 가는 밀재고개(해발 530m) 보다는 조금 수월하였습니다. 해발 530여미터에 이르는 밀재 고개를 오르는데는 30분이 훨씬 넘게 걸렸는데, 안민고개의 경우 25분 만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고개 아래의 안민초등학교에서 안민고개까지 거리는 3.2km, 해발은 300m로 나와있더군요.

안민고개, 힘들지만 기분좋게 오를 수 있는 길


거리와 고도를 비교해보지는 못하였습니만 안민고개는 힘들지만 기분좋게 오를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오는 동안 체력이 좋아진 탓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안민고개에서 진해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다가 진해 드림로드를 따라서 '하늘마루'를 향해 길을 잡았습니다.

안민고개를 차로 오르면서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사람들을 볼 때는 왜 저렇게 힘들게 여기를 오를까하는 생각을 하였었는데 막상 제가 경험해보니 평지에서 자전거를 탈 때 느낄 수 없는 짜릿한 쾌감과 성취감이 있더군요. 추석 연휴 셋째 날 아침이었는데도 자전거를 타고 안민고개에 오르는 분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안민고개길에서 장복산 '하늘마루'로 향하는 임도구간은 처음 가보는 길이었고 출발할 때는 이 길로 갈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인터넷에서 코스에 대한 검색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하늘마루'는 장복산 조각공원에서 출발하여 1.8km 지점에 있는 소부산 정상(404m) 바로 아래 고개마루에 있는 전망대입니다. 이곳에서 진해시가지와 바다를 향한 조망이 탁월하여 하늘마루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안민도로에서 하늘마루로 이어지는 임도는 시작 지점이 급경사 구간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안민도로에서 임도로 방향을 잡았다가 시작부터 예상치 못했던 가파른 언덕길을 만나서 고생을 좀 하였습니다.  이 임도는 피포장길인데, 경사가 가파른 구간들은 시멘트로 포장을 해두어서 그나마 좀 수월하였습니다.

하늘마루, 편백 숲길 따라 이어지는 드림(!)로드


'하늘마루'입구까지 갔습니다만, 자전거를 묶을 수 있는 잠금자치가 없어서 하늘마루에 올라가 보지는 못하였습니다. 하늘 마루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잠깐 진해시가지와 바다를 구경하다가 다시 장복산 공원쪽으로 길을 잡아 하산을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하늘마루'까지만 오르고 나면 장복산 공원쪽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 길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비포장길이라 핸들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기분좋게 바람을 가르며 산길을 내려갈 수 있습니다.



임도가 끝나는 구간에서 장복산길 도로와 만납니다. 진해에서 마산으로 가는 옛길인데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짧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고개마루 터널입구에 도착합니다. 터널을 지나면서부터 양곡까지 긴 내리막길입니다. 급경사 구간이 아니고 자동차가 자주 다니지 않기 때문에 기분좋게 속도를 즐길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마침 이 길을 다니는 자동차가 없었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여유있게 조절하면서 달렸더니 최고속도가 50.33km로 찍혔습니다. 제 아이폰 자전거 어플에 문제가 없다면 자전거로 달려 본 가장 빠른 속도인 것 같습니다. 이 무료 어플은 시간과 속도를 표시해 줄 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다녀온 길을 지도로 저장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자전거 어플을 켜 놓는 동안 배터리가 워낙 빨리 소모되는 단점이 있지만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 어플입니다. 아침에 출발 할 때 100% 충전을 해서 출발하였는데, 2시간 조금 지나 도착하였을 때 배터리가 35%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자전거에 발전기를 달아서 아이폰을 충전하지 않으면 장거리 주행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평지로만 이어진 귀산 바닷길에 비하여 안민고개에서 장복산 하늘마루를 거쳐오는 이 길은 아주 매력적인 코스입니다. 거친 호흡과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진해시가지와 바다를 내려다보는 조망도 아주 빼어난 곳입니다. 자전거로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산길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자전거를 묶을 수 있는 잠금장치를 가지고 가서 '하늘마루'에 올라가 볼 생각입니다. 제가 사는 마산 산호동에서 출발하여 같은 코스를 다녀오는데 2시간 남짓이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시간과 마음을 내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