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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말썽 김해경전철, 벌 줘도 시원찮은데 유공자 표창?

by 이윤기 201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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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산-김해 경전철이 지난 16일 오전 10시 부산 사상역광장에서 개통식을 치르고 본격적인 유료운행에 들어갔습니다.

경전철 개통식에는 김두관경남도지사와 허남식 부산시장, 김맹곤 김해시장, 김정권, 김태호,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개통식에서 경전철 건설 공로를 인정받아 모두 6명의 경전철 건설 관계자들에게 국토부장관상이 수여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경전철 개통 공로상 시상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1992년 8월 국내 최초의 경량전철 건설 정부 시범사업으로 추진되었습니다.

2006년 4월 공사를 시작하여 5년 5개월 만에  민간사업자가 총 7742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하여 완공하였습니다만, 잘 아시다시피 시험운행과 공사마무리 단계에서 선로이탈과 소음을 비롯한 각종 부실공사로 인하여 개통이 수차례연기 되었습니다.

당초 2011년 4월을 개통을 목표로 하였으나 경전철 역사 부실공사로 인하여 200건이 넘는 누수현상으로 준공을 연기하였고, 열차의 경우 시험운행 기간 동안 수차례 바퀴가 선로를 이탈하는 탈선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또 마지막까지 소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여 거듭 개통이 연기되었다가 9월 들어 겨우 개통식을 치렀습니다.

 


부산~김해 경전철, 계획부터 시공까지 총체적 부실?

이런 문제는 본격적인 영업운행이 시작된 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경전철은 벌써 네 번이나 운행 장애를 일으켰습니다.

지난 13일에는 출입문 센스가 고장나 200여명의 승객이 모두 내려서 다음 열차를 이용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무료운행 기간이던 개통식 전날에는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여 소방대가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지요. 이미 개통전부터 예상되었던 일이기는 합니다만 막대한 운영적자로 인하여 민간사업자에 대한 적자보전을 해주어야 합니다.



무료기간동안 하루 4~5만명을 넘나들던 이용승객이 무료승차가 끝나자마자 하루 3만 5천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만약 앞으로도 이용승객이 현재 수준에 머무르게 되면 건설사업비, 채무상환금을 포함하여 20년 동안 한해 평균 787억원을 민간사업자에게 물어주어야 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은 계획 당시 경전철 이용 승객 예측을 엉터리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계획 당시 하루 17만 6000명의 승객이 경전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 하였지만 실제 개통 이후에 하루 이용승객은 2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산~김해 경전철의 경우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무료로 승차할 수 있는 경로우대 조차 없애버려 어르신들이 항의하는 사태도 생기고 있습니다. 




애물단지, 부실공사 경전철, 유공자 표창은 뭔가?

한마디로 부산 ~김해 경전철은 수요예측에서부터 공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의 표본이라고 할 만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영업 운행이 시작된 이후에도 각종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불안불안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참 납득할 수 없는 일은 이런 엉터리 계획, 부실공사에 대하여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개통식이 이루어지던 날, 현대산업개발과 부산김해경전철 주식회사, 포스코 건설 관계자 각 2명씩 모두 6명이 국토부장관에게 상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막대한 적자보전금과 그동안 진행된 부실공사 상황을 보면 ‘벌’을 받아도 시원찮은 상황인데, 어떻게 6명의 공사관계자가 국토부장관상을 수여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대형 국책사업 공사가 끝나면 의례적으로 이런 상을 남발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국민이 낸 혈세를 낭비하는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으려면 중앙 정부에 적자보전과 지원만 요청할 것이 아니라 수요예측을 엉터리로 하여 막대한 손해를 입힌 관련자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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