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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자전거, 하늘아래 첫 정자 하늘마루에 오르다

by 이윤기 2011.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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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출발하는 창원에서 자전거 타기 좋은 길 ① 안민고개 - 하늘마루 - 장복터널 코스

추석 연휴에 준비없이 다녀 온 하늘마루에 다시 한번 갔다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 출발하여 자전거로 다녀올 수 있는 코스를 차곡차곡 정리해보려고 토요일 아침 일찍하늘마루까지 다시 갔었습니다.
 
자전거 타기에 재미를 들인 후에 창원시에서 펴낸 <창원시 자전거여행 코스>를 다시 살펴보았더니, 대부분 코스의 출발지가 제가 사는 동네에서 너무 멀더군요.

창원시 곳곳에 있는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을 잘 모아 놓기는 하였지만, 추천코스 출발지까지 자전거로 이동하는 거리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예컨대 구산해안도로코스, 당항만 코스, 서북산코스, 함안유적 코스 등 멋진 코스들이 많지만 대부분 출발지까지 차로 이동해야 할 만큼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제가 사는 동네를 중심으로 '창원에서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을 차곡차곡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아침 6시 30분에 혼자 아파트를 나서 삼각지 공원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출발하였습니다. 원래는 둘째 아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을 하였는데, 막상 아침에 깨웠더니 싫다고 하여 혼자서 다녀왔습니다.


이젠 아이폰 어플 바이키메이트를 사용하는데 익숙해져서 속도와 고도 등을 기록으로 남겨보았습니다. 처음 삼각지 공원 출발시간을 스크린 캡쳐해두지 않았는데 대략 6시 40분쯤 이었을 겁니다.

토요일 아침이라 봉암로를 따라서 달리는 길은 뻥 뚫려있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이 되었지만 옛 경계선 지역은 특히 자전거가 다니기에 위험합니다. 옛 창원지역에 들어가면 비교적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만, 자전거를 타고 마산에서 봉암다리를 건너 창원으로 들어갈 때가 특히 위험합니다.



옛 마산, 창원 경계지점 자전거 타기 위험하다


자동차는 씽씽 달리고 두산중공업 방향 우회전, 두산중공업에서 창원으로 들어오는 진입로, 양곡, 진해 방향으로 나가는 우회전 도로가 겹쳐있는 복잡한 곳인데, 횡단보도나 자전거 도로는 물론이고 인도조차 없기 때문에 여간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곳을 지날 때는 항상 긴장하면서 지나가야 합니다. 신촌광장로터리에서 창곡삼거리까지는 인도와 함께 있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가는 것이 안전합니다만 토요일 오전이라 도로에 차가 없어 도로로 시원하게 달렸습니다.

창곡삼거리부터 공단로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습니다. 아주 오랜전에 계획도시로 창원을 설계하면서 만든 자전거도로인데 도로 포장 상태는 엉망인 곳이 있지만 넓은 자전거도로를 편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 길을 30분쯤 달리면 안민고개 입구에 도착합니다.
 
대림자동차공장 옆 안민고개 입구에 있는 굴다리 옆에 도착한 시간이 7시 10분입니다. 양덕동 삼각지 공원에서 출발하여 이곳까지 30분이 걸렸습니다. 곧장 안민도로에 들어서서 안민고개로 올라갔습니다.



처음 갔던 지난 추석 때는 고개마루에 올라가서 라디오 방송을 해야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바쁘게 패달을 저어 올라갔습니다. 이번에는 아무런 부담없이 마음 편하게 천천히 체력안배를 하면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물통에 물을 담아갔기 때문에 올라가다 목마를 때는 목도 축여가면서 올라갔습니다.

절친한 후배에게 미니벨로를 타고 안민고개를 올라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미니벨로가 올라갈 수 있으면 '누비자'(창원시 공영자전거)도 올라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아침에 정말 안민고개에 올라갔다가 누비자를 타고 내려오는 분을 만났습니다. 혼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진해에서 아침마다 누비자를 타고 출근하는 분일까? 출퇴근을 누비자로 하면서 매일 안민고개를 넘어 다니면 운동 한 번 제대로 되겠다. 뭐 이런 생각을하였습니다. 다음에 누비자를 타고 안민고개를 한 번 올라가 봐야겠다는 다짐도 하였습니다.


안민고개 꼭대기에 도착한 시간이 7시 40분이었습니다. 삼각지 공원을 출발하여 1시간, 굴다리가 있는 고갯길 입구에서는 30분이 걸렸습니다. 여유를 부렸더니 지난번 보다 시간은 더 많이 걸렸습니다.

곧장 안민도로를 따라 진해시가지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시원하게 바람을 가르며 기분좋게 내리막길을 따라 4분쯤 내려가면 드림로드 임도 입구가 나타납니다. 맨처음 왔을 때는 길을 몰라 두리번 거리며 내려갔는데, 이날은 내리막길을 따라 시원하게 입구를 찾아 내려왔습니다. 



드림로드 입구에서 하늘마루 입구까지는 30분이 채 안 걸립니다. 길은 비포장이 많아 체력적으로 조금 부담이 됩니다. 아무래도 아스팔트나 시멘트 포장에 비해서는 힘이 좀 더 들더군요.

그래도 화재시 소방차 진입 등을 고려한 때문인지 경사가 심한 곳에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어 조금 수월합니다. 기어를 낮추고 천천히 패달을 밟으면서 올라갑니다. 다리에 묵직하고 가벼운 통증이 전해지고 이마와 등줄기엔 땀이 흘러내립니다.



사진에 멀리 보이는 정자가 하늘마루입니다. 직선 거리로는 거리 멀어보이지 않는데 임도를 따라 길게 돌아서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제법 걸립니다. 바이키메이트를 확인해보니 안민고개에서 하늘마루 입구까지 대략 30분쯤 걸린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에 갔을 때는 자전거 잠금장치가 없어서 하늘마루 입구에서 그냥 내려왔는데, 이번엔 잠금장치를 준비해가서 하늘마루 정자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안민고개길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드림로드 임도구간에서 자전거 타는 분을 만난 것은 처음입니다.

먼저 올라오신 이분은 벤치에 앉아 진해만을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하고 내려갈 준비를 하시더군요. 자전거를 타고 똑같이 힘든 길을 올라왔기 때문인지 저절로 반가운 인사가 나오더군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전거를 잠궈놓고 하늘마루로 올라갔습니다.  

 


하늘마루 입구에서 하늘마루 정자까지는 180m, 왕복하면 360미터입니다. 천천히 걸어서 하늘마루 입구까지 올라가서 진해만을 내려다보면서 휴식을 하였습니다. 

2007년 당시 하늘마루 건립을 기념하여 이재복 진해시장이 기념식수를 하였더군요. 그런데 누군가 이재복 전 시장을 무척 싫어하는 분이 다녀갔는지 비석에 새겨진 이름에 흠집을 냈더군요. 

드림로드 여러 곳에 이재복 시장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판이나 안내판에 더러 흠집이 나있었습니다. 곳곳에 자신의 공덕을 내세우는 기념물을 남겨놓았는데 마뜩잖게 생각하는 시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에 정자를 새우면서 '명칭 공모'를 하였던 모양입니다. 하늘마루는 하늘 아래 첫 정자라는 뜻이랍니다. 송모라는 분이 하늘마루라는 명칭을 제안하여 당선되었던 것 같습니다.

"마루의 사전적 의미로는 산등성이의 꼭대기라는 말로 하늘 아래최공봉에서 진해 시가지 및 천혜의 자연경관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는 하늘아래 첫 정자를 뜻함"이라고 새겨놓았더군요. 

 


하늘마루에서 내려다 본 진해시가지와 남해바다입니다. 구름이 많이 끼어 흐리기는 하였지만 바다를 내려다보는 풍광은 그래도 멋지더군요.

사진에는 잘 표시가 나지 않지만 구름이 많이 있었지만 '거가대교'가 보이더군요. 아주 맑은 날은 거가대교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겠더군요. 성능이 좀 더 나은 카메라였다면 아마 거가대교를 찍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진해앞바다에는 마치 태풍을 피해 피난이라도 온 것 처럼 배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항구에 정박한 것이 아니라 바다에 닻을 내리고 있었는데, 멀리서 보기에는 아주 한가롭게 보였습니다.

하늘마루에서 내려가는 길은 장복도로까지 계속해서 내리막길입니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안민고개에서 올라갈 때 30분이 걸렸는데, 안민고개보다 훨씬 고도가 낮은 장복도로까지 고작 10여분 밖에 안 걸리더군요.


장복도로가 나오기 전에 장복산 삼밀사라는 절집이 하나 나타납니다. 이 절집은 다음에 다시 가면 들어가 보기로 하고 그냥 곧장 내려왔습니다. '하늘마루'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군데군데 사진을 찍어면서 다녔더니 출근시간에 쫓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장복도로와 만나는 곳에 세워진 표지판들입니다. 장복도로에서 드림로드 숲길이 시작되는 곳이지요. 이곳에 진해드림로드의 유래가 새겨져 있습니다. 2008년도에 진해시민들에게 공모를 하여 '진해드림로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더군요.

"진해드림로드는 꿈과 희망 비전 도시 진해 친환경 임도의 새로운 명칭으로 2008년 4월 진해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선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년 후에 '꿈과 희망 비전 도시 진해'는 마산, 창원과 통합되어 적어도 당시의 꿈고 희망 비전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뭐 새로운 창원시의 일부로 새로운 꿈과 희망 비전을 만들어 가는지는 잘모르겠습니다만, 다수의 진해시민들이 마산, 창원과의 통합에 반대하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요.

아마 정부와 한나라당이 시의원들을 압박하지 않고 의회표결에 붙였거나 혹은 주민투표를 하였다면 진해시는 마산, 창원과 통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았을 겁니다.
 
통합 후 1년이 좀 더 지났는데, '꿈과 희망 비전 도시' 진해드림로드 표지판을 보는 진해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더군요.  



드림로드가 끝나는 지점에서 장복도로를 따라 장복터널까지 가는 길은 오르막 길이지만 그리 가파르지는 않습니다. 자전거로 채 5분이 걸리지 않아서 장복터널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닐 무렵 36번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한 이길을 따라 진해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장복터널에서 양곡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입니다. 토요일 아침이라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브레이크를 적당히 조절하면서 속도를 냈더니 속도계에 52km가 찍혔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가는 동안 이마와 등줄기에 맺혔던 땀 방울들이 바람에 씻겨 공기중으로 모두 날아가 버리더군요. 양곡에서 신촌로터리, 봉암로를 지나 삼각지 공원까지 가는 길은 채 3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안민고개, 하늘마루, 장복터널을 거쳐서 오는 이 길은 약 30km 정도 인데, 휴식 시간을 빼면 2시간 남짓 걸립니다. 마산 삼각지 공원을 출발하여 봉암로,해안도로를 따라 두산중공업을 거쳐 삼귀 바닷가까지 갔다오는 것에 비하여 훨씬 재미가 있습니다.

위 사진에 있는 지도가 제가 다녀온 길 입니다.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질 수록 밋밋한 평지 보다는 제법 가파른 오르막과 고갯 길을 넘는 것이 더 재미가 있습니다. 안민고개, 하늘마루, 장복터널을 거쳐 돌아오는 이 길은 아주 괜찮은 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