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기타, 교양

인생에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by 이윤기 2008. 12. 3.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 생활예술가 림헹쉬가 그리고 쓴 <뷰티풀 라이프>는 '아름다운'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미려(美麗)'가 주인공입니다.

책을 펼치면 맨 처음 창문에 턱을 고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아래 살포시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는 '미려'와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스스로 '숙녀'라고 하는 '미려'의 자기소개를 보면 키 164cm, 혈액형은 B형, 별자리는 처녀자리이며, 나이와 몸무게는 비밀이랍니다.

대학에서 행정관리학을 전공했고, 직업은 세일즈우먼이며,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녀의 취미는 달리기, 인터넷서핑, 독서, 음악감상, 노래 부르기, 여행, 아이쇼핑, 공상, 글쓰기, 커피마시기, 영화감상 등 여러 가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꿈은 '세계일주'라고 하더군요.


미려는 나이를 밝히지 않았지만, 숙녀라고 했으니 나이가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취미가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아마도 독자들의 취미는 모두 그녀의 취미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녀의 꿈이 '세계일주'라도 하는데, 독자들 대부분도 같은 꿈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여겨지더군요.

따뜻한 그림과 함축적인 글을 쓰는 재주를 가진 작가 림헹쉬는 "어른들의 세계는 너무 복잡하다며 어릴 적 꿈꿔왔던 미래 찾기를 희망합니다." 그녀는 아주 어렸을 때 시베리아 초원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난 20년 동안 그녀의 꿈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초원에도 한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로 시베리아 초원이라고 합니다.

림헹쉬의 글과 그림은 어린시절이 꿈과 잃어버린 낙원에 한발씩 다가가는 통로인 듯 합니다. 몽상을 좋아하는 소녀 '미려'의 눈을 통해 우리가 잊고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과 희망이 메시지를 그리고자 합니다.

아름답고 재기발랄하며 한편으로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림헹쉬의 카툰에서 인생과 생명, 사랑, 희망의 긍정적 의미를 떠올리게 됩니다.
<파페포포 메모리즈>의 작가 심승현 역시 추천사에서 이 책을 통해 역시 꿈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도시의 슬픔과 그 슬픔을 잊으려는 꿈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에게 아직 꿈과 희망이 있기에 인생이란 그토록 아름다운 게 아닐까."

바로 이런 구절을 두고 하는 이야기 일 것입니다.

신호등

살다보면 인생의 빨간 신호등이 켜질 때도 있어.
그렇다고 결코 서두르지 마.
잠시 인내하고 기다리면,
어느 새 초록 신호등으로 변해 다시 달릴 수 있을 테니까.
(본문 중에서)


자신의 삶은 결국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요. 지금의 내 몸뚱이를 만든 것도 바로 나 자신이고, 지금의 내 생각을 만든 것도 바로 나 자신이지요. 세상의 많은 것들 중에서 내가 선택하여 먹은 음식이 내 몸뚱이가 되었고, 세상의 많은 진리 중에서 내가 받아들인 것이 결국 내 생각이 되었겠지요.

우리는 인생을 사는 동안 끊임없이 결정하게 되고, 그 결정이 결국 오늘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기왕에 선택한 길이라면, 반드시 행복해야"하겠지요.


결정

또 다시 인생의 갈림길과 마주하여,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머뭇거리네.
힘들게 달려온 목적지가 마음속에서 그렸던 그곳이 아닐까봐 두려워.

사실 인생에 있어서 완전한 선택은 없겠지.
기왕에 선택한 길이라면,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할 뿐이야.
(본문 중에서)


일상에 푹 파묻혀 살다보면,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도 어제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작가인 림헹쉬도 그런 날이 많았던가 봅니다. 독자들의 인생에도 그런 날이 드물지 않을 것입니다.

하루

오늘은 새로운 하루일까?
혹시 어제를 그대로 '복사'하여,
새것인양 다시 '붙여놓은'건 아닐까?


림헹쉬의 <퓨티풀 라이프>는 제목뿐만 아니라 책도 예쁩니다. 표지도 예쁘고, 매 페이지 마다 소박하고 정감 있는 예쁜 그림들과 아름다운 언어로 채워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쁜 그림과 글 사이에 예쁜 여백도 많이 있습니다.

만약, 친구나 연인에게 이 책을 선물할 요량이라면, 작가가 독자들을 위해 비워놓은 여백에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적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핸드메이드 북'을 만들어 선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루 일기>를 쓴 작가 이진이의 추천사를 통해 "빈틈없는 도시에서 사람들 모두 위를 향해 올라갈 때, 나만 외롭게 남았다고 생각이 들 때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기자기한 그림 하나와 짧은 글귀로 세상살이에서 느끼는 희로애락과 단상을 모두 표현해주고 있는" 삶에 지친 나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줄 것 같은 친구와 같은 책 입니다.

림헹쉬는 말레이시아 작가 입니다. 말레이시아 작가의 책이 작가의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는 일도 흔한 일은 아닐 듯합니다. 원 제목 <미려인생(美麗人生)>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출간 된 <뷰티풀 라이프>는 그녀의 작품<잃어버린 낙원을 찾아서>와 함께 말레시아 베스트셀러였으며, '림헹쉬'를 동남아시아 최고의 카투니스트로 만든 대표작품 입니다.

덧붙이는 글  <뷰티풀 라이프> 림헹쉬 글, 그림/ 가야북스 - 161쪽, 7,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