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나꼼수, 대한민국 IT 도시는 진주?

by 이윤기 2011. 12. 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나는꼼수다 경남 공연, 왜 진주에서 열렸을까?

팟케스트 1위 <나는꼼수다> 전국 투어 , 경남 콘서트가 양산에 이이 두 번째로 진주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왜 창원이 아닌 진주에서 개최되었을까요?(아 혹시라도 오해없으시길...진주에서 개최되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님) 

나꼼수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선관위 홈페이지 다운 사건>이 진주를 연고로 하는 사람들이 저지른 사건이라는 것을 기가막히게(?) 예측하였기 때문일까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 입니다만, 사실 <나는 꼼수다> 공연이 진주에서 열린 것은 창원에서 공연장을 구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원래 12월 3일 <나는 꼼수다> 콘서트는 창원에서 개최하려고 여러 장소를 알아 보았으나 여러가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공연 장소를 구하지 못하여 진주로 가게 된 것이지요.

뭐 말하자면 '버라이어터 가카 헌정 콘서트 <나는 꼼수다>'가 부담스러워서 창원에서는 한결 같이 공연 장소 대관을 거절하였기 때문인겁니다. 

짐작컨대 경상남도 문화예술회관이 진주에 있었기 때문에 공연장소가 진주가 된 것이지요. 아마 경상남도 문화예술회관이 진주가 아니라 창원에 있었다면 창원에서 공연이 개최 되었겠지요.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던 덕분에 한 주 동안 서울여의도공원(11월 30일)과 진주(12월 3일)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가카 헌정 콘서트에 두 번이나 참가하는 열성(?)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0일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콘서트는 서울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에 갔다가 일정과 시간이 맞아 참가하였고, 진주콘서트는 인터넷 예매 때 표를 구해 준 후배 덕분에 수능 시험을 마친 아들과 함께 관람하였습니다.
 
수능을 마친 아들녀석은 <나는 꼼수다> '폭풍 청취'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에 올라 온 파일부터 다운 받아 들어도 된다고 하였지만 1편부터 차례로 듣는 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BBK 사건' 같은 복잡한 내용을 잘 이해하려면 차근차근 들어야 된다는 것이 녀석의 대답이었습니다. 아들 녀석의 전언에 다르면 수능이 끝난 고3 아이들 중에도 적지 않은 숫자가 '나꼼수'에 푹 빠져 있다고 하더군요.

마침 서울 출장 길에 여의도공원 콘서트를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진주 공연은 굳이 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티켓을 구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아들 녀석이 워낙 기뻐하는 바람에 두 번을 연속해서 관람하게 되었지요. 


선관위 사건, 나꼼수가 끝까지 추적한다

나꼼수 진주 공연에서는 따끈따끈한 '선관위' 이야기가 가장 큰 화제였습니다. 우연이겠지만, 하필 선관위 홈페이지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나꼼수 진주 공연 하루 앞날  선관위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는 경찰 발표가 나왔지요. 뿐만 아니라 용의자로 진주 출신 국회의원의 보좌관과 그의 지시를 받은 진주 출신 선후배 사이인 IT 업체 직원 4명이 지목되었기 때문입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오프닝 무대에서는 나꼼수 연출자가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자 출연자(정봉주 전의원을 필두로)들이 "진주를 대한민국 IT 도시"라고 비꼬았습니다. 하루 아침에 IT강국 대한민국, 그 중에서도 최고의 IT 도시는 경남 진주가 되어버렸습니다. 진주 출신 최구식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 때문이지요.

<나는 꼼수다> 공연이 열린 경남 진주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진주갑)의 지역구입니다. 하필 공연 당일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인 공아무개(27)씨를 비롯한 4명이 선관위·원순닷컴에 대한 '디도스' 공격 혐의로 경찰에 의해 구속되었지요.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면 2009년에 선관위 등 정부기관들이 200억 원을 들여서 디도스 방어시스템을 구축하였지만, 진주 출신의 젊은 기술자들에게 여지없이 당한 것이지요.

경찰 수사 발표에 대하여 <나는 꼼수다> 출연자인 김어준(딴지일보 총수)·정봉주(전 국회의원)·김용민(시사평론가)·주진우(시사인 기자)는 팟케스트에서의 최초 문제제기와 다름없는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10․26 재보궐선거 당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원순닷컴) 홈페이지가 다운 된 것은 디도스가 분명하지만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소를 찾는 연결이 끊긴 것은 디도스 공격이 아니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디도스 공격이면 홈페이지 전체가 다운되어야하는데, 선관위 홈페이지는 투표소 검색만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당일 많은 투표 장소가 변경되었고,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바뀐 투표소를 확인 할 수 없는 상황이 3시간 정도 지속 되었습니다. 그후 정봉주 전 의원의 확인 결과 실제 투표소가 변경된 지역의 투표율이 상당히 낮았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의 '호언'대로 <나는 꼼수다>가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응원하면서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당 국회의원이 정부 기관을 공격하는 공격한 초유의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자못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솔직히 나꼼수 진주 공연의 하일라이트는 선관위 사건이었습니다. 사실 그외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팟케스트에서 방송되었거나 혹은 여의도 공연에서 봤던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꼼수다, 콘서트 보다 팟캐스트가 제 맛!

여의도 공연과 진주 공연을 두 번이나 본 소감은 '나꼼수'는 역시 팟캐스트를 듣는 것이 최고라는 알짜라는 것입니다. 집회장 분위기의 여의도 공연이나 진주 공연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기쁨이 있기는 하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나꼼수의 진수는 팟캐스트 방송이었습니다. 진짜 중요한 이야기, 엑기스는 모두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날 공연에서도 2부 순서로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는데, 많은 질문에 대하여 김어준 총수가 "방송에서 답하겠다", "방송을 통해서 답하겠다"고 대답하더군요. 

<나는꼼수다> 여의도공원과 진주 공연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또 하나의 특징은 관객들이 젊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의도공연 당시 제가 앉아 있었던 주변이나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 저 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주 공연의 경우 서민석 3만 3천 원, 귀빈석 4만 4천 원의 적지 않은 관람료를 부담하는 유료 공연 관람객들도 대부분 저 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공연 관람 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이들이 <닥치고 정치>를 비롯한 출연자들이 쓴 책을 들고 와서 길게 줄을 서서 싸인을 받고, 현장에서 책을 구입하기도 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팟캐스트만 들어도 대부분 알 수 있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나는꼼수다> 콘서트에 열광하는 것도 바로 공연 현장의 이런 젊은 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국 곳곳의 공연장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우리가 이 길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인 것이지요.

공연을 마친 후, 진주에서 마산으로 돌아오면서 아들 녀석과 나눈 부자 간의<나는꼼수다> 뒷담화도 즐거웠습니다. 글쎄요, 앞으로 살면서 아들과 함께 콘서트에 가는 일이 또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들과 함께 다녀와서 더 좋았던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