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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교육

보육시설 안 보내는 엄마들도 뿔났다

by 이윤기 201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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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실시되는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이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만 적용되고 엄마가 직접 키우는 아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보편적 무상보육의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것을 몇 차례 블로그에 포스팅하였습니다.

<관련 포스팅>
2012/01/31 - 엄마보다 보육시설 신뢰하는 MB식 무상보육
2012/01/28 - 엄마가 애 키우면 무상보육 지원 안 한다?
2012/01/25 - 보육시설 안 다니면 국민 아닌가?

어제(2월 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차별 없는 보편적 무상보육을 촉구’하는 학부모들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오늘은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개최된 차별 없는 보편적 무상보육 촉구 학부모 집회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어제 집회에는 영하 7~8도를 오르내리는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서울, 부천, 안양, 인천, 군포, 광명, 남양주, 대전, 마산 등 전국 10여개 지역에서 100여명의 학부모들이 모여서 정부의 ‘차별 없는 무상보육 실현’을 촉구하였습니다.

                                   차별없는 보편적 무상보육 촉구 온라인 서명운동 바로가기

약속 시간인 오전 11시가 가까워지자 전경 버스 3대가 먼저 도착하여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집회참가자들을 맞이하였습니다. 

집회 시작 시간인 11시가 가까워지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참가한 참가자들이 버스와 지하철 편으로 보건복지부 청사 앞으로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영하 6~7도를 오르내리는 추운날씨에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엄마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동반한 엄마들은 이렇게라도 해서 차별 없이 똑같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추위를 감 수 할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보육시설 안 보내고 엄마가 키우고 싶어요, 똑같이 지원해주세요

전국에서 모인 학부모들은 집회에 참가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여러 개의 피켓과 현수막을 만들어 왔는데 바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었습니다.

“집에서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요. 차별없이 지원해주세요.”
“아이의 가장 좋은 선생님은 엄마입니다.”
“보육시설 못 다니는 아토피 우리 아이도 무상보육 지원해주세요”
“보육시설 안 다니는 아이들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차별 없는 보육비 지원이 보편적 복지의 시작입니다.”

한편, 어제 집회에서는 각 지역별에서 참가한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정부 무상보육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여러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정부 무상보육정책이 보육시설만 지원하고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제외시켜놓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학부모들은 3월부터 시작되는 정부 무상보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고 직접 키우고 싶은데 정부가 지원 해주지 않는다는 것, 보육시설보다는 친정엄마나 가족들에게 아이를 맡기고 싶은데 정부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또 학습을 위주로 운영되는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시설 말고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는 대안교육시설에 아이를 보내고 싶은데 지원에서 제외되었더라는 이야기, 그리고 도농통합 지역인 농촌에 사는 학부모 한 분은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 안 에는 보육시설이 없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도 털어놓았습니다.

만 5세 무상 보육에서 제외된 10%, 80억만 있으면 지원 가능한데...

실제로 한국유아교육협회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는 만5세 아이들은 전체의 약 10%, 4만 명 가량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만 5세 무상보육을 실시하면 90%의 아이들은 아무 문제없이 보육시설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이 있어서 보육시설에 다니지 못하는 10% 아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은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엄마가 직접 키우거나 할머니나 가족이 돌보는 집, 가까운 곳에 보육시설이 없던 아이들 혹은 아토피, 천식, ADHD 같이 아이가 아파서 보육시설에 보낼 수 없는 경우가 전체 만 5세 중에서 10%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차별없는 보편적 무상보육을 실현하려면 현재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90%의 아이들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보육시설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도 똑같이 지원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마련하여야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아 정부지원에서 제외된 10%의 아이들은 대략 4만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차별없이 무상보육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80억 정도입니다.

이미 90%의 아이들은 보육시설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80억 정도의 예산만 있으면 대한민국의 모든 만 5세 아이들이 차별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제 보건복지부 앞에 모인 학부모들은 앞으로 지역별 서명운동, 아고라 온라인 서명운동, 여야 정당 대표 면담,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총선시기 국회의원 후보들에 대한 정책협약서를 받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울러 무상보육에서 제외된 10% 아이들의 헌법상 평등권 침해를 회복하기 위하여 헌법소원을 내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차별없는 보편적 무상복지를 실현시키겠다고 다짐하고 헤어졌습니다.

정부가 조속히 만 5세 무상보육에서 제외된 10% 아이들을 위한 차별없는 지원방안을 마련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