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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8 09:26

터널 내부 자전거 도로는 예산낭비 아니다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문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이른 모양입니다.

 

창원시는 차도와 구분하는 "현재의 자전거도로 공사는 계획대로 추진하여 마무리 하지만, 추가로 캐노피 공사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였습니다.(2012/05/29  - 40억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창원시가 옳다)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에 대한 의견을 여러 차례 포스팅 하였더니, 여러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대체로 이를 보도한 지역 방송과 신문은 '창원시가 안민터널 내부 자전거 도로를 졸속으로 준비하였다', '터널 내부의 매연이나 소음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방송사 기자, 작가 분들 모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인터뷰를 위한 협의를 하면서 서로 다른 생각이 충돌하기도 하였습니다. K방송 라디오 인터뷰를 들었던 분들은 사회자와 인터뷰이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이 낯설었다는 이야기도 하시더군요.

 

지난해 12월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공사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저는 '국내 최장 터널 내 자전거 도로가 꼭 필요한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창원시가 자전거 인프라 확충하기 위하여 해야 할 투자가 많이 있기 때문에 '안민터널 내 자전거 도로'가 최우선 투자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다가 올 해 들어서 안민터널 내부에 소음과 매연 문제가 경남신문을 통해 집중적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터널 내부에 매연과 소음이 심각한데 아무 대책없이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소음과 매연 대책없이 졸속으로 자전거 도로를 추진할 것 같으면 애초에 터널 내부 자전거 도로 공사는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원시를 향한 "주먹구구식 탁상행정, 밀실행정, 전시성 행정"이라는 질타도 이어졌습니다.

 

 

 

터널내부 자전거 도로는 예산낭비 아니다, 자전거 이동권 보장...

 

물론 K방송과 경남신문의 이 지적은 일면 타당합니다. 특히 '자전거 이동권' 보장이라는 원칙보다는 전시성 행정으로 시작되었다는 지적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결과적으로 창원시의  최종 판단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햐면 하루 통행량이 자전거 30대에 불과하고 다른 터널에도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60억 원 공사비를 안민터널에만 추가로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예산 배분이 아니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안인터널을 비롯한 터널 내부에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은 '자전거 이동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예산낭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기 전에 길이가 1.8km나 되는 안민터널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자전거 도로가 없는 터널을 지나갈 때는 말 그대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속 70~80km 넘게 달리는 대형화물차들이 자전거 옆을 씽씽 지나갈 때면 정말 아찔한 느낌이 듭니다. 자전거를 타고 터널을 지나가보면 "목숨 걸고 자전거 탄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따라서 안민터널 뿐만 아니라 창원시내 모든 터널에 자전거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은 예산낭비가 아니라 '자전거 이동권'을 보장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매일 매일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없어도 공공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대형건물이나 도로 곳곳에 장애인 시설을 만드는 것과 같은 측면에서 자전거 터널, 자전거 이동권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많은 예산을 들여도 장애인 편의 시설을 이용하는 숫자가 금새 늘어나지 않지만, 편의시설을 꾸준히만들면 결국 더 많은 장애인들이 집 밖으로 나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자전거 이동권, 장애인 이동권과 같은 관점에서 봐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터널 내부에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결국 문제는 '매연과 소음 대책'입니다. 그런데 예산의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안민터널에 매연과 소음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다른 터널에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창원시가 내놓은 안민터널 내 배풍기 풀가동, 안전도구 착용 홍보 게시판 설치 등이 매연 과소음 차단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안민터널을 지나는 분들이 '소음과 매연'에 그대로 노출 될지 모른다는 K방송과 경남신문의 지적이 옳기는 하지만, 통행량이 하루 30명 정도라면 터널을 지나다니는 이용자 분들이 마스크와 보안경 등을 갖추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자전거를 타는 입장이지만 60억원을 캐노피 공사에 쏟아붓는 것 보다는 이용자들이 자구책을 세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안민터널 내부에 자전거 도로 조차 없을 때를 생각해보면 훨씬 이용 조건이 나아졌다고 봐야 합니다.

 

제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안민터널 내 자전거 도로 공사는 자전거 이동권 확보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

60억 원이 드는 추가 캐노피 공사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른 터널에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하루 30대 정도의 통행량이면 이용자들이 스스로 매연과 소음에 대한 자구책을 강구하는 수 밖에 없다.

향후 안민터널 자전거 통행향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면 그 때 캐노피 공사를 해도 늦지 않다

 

그렇지만,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경남신문 보도 빛났다

 

K방송이나 경남신문과는 입장이 좀 다릅니다. 아마 제 입장이 두 언론사와 달랐기 때문에 경남신문의 경우 제게 취재를 하였지만, 제가 말한 내용이 기사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더군요.

 

그렇지만 이번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와 관련한 경남신문의 보도는 돋보였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은 달랐지만 경남신문이 작년 10월부터 시작하여 약 8개월 동안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 보도한 것은 높이 사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최근 경남신문은 LED 발광형 보도블럭 문제의 경우도 집중적인 취재 보도로 창원시의 거짓말 대책을 밝혀냈습니다. 지역 신문이 한 가지 사안을 이렇게 끈질기게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일이 흔치 않은데, LED 발광형 보도블럭 기사와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기사는 집요하게 사건을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래는 경남신문의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관련 기사를 모은 것입니다. 단순히 공사 시작을 보도한 첫 기사를 제외하더라도 무려 10회에 걸쳐서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 보도하였습니다.

 

2011년 10월 12일 -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이달말 착공한다

2012년 1월 31일 -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매연차단 대책이 빠졌다

2012년 4월 24일 - 터널 안 매연 소음에 시달린 고통의 10분 

2012년 4월 25일 -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유해물질 조사하라

2012년 4월 30일 - 안민터널 오염물질 조사해야

2012년 5월 1일 - "창원시 안민터널 오염 조사하겠다"

2012년 5월 14일 -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진 출입로 아찔

2012년 5월 24일 - 창원시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매연문제 "이용자가 보호장비 지참하라"

2012년 5월 29일 - 국가자전거도로 이으려다 안민터널 매연대책 잊었다

2012년 5월 30일 -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시-행안부 책임 떠 넘기기

2012년 6월 4일 - 안민터널 자전거도로 대책없이 사업 마무리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습니다.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공사가 행정안전부가 주도한 '국가자전거도로 계획'의 일부라는 사실은 경남신문이 밝혀냈습니다. 

 

"국가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 사업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전국 주요 도시를 3120㎞ 자전거도로로 연결하는 것으로, 국가와 자치단체가 50%씩 비용을 부담해 지난 2010년 1004억원이 투입되는 등 향후 10년 동안 총 1조여 원이 투입된다."(경남신문)

 

아울러 행안부와 창원시 모두 '처음부터 터널 내부 유해물질 대책을 세우지 않고 공사를 시작하였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국가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공사가 시작되었고, 이 사업에 행안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 등을 밝혀낸 것은 모두 끈질긴 집중보도의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은 저와 많이 다르지만, 안민터널 자전거 도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졸속으로 추진된 배경을 밝혀내고, 대안마련을 촉구하는 경남신문의 보도 자체는 빛나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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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머와 사색 2012/06/09 06:16 address edit & del reply

    전국 연결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도 당장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삶을 위하여!

    • 잘생긴 김제동 2012/06/12 00:16 address edit & del

      시가지에 자전거가 많이 돌아다니는 게 먼저인 것 같네요. 날 잡에서 자전거를 타고 시외를 돌아다니는 것 보다는 출퇴근할 때 자전거를 타는 게 운동 시간도 많고 교통 체증도 줄일 수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자전거 이용객을 늘려야 시외 자전거도로를 만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 이윤기 2012/06/12 10:43 address edit & del

      어떤게 먼저라고 순서를 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둘 다 동시에 여건에 따라서 자전거 도로를 확대해야겠지요.
      외곽지역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이 골프장 짓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 이윤기 2012/06/12 10:51 address edit & del

      이미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의도는 불순하지만....잘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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