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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김두관 사퇴, 새누리당 왜 침묵할까?

by 이윤기 201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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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사퇴합니다. 신임 김오영(새누리당) 도의회 의장이 취임 이후 첫 번째로 처리한 업무가 김두관 경남지사의 사퇴서 수리였다고 하더군요.(내심 얼마나 기뻤을까요?)

 

경상남도지사 퇴임을 하고 8일 전남 해남에서 대선 출마선언(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하는 계획이 잡혀있다고 합니다.

 

김두관 지사가 사퇴하면 야권 공동 지방정부 운영의 중심이었던 '민주도정협의회'도 해체된다고 합니다. 김두곤 지사가 퇴임하면 민주도정협의회 회원 전원이 사퇴하는 것으로 입장정리가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언론들은 김두관 지사 사퇴로 민주도정협의회, 낙동강특별위원회 등 정책추진 자문기구들은 사실상 해체 되거나 유명무실해 질 가능성이 높고, '보호자 없는 병실', '어르신 틀니' 사업, 모자이크 프로젝트 등도 추진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두관 지사는 이 모든 것을 다 예상하면서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하여 '사즉생'의 각오로 경남도지사직을 던졌습니다. 경남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지방선거 당시 지지자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도지사를 사퇴하는 것입니다.(개인적으로는 경남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까지는 반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중도사퇴는 기본적으로 잘못이지만, 김지사의 참정권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민주당 국민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다면 그야말로 국민의 뜻이니 중도사퇴를 받아들 일 수 밖에 없었겠지요.)

 

김두관지사 캠프에서는 도지사를 그만두고 벼랑끝에 서야, 모든 것을 걸어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경남도민들은 초선 도지사의 중도사퇴를 끝까지 받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착각 이라고 표현한 것은 도지사직 사퇴가 무슨 기득권을 내려놓은 그런 결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두관 사퇴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지자들

 

김두관 지사의 사퇴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부터 아예 대선출마를 반대하는 의견까지 여러 주장들이 나왔습니다. 공개적으로 사퇴반대, 대선출마 반대를 주장한 사람들은 대부분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지사를 지지하였던 적극적 지지자들입니다.

 

아마 이들은 김두관지사가 중도사퇴하고 나면 이제부터는 김지사가 뭘 하던지 무관심해 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적극적 반대운동을 하지는 않겠지만, 공개적으로 밝히고 페친, 트친을 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깁니다.

 

사실 반대자 중에는 유권자인 경남도민들과의 약속인 '중도 사퇴'를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대선 후보로서 자질과 실력을 들어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또 어떤 사람들은 야권 승리를 위해서 도지사 사퇴는 전술적 실패라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남도민들 중에는 대체로 첫 번째 이유 때문에 반대하였던 경우가 다수인데, 야권 최초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김두관 지사에게 걸었던 기대가 물거품이 된다는 것과 또 다시 새누리당 도지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가 중첩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두관 도지사 사퇴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지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도지사 중도사퇴를 반대하는 것은 야권 단일 후보인 김두관 지사의 당선은 개인의 당선이 아니었고, 현재의 소속 정당인 민주통합당의 승리가 아니었기 때문일겁니다.

 

김두관 지사는 사실상 지지자들의 적극적, 공개적 반대를 뚫고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적극적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근거없는 자신감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새누리당 왜 침묵하고 있을까?

 

한편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김두관 지사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김두관 지사 사퇴에 대하여 침묵하고 있습니다. 대선 출마와 도지사직 사퇴 예상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새누리당에서 반대와 비난 여론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침묵으로 바뀌었습니다.

 

김두관 경남지사의 도지사직 사퇴와 대선 후보 경선 참여는 새누리당에게는 꽃놀이패가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경남도지사 선거와 대선이 함께 치루어질테니 김두관 지사가 버티고 있는 것 보다 경남 지역 대선 구도에 훨씬 유리할 뿐만 아니라 차기 도지사는 새누리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으니 꽃놀이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김두관 지사가 사퇴를 선언하는 시점까지 '중도 사퇴에 대한 비난'도 없었고, 막대한(150억) 보궐 선거 비용에 대한 책임 추궁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연말 도지사 보궐선거에서는 분명히 쟁점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만약 김두관 지사가 민주당(혹은 야권) 대선 후보로 선출 된다면 핵심 쟁점이 될 게 뻔한 일입니다.

 

김두관 사퇴, 도민 여론조사 했으면 가능했을까?

 

그나저나 이제는 이미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래도 미련이 남아 '도민들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던 김두관 지사가 말 대로 도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 지 여론조사라도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김두관 지사 스스로 "난 비민주적인 사람 아니다"며 도민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도지사직을 사퇴하는 7월까지 '사퇴 불가' 여론이 더 높게 나오자 정작 사퇴 선언을 할 때는 "민주당의 총선 패배가 출마를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였더군요.

 

김두관 지사가 시군 순회를 하고 민주도정협의회의 의견도 듣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결국 도민의 뜻을 한 번도 제대로 수렴하지는 않은 채,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위한 도지사직 사퇴를 결정한 것입니다.

 

도지사직 사퇴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국회의원 후보, 대선 후보도 여론조사로 결정하는데, 도지사 사퇴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하는 것이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여론조사를 했다면 사퇴 반대가 훨씬 많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마 70%이상은 사퇴를 반대하였겠지요.  도지사직 중도 사퇴를 압박하는 적극적인 요구로 '도민의견 수렴 여론조사'를 제안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김두관 지사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겠지요. 지난 연초부터 언론에 보도된 김두관 지사의 모습을 보면 대선출마는 이미 기정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민 의견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해놓고, 결국 출마선언을 할 때는 민주당의 "총선 패배에 대권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을 바꿔버리더군요.

 

김두관 지사를 지지했던 도민들이 자신의 중도사퇴와 대선출마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을 위해서 대선출마를 결심하였다는 것이지요. 결국 민주당도 지고 김두관 지사도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가장 나쁜 수를 뽑아든 것입니다. 결국 김두관 지사는 '경남' 도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김두관 사퇴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글, 김두관 사퇴 관련 발언 모음>

 

20120524- 경남도민일보 "난 비민주적인 사람 아냐...도민 의견 중요"

20120530 - 경남도민일보 "김두관 7월 중 거취 결정할 것"

20120605 - 경남도민일보 "7월 출마입장 밝힐 것" 김 지사 재차 표명

20120607 - 이춘모 진해시민포럼 [발언대]왠지 불편한 김두관 지사의 대권행보

20120612 - 경남도민일보 사실상 김두관 대선 출정식 된 출판기념회

20120621 - 김훤주 기자  김두관 대선 후보의 약점, 커질까 작아질까

20120628 - 홍창신 자유기고가 [아침을 열며]김두관 지사의 출마를 반대한다

20120702 - 김윤철 교수 [정정당담]김두관 지사가 답해야 할 '파약의 이유'

20120702 - 유장근 교수 [시론]김두관, 지방분권을 버리고 중앙권력을 탐하다

20120703 - 정성인 기자 김두관 가는 길에 꽃이라도 뿌리오리까

20120703 - 경남도민일보 김두관 작별인사 "총선 패배에 대권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