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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사람과 마을이 시민운동의 희망이다

by 이윤기 201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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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운동의 희망, 회원운동에서 찾아야 한다"

 

‘YMCA는 OOO이다’라는 주제에 맞춰 책 소개를 준비하면서 YMCA 운동을 대중적으로 소개할 만한 책이 별로 없다는 사실 때문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고민 끝에 고른 책은 <마을이 보인다 사람이 보인다> <우리시대의 커뮤빌더> <순천만 시민사회 물결치다> 이 세 권입니다.

 

전국 곳곳의 운동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 경험과 사례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책으로 엮어진 경우는 많지 않은 탓 입니다

 

 

가치변혁적 소공동체 운동에서 시작된다

 

30년 이상 YMCA와 사회운동의 현장에서 활동하다 2007년 세상을 떠난 저자 황주석은 대중과 함께하는 시민운동의 원칙을 놓친 일이 없었습니다.

 

1980년 마산에서 시작한 '사랑의 Y 형제단' 운동은 수출자유지역과 한일합섬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자들의 소공동체 운동으로 확산되었으며, 80년대를 거치면서 마산과 창원의 노동현장을 거쳐 전국의 공단지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1990년대 한국의 지방자치역사에 주민참여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있는 '담배자판기 설치 금지 조례제정운동'은 주부중심의 등대 생협 운동이 만들어낸 빛나는 성과중의 하나입니다.

 

생산직 노동자, 주부 중심의 소모임을 통해 가치변혁적 공동체모임의 토대를 만들어 낸 그는 주민운동의 뿌리를 만드는 탁월한 조직가였습니다.

 

"우리가 저자 황주석의 조직론과 그 실천에 주목하는 것은 그것이 희망의 근거, 즉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라는 시민사회의 건강한 뿌리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전인적 성장과 공동체적 가치를 일상적 삶의 기반으로 둔 기초공동체를 통해 구현하려는 그의 이론과 실천은 철저하게 사회운동의 뿌리에 대한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기초공동체모임을 조직하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는 상징을 세우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한 저자의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기초공동체를 민주적 그물형 대중조직으로 엮어가기 위해서는 작은 공동체 모임 속에 생식세포와 같은 완전성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세포의 유전인자가 생명체의 형식과 내용을 결정하는 것과 같이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고 있는 유전인자도 그 조직의 틀과 활동을 결정 한다"는 것이지요. 개인의 전인적 성장을 토대로 가치변혁의 기초공동체를 확산시켜 나갈 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바닥에서 묵묵히 실천해 온 지은이의 삶과 생각이 YMCA운동을 넘어 사회의 보편적 자원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커뮤빌더, 삶의 현장에서 반발 앞서 실천하는 지도자

 

<우리시대의 커뮤빌더>를 쓴 김기현(부천YMCA 총장)은 여전히 시민운동에 희망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시민운동을 이끌어 온 전업활동가가 아닌 회원운동에 뿌리를 둔 생활인 시민운동가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의 단서를 찾아냅니다. 저자는 대중들 속에서 시민운동의 희망을 일구는 이 사람들을 ‘커뮤빌더’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우선 생활인이다. 논리와 언어가 아니라 삶의 터전에서 일상의 문제를 중심으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반 발 앞서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삶의 현장에서 인간다운 사회, 공동체적인 사회, 자연친화적인 사회, 공익적인 목표를 위해 참여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시대의 커뮤빌더>는 평범한 생활인이었던 주인공들이 지역운동과 시민운동의 지도자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우리 시대의 커뮤빌더>로 소개된 4명의 지도자 중에서 박혜연, 변희종 두 사람은 YMCA 등대생협 운동의 중심 지도자입니다.

 

시민운동은 “열정만 가지고 집착하는 운동이 아니라 야금야금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밝힌 박혜연 회원은 모성과 소박함, 부러움을 갖춘 지도자입니다.

 

변희종 회원은 공동체 활동에서 여러 가지 갈등을 겪으면서 조정하고 해결하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밤새 토론하고 속 얘기를 하면서 갈등이 있던 사람과 얘기하다 울고” 하면서 성장하였다고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 집중하고 따뜻하게 안아줘야 공동체가 된다.”는 것을 체험으로 배웠다고 합니다.

 

박혜연 변희종 회원의 사례를 통해 “한 명의 시민운동가 지도자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사건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 명에 집중해서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시대의 커뮤빌더>는 평범한 학부모로, 아이를 YMCA 프로그램에 참여시킨 인연으로 회원활동, 자원봉사활동을 거쳐 생활협동조합 운동에 참여해 온 두 사람의 YMCA 활동과 지도력으로 성장과정을 회원리더십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한 책입니다.

 

지역운동의 현장에서 만나는 YMCA 운동

 

<순천만 시민사회 물결치다>는 광양YMCA와 순천YMCA 사무총장을 지낸 박두규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순천YMCA를 비롯한 순천지역 시민단체들이 20여 년 간 함께 힘을 모아 진행하였던 순천만 지키기 운동, 화상 경마장 반대운동 그리고 민관협력에 바탕을 둔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운동의 경험과 성과를 담았습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유명한 생태명소가 된 순천만 갈대밭은 96~97년 무렵 골재채취와 하천정비 사업으로 사라질 뻔한 위기를 어렵게 면하였습니다. 순천 지역 시민단체들과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10년 가까운 연대활동으로 오늘날 생태도시 순천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지요. 화상경마장 반대운동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순천에 도박장은 안된다’는 시민들의 열망을 조직화시킨 순천YMCA와 지역 시민운동이 4년에 걸친 긴 싸움을 통해 화상 경마장 설치를 막아내는 놀라운 승리 거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10여 년 이상 축적된 지역운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2004년 이후 시작된 ‘주민자치운동’전국적 성공사례인 순천의 주민자치대학, 마을만들기 운동, 주민지도력 육성 과정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순천만, 시민사회 물결치다>는 순천 지역에서 벌어진 약 15년 동안의 지역사회의 민주화를 이루고,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 하는 과정에서 선한 협력자로, 앞서 나가는 선도자로 참여한 YMCA 운동의 현장 사례를 담은 책입니다.

 

세 권의 책에 담긴 경험과 사례들이 YMCA 운동의 희망을 회원운동에서 찾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순천만, 시민사회 물결치다 - 10점
박두규 지음/이매진
우리 시대의 커뮤빌더 - 10점
김기현 지음/이매진
마을이 보인다 사람이 보인다 - 10점
황주석 지음/그물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