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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2500만원짜리 외제 차 타면?

by 이윤기 201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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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좋고 성능 좋은 2000원대 수입차가 국내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폭스바겐 폴로인데요. 배기량 1598cc, 공인 연비는 18.3km라고 합니다.

 

워낙 연비가 뛰어난 차인데다 유럽에서 많이 팔린 차라고 하여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본 판매가 시작된 후 국내에도 곧 수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였는데, 드디어 지난 4월에 국내 판매가 시작된 것입니다.

 

국내 브랜드인 아반떼나 SM3 연비가 1리터당 14~15km이니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급 차량 중에서는 가장 연비가 좋은 차에 속할 것 같습니다. 다만 가격은 2490만원으로 동급의 SM3,  아반떼, i30에 비하여 300~400만원 정도 더 비쌉니다.

 

동급 국내 차량들도 풀옵션을 적용하면 폭스바겐 폴로보다 가격이 더 비싸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폭스바겐 폴로는 옵션이 없고 기본 성능은 국내 차량들보다 뛰어난지 모르지만 옵션 사양은 훨씬 뒤쳐진다고 보아야 합니다.

 

지금 만 11년이 다 된 소형차를 타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차를 바꾼다면 폭스바겐 폴로와 같이 연비가 좋은 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국내 출시가 이루어져 전시장에 구경을 갔었습니다.

 

 

실물을 직접 봤더니 광고로 볼 때보다 차체는 좀 더 작아보이더군요. 실내 공간 역시 아반떼나 SM3보다 훨씬 좁아 보였습니다. 외관은 굳이 비교한다면 i30과 가장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내 공간과 편의사양은 한급 아래인 클릭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였습니다.

 

대신 차체는 단단하고 안정감이 느껴졌으며 커다란 바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국산 소형차들보다 바퀴가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헤치백 모델이라 다양하게 트렁크 공간을 활용할 수 있기는 한데, 국산차들도 이런 기능은 대부분 갖추고 있어서 크게 나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결국은 폭스바겐이라는 이름값과 뛰어난 연비가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직접 주행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성능은 알 수가 없는 노릇이고 가격은 아반떼를 비롯한 국내산 동급 차량에 비해서는 비싼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300~400만원을 더 지불할 수 있는냐하는 것인데요. 저 같은 경우는 좀 망설여지기는 하더군요. 뛰어난 연비와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가 아니었다면 사실 전혀 고민이 필요없었겠지요. 아무튼 뛰어난 연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비싼 가격은 좀 불만스러웠습니다.

 

편의사양이나 이런것으로 봤을 때는 아반떼, SM3, i30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되었으면 훨씬 고민을 덜 할 수 있었을 것 같더군요. 연비가 뛰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300~400만원을 더 주고 폭스바겐 폴로를 선뜻 고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폭스바겐 영업사업의 이야기에 따르면 국내 출시 이후에 판매가 잘 된다고 하더군요. 300~400만원을 더 지불하더라도 폭스바겐을 타겠다는 소비자들 혹은 연비가 좋은 차를 타겠다는 소비자들이 제법있는 모양입니다.

 

영업사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실제 구매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층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에 많이 끌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연비가 뛰어나기는 하지만 국산차보다 300~400정도 비싼 가격이 맘에 걸렸습니다.

 

사실 그것만 부담인 것은 아닙니다. "시민운동하는 사람이 외제차 탄다"는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가격은 아반떼와 소나타의 중간 정도이지만 어쨌든 수입차는 수입차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 수입차 많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외제차 = 비싼차라는 선입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또 국산차 = 애국, 수입차 = 매국 이라고 보는 낡은 생각도 아직 적지 않게 무의식 속에 남아 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 주변 분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외제차 = 비싼차, 외제차 = 매국이라는 등식이 깨져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여전히 그런 생각이 넓게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라는거죠.

 

반면에 국산차의 국내소비자 차별을 생각하면 외제차 구입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똑같은 차도 수출하는 차가 성능과 품질이 더 좋고, 같은 차도 국내에서는 비싸게 팔고, 외국에서는 싸게 파는 것도 국내 소비자들의 큰 불만이지요.

 

사실 이런 구조가 깨지려면 저렴한 수입차가 국내에서 많이 팔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사실상 한 회사가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조가 깨져야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권이 생길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지금 당장 저축 해놓은 돈이 없으니 폭스바겐 폴로를 구입하려면 저축을 시작해야 합니다. 매월 60만원씩 저축을 해도 이 차를 구입하려면 3년 이상은 적금을 부어야 가능하겠더군요. 그냥 쉽게 할부로 구입하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할부로 구입하고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으려면 부담이 훨씬 커지기 때문에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닐 것 같습니다.

 

뭐 3년 후에 갖고 싶은 차를 갖기 위해서 3년 동안 저축을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폭스바겐 폴로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저축을 하는 3년 동안 외제차에 대한 선입견이 더 많이 해소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