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 교통

공영자전거 누비자, 요금 인상 성공할까?

by 이윤기 2013. 9. 27.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엊그제 누비자 운영센터에서 3일 후면 누비자 서비스 가입기간이 만료된다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2011년 9월에 연간 회원으로 가입하여 2012년에 한 차례 연장하여 만 2년 동안 누비자 서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자전거는 자주 타는 편이지만 누비자를 이용할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만, 마창진 통합 이후에 마산에도 누비자 터미널이 설치되어 가끔씩이라도 공영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하였지요. 겨울과 여름을 빼고 날씨가 좋은 봄 가을에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누비자를 이용하면 아주 편리하지요.  

 

마산이나 진해의 경우 목적지 주변에 터미널이 없어서 불편할 때가 많지만, 대신 복잡한 도심에서 주차 걱정을 할 일도 없고, 술이라도 한 잔 하는 저녁 모임에 누비자를 타고가면 아주 편리합니다.

 

누비자 회원은 연회원(2만원), 월회원(3천원), 주회원(2천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필요할 때마다 1일 이용(1천원)도 가능합니다만, 자전거를 대여할 때 가장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회비 부담은 좀 있었지만 '연회원'으로 가입하였습니다.

 

 

연회원 가입을 연장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홈페이지에서 지난 1년 동안 누비자 이용 현황을 살펴보았더니 실적이 참 저조하더군요. MTB 1대, 미니벨로가 1대, 자전거를 2대나 가지고 있으니 누비자를 탈 일이 별로 없었던 것입니다.

 

버스나 택시를 타는 대신에 가끔 누비자를 이용하였는데, 연간 총 이용실적이 24회 이용시간은 436분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자전거 교체를 위한 대여횟수와 제가 빌린 자전거를 친구가 탔던 것을 빼고 순수하게 제가 이용한 실적만 정리해보니 1년 동안 20회를 이용하였고 이용시간은 306분이었습니다.

 

비용측면만 놓고 살펴보단다면 실제 이용횟수가 연간 20회였으니 1일 이용권을 1000원에 구입하여 20회를 이용한 것과 똑같습니다. 그런측면에서 보면 그냥 연간 회원 가입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지난 2년간 총 누적 이용실적을 살펴보니 총 69회 이용, 20시간 48분이었습니다. 물론 이 실적에도 자전거 교체를 위한 대여횟수와 다른 사람이 탔던 기록이 중복되어 있기는 하지만, 1일 이용권을 이용한 것보다는 비용측면에서 득을 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최근 창원시가 내년부터 누비자 회원가입 비용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다행히 아직은 인상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2만원으로 되어있는 연간 회원 가입 비용을 3만원으로, 6개월 1만 8천원, 1개월 4천원으로 각각 인상한다는 것입니다.(관련기사 : 창원시 내년엔 누비자 이용료 현실화 할 것)

 

연회원 기준으로 겨우 1만원 차이인데 사람 마음이 참 다르네요. 연간 회비 2만원이었을 때는 3천원을 내고 월회원을 가입하는 것보다는 그냥 연회원으로 가입하자 싶었는데, 자주 타지도 않으면서 연회비를 3만원씩이나 내고 계속 회원으로 남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창원시에서는 회원 가입과 이용실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회비를 인상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자료를 보면 110만 시민 중에서 26만 명이 누비자 회원으로 가입하였고, 1일 평균 이용횟수도 지난해 1만 5천여회에서 올해는 2만여회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용실적이 늘어나면서 누비자 이용 수입도 늘어났더군요. 지난해 10억 여원에서 올해는 12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매년 20%가량 늘어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실적 증가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누비자 터널을 꾸준하게 신설하고 행정구역 통합 이후에 마산과 진해에도 누비자가 보급되면서 이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더 이상 누비자 터미널 증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마산이나 진해의 경우에는 창원 지역만큼 누비자 터미널 밀도가 높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과거와 같이 매년 20%씩 성장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연회비를 기준으로 겨우 1만원 인상이지만, 인상율만 놓고 보면 50%나 인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과 저항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누비자의 경우 친환경 교통수단이기도 하지만, 가장 버스, 택시보다도 더 서민적인 교통수단입니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적자를 부담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가장 적자 폭이 컸던 작년도 누비자 적자가 57억원이나 되었지만, 이를 누비자 이용 시민 숫자 26만명으로 나누어보면 1명단 2만원 정도입니다. 시가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2만원 정도의 혜택을 준 것이지요.

 

공졍자전거를 운영하면서 불필요한 낭비요인을 줄이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조금씩이라도 적자를 줄여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누비자 이용 시민들의 부담을 늘여서 적자를 줄여나가는 정책은 별로 바람직해보이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일단 연회원 가입은 지금 연장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곧 날씨가 추워지면 자전거를 타는 횟수도 줄어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다시 연회원으로 가입하더라도 내년 봄이나 되어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참고로 내년에 회비 인상이 이루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비용측면만 고려하면 12월 31일에 연회원 가입을 하는 것이 가장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