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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원전사고 일본, 올림픽 개최할 수 있을까?

by 이윤기 2013.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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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밥상머리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주고받은 이야기 중 하나는 '방사능 오염'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이 방사능 식품 오염에 관하여 둔감하였는데, 추석 차례상에 올랐던 음식 중에는 '명태전'이 가장 위험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갈치가 가장 오염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갈치는 추석 차례상에 오르는 생선이 아니라 관심이 덜 하였지요.

 

해산물의 방사능 오염 위험에 대한 이야기가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일본 여행이야기로 옮겨갔습니다. 삿뽀르로 연수를 떠날 지도 모르는 아들은 방사능 오염을 걱정하면서 연수 참가 여부를 고민하였습니다. 삿뽀르는 후쿠시마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이고 오랫 동안 지내는 것도 아니고 열흘 남짓한 짧은 연수라서 그냥 갔다와도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 다음 자연스럽게 일본의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과연 일본이 2020년 올림픽을 무사히 치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이제는 수습 단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7년이나 남은 도쿄 올림픽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더군요.

 

아울러 기술 선진국인 일본이 남은 기간 동안 후쿠시마 원전 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 놓았습니다. 이 분들은 원전 가동으로 인하여 생기는 핵쓰레기 처리 문제도 모두 기술 발전으로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하여 후쿠시마 원전 오염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만을 내놓았습니다. 최근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후쿠시마 사고 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염수에서 원전 사고 직후 수준을 넘어서는 방사능 오염 물질이 검출되고 있고, 앞으로 점점 더 농도가 짙은 오염물질이 배출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상 징후들 때문에 최근 우리정부도 후쿠시마 인근 지역으로부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취하였지요.

 

 

최근 일본의 올림픽 유치 확정 이후에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가까운 우리나라보다 유럽에서 더 심각한 모양입니다. 유럽 언론들 중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곳이 더러 있는 모양입니다.

 

최근에는 프랑스의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Le Canard Enchaine)가 이런 취지의 만평을 실어서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였지요. 일본이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팔이 세 개 달린 스모선수와 다리가 세 개 달린 스모선수가 원전을 배경으로 경기를 벌이는 만평을 현지시간 실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수들 뒤에는 방호복을 입은 심판들이 있고, 캐스터는 "대단하다. 후쿠시마 덕택에 스모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고 떠드는 장명이 담긴 만평입니다. 사실상 일본 외에는 선수도 별로 없고 대중성도 없는 스모같은 종목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 된 것도 의아스럽기는 합니다.

 

 

이 만평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일본의 올림픽 유치를 비꼬는 만평이 더 있더군요.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후쿠시만 원전으로 인한 일본의 방사능 오염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 올림픽 개최여부를 놓고 다시 한 번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만약 방사능 오염이 지금보다 저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 올림픽 참가를 준비하고 있던 선수들 중에서도 도쿄 올림픽 참가를 보이콧트 하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실제적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전 반대에 대한 소신을 가지 스타 선수들이 올림픽 참가를 보이콧트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반쪽 올림픽이 될 수도 있겠지요.

 

원전 위험을 경고하는 환경운동가들의 우려대로라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없을 가능성이 높고, 결국은 올림픽 개최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패러디물 중에는 인기 에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를 패러디한 작품(?)도 있습니다. 방독면과 방사능 방호복을 착용한 패러디물입니다.

 

앞으로 후쿠시마 사고 원전으로부터 방사능 오염 물질이 계속 배출되고 이것을 일본 정부가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오염 확산이 계속된다면 패러디물에서 보여주는 것 같은 '재앙'으로 될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는 다시 한 번 논란이 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만약 지금처럼 방사능 오염 물질 배출이 늘어나고 그로 인하여 오염 지역이 더 늘어나게 된다면 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잘못되었다는 세계적인 비난 여론이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