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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마산 재개발 갈등 건설사 탐욕이 원인?

by 이윤기 201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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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지역 재개발지구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과 반대로 나뉘어진 여러가지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찬성주민과 반대주민들이 따로 모임을 결성하여 한 쪽에서는 재건축을 계속 추진하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추진되던 재건축을 막으려고 하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옛마산지역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모두 23곳인데, 이 중에서 실제로 착공이 이루어진 곳은 양덕동 메트로시티와 한일4차 아파트 근처에 있는 율림지구 한 곳 뿐이이라고 합니다. 


재건축 착공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던 합성2구역, 합성 1구역, 반원지구 등에서는 반대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재건축 반대와 조합 해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반대 주민들이 착공 직전에 와서 갑자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 해산을 추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재건축을 해봐야 돈이 안되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아파트 by chita21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현재의 주택 시가와 비교했을 때 감정, 보상 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아 손해가 더 큰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재산증식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사업시행인가까지는 사업추진이 잘 이루어지다가 감정가가 나오면 집단적인 반대가 생기는 것입니다. 


재건축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의 토지, 건물 가격보다 보상금이 낮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재건축을 해서 손해를 보느니 지금 집에 그냥 사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지요. 


잘못된 재개발 법과 제도가 갈등의 원인이다.


과거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면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재산 증식이 이루어졌습니다. 저층 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16~18평 낡은 아파트에 살다가 24평을 공짜로 받을 수 있었고, 심지어 32평대를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솟던 아파트 가격 상승이 멈추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과거처럼 분양가격을 천정부지로 높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건설회사가 과거와 같은 수익구조를 포기하지 않으면 재건축 지역 주민들에게 손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지어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그 이윤을 건설회사와 주민들이 나누어갖는 것이 가능하였습니다. 하지만 재개발, 재건축이 이루어져도 과거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막대한 이윤을 남길 수 없는데도 건설사들은 과거와 같은 이윤을 남기려고 합니다. 


결국 칼자루 쥔 쪽이 건설사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손해를 감수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감정가격이 낮게 나와야 건설회사의 이윤이 보장되는 구조라는 것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지역 유력 일간지에서 재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하면서 "등돌리는 이웃사촌'이라고 제목을 뽑은 것은 많이 아쉬운 일입니다. 


핵심은 주민 갈등이 아니라 건설회사의 탐욕과 잘못된 재건축 법과 제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지금 같은 감정가격 혹은 예비감정 가격이라도 일찍(재건축 조합 결성 초기) 산정되었으면 재개발, 재건축 추진이 처음부터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지금 법과 제도로는 재개발의 막바지에 감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한 쪽은 지난 몇 년동안 재개발을 추진하던 쪽이고 다른 한 쪽은 당장 재건축으로 손해를 보게 되었기 때문에 어느 쪽도 양보하기 어려운 갈등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한편 건설회사의 이윤구조에 대해서도 짚어 보아야 합니다. 과거 민주정부 시기에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추진하다가 좌절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입니다. 지금 찬성, 반대 주민간의 갈등의 핵심은 감정가격이 문제입니다. 


감정가격이 낮은 것은 건설사의 이익과 직접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유력 일간지라면 '주민 갈등'만 크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재개발 사업으로 건설회사가 거둬들이는 이익이 적정한 수준인지 더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법과 제도상의 허점도 지적해야 합니다. 


재개발 추진하면 갈등없어도 마을공동체 해체된다. 


그런데 이웃간의 갈등만 부각시키고, 공동체 분열조짐만 걱정하는 것은 본질은 놓치고 현상만 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이루어지면 공동체는 해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찬성 반대로 인한 갈등이 없어도 재개발이 이루어지면 원래 살던 마을은 사라지고 마을 공동체는 저절로 해체됩니다.


높은 아파트 분양가 때문에 작은 집을 가졌던 이웃을들은 새로 짖는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합니다. 이웃들은 자신의 경제력에 따라 뿔뿌리 흩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주택이 있던 동네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새로운 사람들이 입주자로 모여도 과거 주책이 있을 때와 같은 '마을공동체'가 형성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토지와 주택 감정가격 때문에 생긴 갈등과 공동체 해체도 문제지만, 재개발 자체로 인해 생기는 이웃 해체와 공동체 파괴와 지역 역사의 증발이 더 큰 문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10여년 전 재건축이 추진된 저층 아파트에 살았는데 재건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도 과거의 주민공동체는 먼지처럼 흩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각자 재건축으로 생긴 시세 차익 혹은 분양 가격 차익으로 수천만 원의 이윤을 챙겨들고 뿔뿌리 흩어지는 것이지요.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은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하지만 원래 아파트를 내주고도 1~2억의 분양가격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값싼 아파트나 주택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지금 재개발 지역 주민 갈등의 핵심은 잘못된 재개발 관련 법과 제도에서부터 비롯되고 있고, 재개발 한 건으로 수백억의 이윤을 챙기는 건설사의 탐욕이 진짜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건설사의 적정이윤은 보장되어야 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폭리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재개발 지역에서 찬성, 반대 주민은 싸울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