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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정당공천제 폐지 공천비리 때문만 아니다

by 이윤기 2014.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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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대통령 선거 때 약속한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내팽게치는 모양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뤄진 보권선거에서는 정당공천제가 있는데고 불구하고 공천을 안 하는 '쇼'까지 벌이더니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는 완전히 안면을 바꾸고 있습니다. 


사실 정당공천제 뿐만아니라 온갖 공약을 파기하고 있으니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기는 합니다. 그런데 정당공천제 폐지를 할 수 없다고 하는 새누리당의 핑게가 참 가관입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뉴스에 새누리당 국회의원(방송을 중간부터 들었기 때문에 이름은 확인 못했음)이라는 자가 나와서 정당공천제 공약을 지킬 수 없는 까닭을 이야기 하는데 참으로 기가막힌 핑게를 댔습니다. 


그 자는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이 나오게 된 원인으로 두 가지 진단하였습니다. 첫째는 국회의원들이 돈을 받고 시, 도의원이나 기초단체장을 공천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지방정부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문제라고 하더군요. 여기까지는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돈 공천보다 중앙정치 예속이 더 문제다


그런데 이 자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지 않더라도 돈을 받고 공천하는 것은 이번 선거부터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대답하더군요. 그러면서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어물쩡 넘어가버렸습니다. 국민들과 청취자를 뭘로 보는건지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된다"면서 구체적 보완책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돈 공천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놓고 돈 공천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언급도 하지 않고, 공천권을 당원과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헛소리만 지껄였습니다. 헛소리만 지껄였다는 것은 구체적인 대책이 전혀없었기 때문입니다. 


더 문제는 앞서 언급한 중앙정치 예속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미끼로 돈을 받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공천을 받아서 당선된 시의원들이 국회의원의 수족처럼 움직이고 국회의원 한 사람이 지방의회를 완전히 무력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지방의회에서 여야의원들이 합의했던 사안도 지역구 국회의원이 반대하면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히고, 지역주민의 뜻과 반대되는 정책결정도 국회의원의 지시만 있으면 의회를 통과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오는 것도 지방의회와 지방의원들이 국회의원에게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한 탓입니다. 


국회의원과 중앙정치권으로부터 독립적인 의정활동을 할 수 있고, 지방의회가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정책으로 잘 담아낸다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올 까닭이 없습니다. 지역을 위해서 일하라고 뽑아줬더니 고작 하는 짓이 국회의원 꼬붕 노릇이나 하고 있으니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지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라는 작자는 국민들이 돈 공천 때문에 정당공천제 폐지에 찬성한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부패한 공천 거래도 문제이지만 그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와 국회의원에게 예속된 이 고리를 현재 제도로는 도저히 끊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시의원들이 국회의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의 삶을 질을 높이는 의정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최소한 기초의회라도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여 국회의원의 간설에서 벗어나도록 해야한다는 뜻입니다. 


위헌인줄 모르고 대통령 선거 공약했었나?


아침부터 한심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뜻을 왜곡하는 꼴을 보니 분을 참지 못하겠더군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라는 이 작자를 한심하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까닭이 있습니다. 이자는 지금와서 '정당공천제 폐지'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하더군요. 


정당공천제 폐지가 위헌인데 자기가 속한 정당 대통령 후보가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하는데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가 선거가 끝나고 나서 국민들이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자 '위헌'이라는 핑게를 대는데 어찌 '한심한 작자'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정당공천제 폐지가 위헌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대통령 후보 박근혜가 위헌이 분명한 정당공천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발표하도록 내버려 두었다면 새누리당은 정당으로서 존립할 명분이 없습니다. 


국민에게 대통령 선거 공약을 발표하면서 위헌인지 아닌지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그걸 어떻게 정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정당공천제 폐지가 위헌이라면 새누리당은 해산 해야 마땅합니다. 부끄러운줄 알아야 하고 쪽팔리는 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