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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교육

권정호, 현직 프리미엄에도 패배했었다 !

by 이윤기 201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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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눈과 귀가 진도 앞바다로 쏠려 있는 동안 권정호 전교육감은 재선 도전을 위한 출마 선언을 하였고, 고영진 교육감은 진주외고 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마 세월호 사건이 아니었으면 권정호 전교육감의 출마 기사도 고영진 교육감의 사과문 발표도 모두 크게 논란이 ;되었을 일들인데, 워낙 엄청난 사고가 난 뒤라 지역언론에서도 그다지 비중있는 기사로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엔 소문으로 권정호 전 교육감의 출마 이야기가 들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언론을 통해 출마가능성을 내비췄고, 마침내 4월 22일(화) 경남도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합니다. 결국 현재까지 수면 아래에서 논의 되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이번 선거도 고영진 - 권정호 - 박종훈 후보의 3자 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권정호 전 교육감의 기대처럼 진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언론에 보도된 권정호 전 교육감이 낸 보도자료를 보면 본인은 교육감에 출마 할 뜻이 별로 없었는데, "3500여 분에 이르는 교육 원로와 문화예술인, 학부모의 출마 촉구 목소리"를 듣고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바닥으로 추락한 경남교육 청렴도와 권위주의 전시행정으로 교육본질이 사라져가는 교육현장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들려" 출마를 결심하였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지난 2년 6개월 임기 동안 내부청렴도 전국 1위를 달성했고,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실현했다"는 점을 내세웠더군요.

 

공립대안학교 태봉고를 세우는 등 민선 초대 교육감으로서 역할을 잘 해냈다고 자평하였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보도자료에는 지난번 선거에 왜 패배하였는가 하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부청렴도 전국 1위를 달성하고,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실현하고, 공립 대안학교 태봉고"를 설립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도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가 민선 초대 교육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탓(제대로 못했다고 믿는 유권자도 있었겠지만)이라기 보다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선거구도 때문이었습니다. 이른바 고영진 - 권정호 - 박종훈 3자 구도가 아니었다면,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0년 선거가 고영진 - 권정호 혹은 고영진 - 박종훈 양자대결로 치뤄졌다면, 고영진 현 교육감의 당선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정설입니다. 하지만 당시 선거는 범 시민사회 진영이 '김두관 지사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였습니다.

 

2010년과는 선거판이 다르다

 

외부의 조정과 압박이 없었고, 권정호 전 교육감이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선거였기 때문에 어렵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 측면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보자의 자질이나 정책을 놓고 보면 박종훈 후보가 낫다고 평가하면서도 선거구도라는 측면에서는 박종훈 후보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지만, 2010년 선거는 고영진 - 권정호의 대결로 치뤄지는 것이 바람직한 선거구도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시 선거 구도는 고영진 - 권정호 - 박종훈의 3자 구도로 치뤄졌고, 박빙의 승부 끝에 고영진 교육감이 당선되었습니다.

 

아마 2010년 선거에서 김두관 전 지사가 당선되지 않았다면, 권정호 - 박종훈 후보에 대한 민주시민사회 진영 유권자들의 비판과 비난이 더 많이 쏟아졌을 것입니다 다행히 김두관 지사가 당선되었기 때문에 권정호 -  박종훈 후보가 동반 출마하여 낙선한데 대한 후폭풍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선거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어렵게 어렵게 정말 민주시민사회 진영과 야권이 총력을 다해 어렵게 당선 시킨 김두관 지사는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태하여 도민들의 희망을 짓밟아 버렸습니다. 이번 선거는 2010년 선거에 비하여 교육감 선거에 대한 기대가 몇 배나 큰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시민사회 진영은 '교육감 선거'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월 일찌감치 경남 도내 98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하여 '좋은 교육감 만들기 희망경남네트워크'를 출범시켰고, 이미 박종훈 후보와 진선식 후보를 대상으로 선거인단까지 모아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냈습니다.

 

민주시민사회 진영, 2010년엔 도지사 선거에 집중...2014년엔 교육감 선거 집중

 

앞서 "권정호님, 제2의 김두관 되시렵니까?"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권정호 전 교육감의 출마는 명백한 뒷북입니다. 권정호 전 교육감은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감에 출마할 생각이 있었으면 지난 1월 좋은 교육감 만들기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권정호 전 교육감 측에서는 그때는 출마할 생각이 없었지만, 최근 지지자들의 출마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하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선거를 불과 두 달도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출마를 결심하고, 민주시민사회진영을 흔들어 놓는 것은 그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민선 초대 교육감의 공적을 모두 날려버리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만약 예비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권정호 전 교육감이 본선까지 가게 된다면 이번 선거 역시 고영진 - 권정호 - 박종훈 후보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1위와 2위를 두고 박종훈 - 고영진 후보가 다투게 될 가능성이 높고, 권정호 후보는 3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2010년 선거에서 김두관 전 지사를 당선시켰던 민주시민사회 진영이 이미 박종훈 후보를 '좋은 교육감 후보'로 선정하였으며, 그의 당선을 위해서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 역시 박빙의 승부가 되겠지만 권정호 전 교육감의 당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왜냐햐면 그는 2010년 현직 교육감이라고 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도 선거에 패배하였기 때문입니다. 권정호 전 교육감과 권정호 전 교육감을 지지하는 분들은 왜 2010년 선거에서 현직 프리미어을 가지고도 선거에 패배했는지 제발 좀 깊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권정호 전 교육감의 출마에도 불구하고 98개 시민사회단체가 선정한 좋은 교육감 후보(박종훈)가 당선된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 만에 하나 당선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그 원망과 정치적 책임은 모두 권정호 전 교육감의 몫이 될 것입니다.

 

현직 교육감 재직 시절에 블로거 간담회에서 아주 가까이서 뵌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한계와 아쉬움이 있었지만 초대 민선 교육감의 역할은 비교적 무난하게 수행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민선 초대 교육감의 공적도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제 2의 김두관이 되지 마시라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