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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권정호 후보, 출마선언 장소 '학부모 반대' 논란

by 이윤기 201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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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 전 교육감이 6.4 지방선거에 재출마하는 출마선언과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전국 최초의 공립형 대안학교인 창원 태봉고에서 강행하여 논란이 되었습니다.


<관련 기사>

오마이뉴스 : 권정호 후보 학교앞 출마선언 기자회견 논란

경남도민일보 : 권정호 교육감 후보 출마하자마자 '논란'

 


권정호 전 교육감의 출마선언과 정책발표 기자회견이 '창원 태봉고'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0일 오후 2시경부터입니다.


 '고입 선발 고사 폐지 등 경남 교육감 후보 공약 제시' 라는 오마이뉴스 기사에 권정호 전 교육감의 출마선언과 기자회견 장소가 창원 태봉고라고 보도되었다는 사실이 학부모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 수업시간, 학교에서 기자회견 한다는 상식 밖 신문 기사

사진으로 보시는 오마이뉴스 기사에는 분명히 장소가 태봉고등학교로 되어 있습니다. 상식으로 이 기사를 보면 '권정호 후보'의 출마선언과 정책발표가 태봉고등학교 내(교정)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이런 기사가 나가게 된 것은 권정호 후보 측에서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언론사 기자들에게 '5월 1일 11시, 태봉고'에서 출마선언과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후보측에서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장소가 '태봉고'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와 권정호 후보측에서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면 태봉고등학교 교정에서 기자회견이 열리는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같은 시각 태봉고등학교 학부모 밴드에도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학부모회와 운영위원장이 학교측에 기자회견 장소 제공을 한 일이 있는지 확인하였으나 학교에서도 '금시초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가장 빠르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권정호 후보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페이스북'으로 권정호 후보에게 친구 신청을 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였으며, 아이들이 수업하고 있는 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하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각, 권정호 교육감의 출마선언과 정책발표 기자회견이 태봉고 앞에서 예정되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잔 태봉고 학부모 밴드에도 50여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반대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학부모 의견의 대부분은 반대의견이었습니다.


"학교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 학교에서 정치 행사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마치 태봉고등학교 구성원들이 권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학부모 대표들이 장소를 옮기라고 요구해야 한다"


대체로 학부모들의 의견은 "권정호 전 교육감이 태봉고를 설립한 공은 인정하지만, 자신의 출마선언을 학교에서 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태봉고 학부모회, 권정호 교육감측에 '학교를 정치적으로 이용말라'


권정호 후보에게 페친 신청을 하고 질물을 올렸더니 한 참 후에 페북에 답글이 달렸습니다. 언론보도에는 '태봉고'라고 되어 있지만 "학업 분위기를 생각해 그런 염려가 없도록 학교가 보이는 밖에서 출마선언을 진행"할 것이고, "학생들에게는 어떠한 학업피해도 없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오마이뉴스에는 그냥 태봉고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라고만 보도 되었다는 점을 댓글로 다시 지적하였더니, 오마이뉴스의 오보가 아니라 "보도자료를 보내며 정확한 표현을 쓰지 못한 저희의 잘못"이라고 시인하였습니다. 아울러 기자들이 학교로 몰려들어 아이들의 수업에 방해가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장소 변경을 다시 권유하였습니다.

 

하지만 권정호 후보는 "행사전에 일찍 나가서 절대 혼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장소를 변경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아울러 답글에 "학교측에서는 밖에서 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는 답글을 올렸습니다. 말하자면 학교에서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으니 (일개) 학부모가 더는 문제 삼지 말라는 뜻인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태봉고 학부모회와 학교 측에 확인한 바로는 어느 누구도 "학교 밖에서 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학부모 대표들이나 학교측에서 "학교 박에서 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학교 누구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지 물었더니 그때부터는 더 이상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장 장소 변경 요청 끝내 묵살 ...

 

(일개)학부모와의 '소통'은 완전히 차단하더군요. 하지만 같은 시각 태봉고 학부모회 대표들은 권정호 후보측에 기자회견 장소 변경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앞서 밴드에 올라 온 우려들을 전달하면서 권정호 후보로 인하여 학교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장소를 변경해달라고 요구하였다는 겁니다.

 

"심지어 대안도 제시하였습니다. 권정호 후보가 태봉고를 설립한 것은 사실이니 그걸 자랑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학교 사진을 찍어서 크게 확대하여 붙여 놓고 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시라고 했습니다."

 

태봉고 학교운영위원장님의 말씀입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5월 1일 권정호 후보는 예정대로 오전 11시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 시간에 태봉고 본관이 바로 보이는 담장 앞에서 50여명이 넘는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강행(?)하였습니다.

 

4월 30일 오후에 태봉고 학교운영위원장이 "장소를 변경해달라"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밤새 답이 없다가 아침 9시 조금 전에 전화로 "장소 변경 불가"를 통보하였다고 합니다.

 

 

권정호 후보...학교와 학부모에 피해 될까봐 알리지 않았다...궁색한 변명

 

5월 1일 오전 11시,  태봉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권정호 후보는 전날까지 페이스북으로 주고 받은 이야기나 학부모회의 반대의견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인듯이 거짓말을 늘어놓습니다.

 

"학교와 학부모에게 피해가 될까봐 알리지 않고 그냥 진행했다" (권정호 후보가 알리지 않았지만, 학교측과 학부모회에서는 장소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내가 태봉고를 설립했는데, 학교에 피해를 줄 생각이었으면 교정에서 하든지 강당을 빌리든지 했을 것이다." (아무리 권후보가 태봉고를 설립했으나 출마선언에 학교 시설을 사용하겠다고 요청했으면 당연히 거절 당했을 것입니다.)

 

"조용히 출마선언을 하려고 했는데, 어찌 알고 왔는지 지지자들이 많이 왔고, 기자들도 왔다" (알리지 않았는데 지지자들이 많이 왔다는 말도 궁색한 변명이고, 기자들은 보도자를 받고 몰려온 것입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거짓말들입니다. 이미 전날 페북에 기자회견을 할 때 '자원봉사자'들을 배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또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보내서 출마선언과 정책발표를 태봉고 앞에서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몰려온 것입니다. 

 

이 분도 서울에 계시는 대통령처럼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마치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인 것처럼 "조용히 출마선언을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지지자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는 식입니다.

 

학교와 학생 배려해서...학교 안에서 기자회견 안했다?

 

학교에 어떤 피해도 안 주겠다고 하였지만, 30여 분 가까이 앰프(소형 이지만)를 틀어놓고 기자회견과 정책발표를 하였습니다. 학교 건물안까지 소리가 울려퍼졌고, 쉬는 시간이 되자 앰프 소리를 들은 아이들이 기자회견 장소로 몰려나왔습니다. 학부모 회장님이 아이들을 학교 안으로 돌려보내야 했지요.

 

기자회견이 길어지자 지지자들 중에서 일부는 학교 담장 안과 밖에서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명색이 교육감 출마선언을 하는 장소였는데, 지지자들이 '절대 금연 구역'인 학교 담장 안 밖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는 추태(?)를 부리더군요.

 

권정호 후보는 학부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강행한데 대해서는 미안한 기색 한 번 내비치지 않고 "상대 후보의 음해" 운운하며 기자회견을 마치고 태봉고를 떠났습니다. 기자회견장 앞에 서 있던 학부모 대표들은 외면하고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학교를 떠났습니다.

 

 "교육감이 되기 전에 태봉고 학부모들과도 소통이 안 되는데, 과연 교육감이 되면 소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학교앞에서 기자회견해도 선거법상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법만 어지기 않으면 그만이냐? 학교와 아이들이 받을 피해를 무시한 것은 법이전에 도의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학무모회 임원들은 출마회견 장소 변경요청을 끝내 무시한 권정호 후보에 대하여 여러가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결과적으로 늦깍기 출마 자체부터 문제가 된 권정호 후보가 출마선언 장소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고, 거짓과 변명으로 학부모들의 요구를 깡그리 무시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