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국토종주 낙동강 구미-합천보 100km 라이딩

by 이윤기 2014. 6. 10.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2012년에 자전거 국토순례 연습을 하면서 뜻하지 않았던 낙동강 자전거길 종주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종주를 하려고 마음먹고 경북 안동부터 부산 을숙도까지 쭉이어서 종주를 한 것이 아니라 몇 번으로 나눠 구간 구간 쪼개서 낙동강길을 달리다보니 종주가 된 것입니다. 

처음 시작은 2012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창녕함안보에서부터 부산 을숙도까지였습니다. 두 번째는 창녕함안보에서 출발하여 합천 창녕보까지 다녀오는 왕복 구간도 2012년에 다녀왔습니다. 장거리 이동 때문에 하루에 다녀 올 수 없어 2013년 여름에 세 번째 코스인 안동에서 구미 구간을 다녀왔습니다. 구미까지 승용차에 자전거를 싣고 갔다가 다시 안동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구미까지 자전거로 달렸습니다.  


남은 구미에서 합천 창녕보 100km 구간만 달리면 낙동강 자전거길 종주가 마무리되는데, 구미까지 가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라 좀 처럼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미루고 있다가 지난 6월 4일 지방선거일에 다녀왔습니다.(5월 30일에 사전투표를 하고 갔습니다)

※ 아래는 지난 6월 4일 다녀온 구미 - 합천 창녕보 구간 라이딩 기록입니다. 지도를 확대해서 이동 구간을 자세히 볼 수도 있으며, 링크를 따라 스포츠 트래커 사이트로 가서 GPX파일을 다운 받을 수도 있습니다. 



6월 3일 조금 일찍 사무실을 나와 자전거를 타고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하는 막차를 타고 구미로 갔습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에 자전거를 실을 때 검표원과 버스기사가 싫은 내식을 하였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고 꿋꿋하게 자전거를 싣고 갔습니다.




마산에서 구미까지는 1시간 30분, 오후 8시가 조금 넘어 구미에 도착하였습니다. 남구미대교가 가까운 구미공단 정류장에서 내려 근처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인터넷이 설치된 모텔은 4만 원, TV만 있는 여관은 3만 원 이더군요. 몇 시간 잠만 자다 가는 일정이라 주저하지 않고 방값이 싼 곳으로 숙소를 정했습니다. 



점심 때 과식을 하기도 하였고, 점심 때 남은 유부 초밥을 도시락을 가져 간 것이 있어서  국수 같은 간단한 분식으로 저녁을 떼우려고 주변을 둘러 보았으나 마땅한 곳이 없어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맥주 두 캔 김치 한 봉지를 사서 여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유부초밥과 컵라면에 김치로 초라한 저녁을 떼우고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TV를 켰습니다만, 평소 TV를 안 보고 사니 채널을 여기저기 돌려도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더군요. 혼자 맥주 두 캔을 마시고 나니 별로 할 일도 없고 취기도 조금 올라 일찍 잠을 잤습니다. 아무래도 컴퓨터가 있는 모텔로 갔으면 늦게 잤을지도 모릅니다. 

 

 

스마트폰에 아침 5시 30분으로 알람을 맞춰 놓고 잤습니다만, 모기 때문에 몇 번 잠을 깨고 방이 더워 좀 뒤척이기도 하였는데도 알람 울리기 전인 아침 5시 조금 못 되어 일어났습니다. 억지로 잠을 청하려다가 부러 늦게 출발할 까닭도 없어 출발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혼자인데다 1일 일정이라 짐도 별로 없어 금새 출발 준비가 끝났습니다. 여관 정수기에서 물통에 물을 채우고 출입문을 나서는데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더군요. 아침 5시 30분 구미 공단에 있는 여관을 출발하였습니다. 공단로를 따라 남구미대교까지 이동하고 남구미대교에서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로 진입하였습니다. 




제가 가보니 안동에서 출발하지 않고 저 처럼 중간에서 부산 방향으로 출발하는 경우 남구미대교에서 길이 헷갈릴 수도 있겠더군요. 남구미대교를 앞에 가면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이 나오는데, 강을 건너지 않고 진입하면 '안동댐' 방향으로 가는 길이고 강을 건너가서 '낙동강 종주길'로 진입하여야 낙동강 하구 을숙도로 가는 길입니다. 


미리 네이버와 다음 지도로 확인해두었기 때문에 실수 하지 않고, 남구미대교를 건너 낙동강 자전거길로 진입하여 산뜻한 출발을 하였습니다. 구미공단에서 남구미대교를 거쳐 칠곡보까지는 40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로 달리며 바라보는 오른쪽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강폭이 넓은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고, 가장자리에는 초록 빛 습지들이 자연스러운 자태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칠곡보에서는 인증센터에서 스템프 도장을 찍고 인증샷만 한 장찍고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휴식을 취할 만큼 달리지도 않았고, 저녁에 먹은 컵라면과 맥주 때문인지 속이 더부룩하여 간식도 먹지 않았습니다.

 

칠곡보에는 수력발전소가 있더군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던 분들이 명칭은 보라고 붙였지만 사실상 댐이라고 하더니 정말 댐에나 있는 수력발전소가 있었습니다. 


칠곡보를 출발하여 강정고령보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30분, 6시 10분에 칠곡보를 출발하여 1시간 20분만에 강정고령보에 도착하였습니다. 강정고령보 근처에는 숙소가 많이 있었습니다. 구미에서부터 합천 창녕보까지 가는 구간에는 숙소가 많이 있었습니다.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근처에는 모두 숙소가 있었고, 성주대교 근처 등 중간중간에도 모텔과 민박이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구미를 출발하여 칠곡보 - 강정고령보- 달성보로 이어지는 길은 거의 대부분 평지입니다.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 조차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고개길이나 산길은 없었습니다. 대부분 평지 구간이었기 때문에 바람이 등뒤에서 불때는 속도계가 30km를 넘나들었고, 맞바람이 불 때도 20km를 넘나들었습니다. 


아침 7시 30분에 강정고령보에 도착하여 화장실을 잠깐 다녀와서 달성보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달성보까지는 1시간 15분이 걸리더군요. 오전 8시 50분에 달성보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속이 더부룩 하였지만 3시간쯤 달리고 나니 배가 고프더군요. 


떡과 삶을 계란, 사과, 쵸코바 등 여러가지 간식을 준비해 왔으나 입맛이 당기지 않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달성보까지 달렸습니다. 달성보에 도착하니 약간 허기가 져 사과 하나를 간식으로 먹고 합천창녕보를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달성보를 향하여 출발하면서 강을 건넜더니 멋진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흐렸지만, 파스텔톤의 바람개비는 신나게 돌아가고 있더군요. 강한 바람에 맞서며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소리가 촤르륵 촤르륵 경쾌하였습니다. 


강정고령보를 지나면서부터는 낙동강 종주 코스의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해  바닥에 새겨놓은 거리 표시를 유심히 살피면서 달렸습니다. 강정고령보를 지나서 바닥만 보며 한 참을 달렸을 때 낙동강 자전거길 중간 지점에 도착하였습니다. 


안동댐에서 출발하여 193km, 을숙도까지 192km가 남은 중간 지점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확히 낙동강 자전거 길의 중간 지점인 192.5km 위치에 아무런 표식 조차 없는 것은 좀 아쉽더군요. 





달성보를 지나서 합천 창녕보까지 가는 길은 크고 작은 오르막이 많이 있었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 지도와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니 달성보를 지나 10여 km를 달리다가 박석진교를 건너야 합니다. 박석진교를 건너 다람재를 넘어 가거나 혹은 다람재를 우회하여 현풍 읍내를 가로 질러 10여km를 단축하여 합천창녕보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달성보를 지나 신나게 달리다가 '박석진교'를 놓쳐버렸습니다. 달성보 인증센터에는 박석진교를 건너서 다람재를 지나지 않고 우회하여 합천창녕보로 가는 길을 지도로 잘 표시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지도를 보고 사진까지 찍어서 출발하였는데도 '박석진교'를 지나치는 바람에 힘든 길을 재미나게 달렸습니다. 


박석진교를 건너지 않아도 낙동강 우안으로 계속 내려가면 고령군 개진면 개포리와 우곡면 예곡리를 잇는 12km 청룡산 MTB도로를 지나가야 합니다. 처음엔 길을 잘못든 줄 모르고  MTB정상 6.5km라가 씌어진 표지판은 내가 지나가는 길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6.5km를 달려 정상에 올랐을 때도 다른 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합치면 대략 12km정도 되는 임도 길을 달렸습니다. 전날까지 비가 온 뒤  날씨가 흐려 바닥에 물이 고인 곳도 있고 진흙으로 질퍽이는 곳도 있어서 길이 제법 미끄러웠고 속도도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청룡산 고개길을 지나가는 동안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슬슬 허기가 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구미에서 합천창녕보까지 약 100km 구간 중에서 유일하게 힘든 구간이 바로 이 고개길이었습니다. 고령MTB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여러 곳에 있었는데, 이곳에서 MTB 대회도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청룡산 고개를 넘어 우곡교를 지나면 우회로 표지판앞에 서면 합천창녕보까지 남는 거리는 채 5km가 되지 않습니다. 표지판을 따라 길을 달리다보니 무심사 입구에서 두 갈래 길이 나타났습니다.

 

무심사 고개를 넘어 가는 길과 우회로가 있더군요. 표지판 앞에 서서 쵸코바를 하나 까먹으며 잠시 망설이다가, 좀 힘들어도 무심사 고개를 넘어가는 길을 지나서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1km도 달리지 않았는데 바로 후회가 시작되더군요. 무심사를 돌아서 올라가는 짧은 임도였지만 경사가 정말 가파르더군요.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자전거 라이더는 워낙 급경사 구간이라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고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반대로 아주 가파른 무심사 옆 길을 숨을 헐떡이면서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오르막 구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습니다. 고개를 완전히 넘어가는 길이 대략 4km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만, 새벽부터 쉬지 않고 달린터라 체력도 저하되고 허기도 져서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무심사 고개를 넘고 나면 이내 합천창녕보가 나타납니다. 산길을 넘고나면 다시 낙동강변 자전거길이 나타나는데 금새 합천창녕보 인증센터를 알리는 표지판과 만나게 됩니다. 합천창녕보는 두 번째입니다. 재작년에 우연히 낙동강 자전거길 종주를 시작하면서 창녕함안보에서 합천창녕보까지 왕복 라이딩을 한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합천 창녕보게 도착할 때는 짜릿한 기쁨이 있었습니다. 무려 2년이나 걸려서 전체 구간을 4개로 쪼개서 종주에 성공하는 닐이었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약간 감격에 겨웠습니다. 


합천창녕보에 도착하여 간식으로 준비해 간 떡을 모두 꺼내 먹으머 허기를 달랬습니다. 옆에 컵라면을 먹고 있는 자전거 어행자들이 부러웠지만 떡과 간식을 나눠 먹으며 1시간 가까이 푹 쉬었습니다.  쉬엄쉬엄 창녕 읍내로 이동하여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3시 경 마산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