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비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비교...핵심 빠졌다

by 이윤기 2014. 7. 2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시사인 최근호에 <내 지갑 속 두 카드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기사를 읽다가 쓰는 글입니다. 이 글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중에서 어느 것으로 결재하는 것이 더 유리한가를 비교하는 기사입니다. 기사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연말 소득공제를 고려하면 체크카드가 낫고,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은 신용카드가 좋다"고 하는 일반론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소득공제는 체크카드,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은 신용카드가 좋다고 하는 뻔한 이야기로 기사를 마무리하지는 않았습니다. 소득공제를 위해서 체크카드가 유리하지만 소득 공제를 위해서는 연봉의 25% 이상을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 영수증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먼저 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만약 연봉의 25%를 지출하지 않는다면 카드 소득공제는 아예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연봉의 25%를 넘어서는 금액만 소득공제에 해당되기 때문에 모든 지출을 체크카드로 하는 것은 포인트 적립을 감안하면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각종 할인혜택과 포인트 적립 혜택을 모두 누리기에는 신용카드사의 할인이나 포인트 정책이 너무 복잡하고 또 자주 바뀔 뿐만 아니라 적립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통 노력으로는 그 혜택을 모두 누리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읽고보니 별 알맹이가 없습니다. 4000만원 연봉을 받는 월급쟁이가 세액 공제와 카드 포인트를 몽땅 합쳐서 1달에 겨우 1만원 정도 차이나는 혜택을 다 누리기 위해서 이 복잡한 공부(?)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근본적인 차이를 놓쳤다


이 기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비교할 때는 소득공제와 카드 포인트 그리고 각종 할인혜택을 비교하는 것이 핵심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카드 = 부채카드이고, 체크카드=자산카드라는 사실입니다.


신용카드는 자신도 모르게 빚을 지고 살게 되는 부채카드입니다. 이름은 신용카드라고 되어 있지만 은행 잔고가 없어도 빚을 내어 물건을 사고 밥값, 술값을 낼 수 있는 카드입니다. 1달 동안 카드사에 빚을 내 생활하고 월급 날 빚을 갚는 것이 신용카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자신의 은행 잔고 만큼만 지출할 수 있습니다. 체크카드는 사용할 때마다 문자메시지로 은행 잔고를 알려줍니다. 늘 잔고를 확인하기 때문에 잔고가 줄어들면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과소비와 충동구매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신용카드처럼 잔고가 없어도 자동으로(약정된 금액 만큼) 빚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빚을 지게 될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따라서 신용카드에 비하여 체크카드는 자신의 은행 잔고를 파악하면서 계획적이고 할리적인 소비를 하기에 적합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고 소비자 운동을 하면서 나름 신용카드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은 신용카드 안 쓰기였습니다. 2~3년 전에 신용카드를 모두 없애고 지금은 오래전부터 통신비 자동이체와 교통카드와 하이패스 카드가 연결되어 있는 국내전용 신용카드 1장만 남았습니다. 


신용카드 없애봐야 부채카드란 사실 깨닫는다


최근 2~3년 간 물건을 사거나 밥값을 낼 때 신용카드를 사용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지갑 속에 없어도 조금도 불편하지 않은 신용카드입니다. 대신 밥값을 내거나 물건을 구입하거나 교통비를 지불하는 등 일상적인 모든 결재는 체크카드를 사용합니다. 


처음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바꿀 때 매달 빚을 지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체크카드를 써야겠다고 결심하였지만, 은행 잔고가 모자라서 다음 월급날까지 갈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때는 매달 카드 사용액 만큼 카드사에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어렵습니다. 


신용카드를 없애고 매달 은행 잔고 만큼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사용해 봐야 잔고가 모자란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비로소 자신이 매달 신용카드사에 얼마나 빚을 지는지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연말정산 소득 공제액이나 포인트 적립, 할인혜택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좋은 비교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매달 빚을 내 쓰는 카드와 내 소득과 저축 만큼 사용하는 카드라고 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놓고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