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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동학 농민혁명 전적지...황토현을 지나다

by 이윤기 201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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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둘째 날, 전남 장성 - 김제 모악산 수련원 88km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 라이딩 첫 날(7월 28일)은 목포를 출발하여 전남 장성군 대화레져타운까지 76.5km를 달렸습니다. 원래는 숙소인 대화레져타운에 있는 야외 수영장을 빌려서 물놀이를 할 계획이었습니다만, 오후부터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물놀이 계획은 취소되었습니다. 


대화레져타운은 전체 7일간의 일정 중에 숙소가 가장 좁고 낡은 곳이었는데, 인근에 400여명이 묵을 수 있는 숙소를 구할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정한 곳이었습니다. 마산 지역 참가자들은 남자 25명이 한 방에서 지냈는데, 샤워장과 화장실이 좁은 것만 빼고는 그럭저럭 지낼만하였습니다. 


한 방에 모인 아이들은 방안 가득 둘러 앉아 온갖 놀이를 하면서 즐거우하더군요. 아이들은 4~5명씩 한 방에 잘 때보다 여럿이 모여서 자는 것이 더 즐거운 듯하였습니다. 막상 잠자리는 불편해도 잠자기 전까지 또래들 끼리 모여 놀기 때문에 큰 방에 여럿이 자는 것을 더 좋아하더군요. 




본격적인 자전거 국토순례 둘째 날입니다. 둘째 날은 전남 장성군 대화레져타운을 출발하여 전북 김제에 모악산 청소년수련원까지 약 88km를 달리는 날 이었습니다. 국토순례 팀의 아침 일과는 시간은 매일 오전 6시 기상, 6시 30 ~ 7시 사이 식사, 8시 30 ~ 9시 출발하는 일정입니다. 


전날 숙소까지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느라 고생을 했지만 아침에 출발하는 길은 내리막에서 시작하였기 때문에 산뜻하였습니다. 전남 장성을 출발하여 전북 고창군을 지나 전라북고 정읍에 있는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점심에 작은 사단이 일어났습니다. 아침과 저녁은 숙소에서 먹지만 매일 점심은 출장 뷔페에 주문해서 먹는데, 보통 5~6가지 종류의 반찬이 나옵니다. 그런데 반찬중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도 있고 싫어하는 반찬들도 있습니다.

 

첫날 점심에는 불고기가 나왔길래 다른 반찬들은 원하는 만큼 가져 갈 수 있도록 하고 불고기는 진행 실무자들 배식을 하였습니다. 실무자들이 불고기를 배식하였기 때문에 반찬이 모자라는 불상사(?)이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둘째 날, 반찬을 넉넉하게 준비해 왔다는 업체 사장님의 말을 믿고 자율 배식을 했는데, 마지막 팀이 밥을 받을 때쯤 되어 돈가스와 감자튀김이 떨어져 버렸고 떡복이도 바닥이 들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맨 늦게 밥을 먹게 된 팀원들의 불만이 폭발하였지요. 늦게 먹는 것도 서러운데 먹고 싶은 반찬까지 떨어져 버렸으니, 그 분노(?)는 하늘을 찌르더군요. 군대에 가면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 받을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 받을 수 없다"는 명언(?)이 있는데,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불만이 폭발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겨우 달래서 진정시켰네요. 하지만 배가 고팠던 탓인지 떡복이 양념과 김치, 시래기국으로도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결국 뒷날부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반찬은 양을 더 늘이도록 하고 반찬도 꼭 배식을 하는 것으로 바꾸었답니다.

 




전날은 비가 많이 왔지만 둘째 날은 아침에 잠깐 흐리다가 이내  뙤약볕이 내리쬐어 더위 때문에 힘이 들었습니다. 오전에만 55km를 달리고 나니 점심식사 장소였던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둘러 볼 마음이 생기지 않더군요.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에 있는 황토현 전적지는 사적 제 295호로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입니다. 1894년(갑오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이 관군과의 첫 싸움에서 크게 승리한 싸움터입니다. 


황토현은 해발 35미터 정도의 나지막한 구릉으로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와 이평면 도계리 사이에 위치한다고 합니다. 1894년(갑오년, 고종 31년) 3월 20일에 동학농민군은 전라도 무장에서 제폭구민, 광제창생을 기치로 내걸고 일어났습니다. 


이들은 4월 7일 새벽에 황토현에서 전라감사 김문형의 명령을 받아 농민군을 진압하려고 출동한 감영군과 보부상을 중심으로 구성된 향병 수천 명과 싸워 첫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였습니다.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을 둘러보는 대신에 기념관 앞 마당 그늘에서 낮잠을 자는 것으로 대신하였습니다. 넓은 소나무 숲과 큰 대문(輔國門) 아래 있는 그늘에 모여서 꿀맛 같은 단잠을 즐겼습니다. 





대신 이날 오후 라이딩은 30km로 비교적 짧았습니다. 모악산 유스호스텔로 올라가는 마지막 구간이 산길이라고 하여 걱정을 하였지만, 짧은 오르막 구간이 지나자 넓은 호수를 낀 아름다운 길이 나타나더군요. 아름다운 호숫길을 달리며 하루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어 행복하였습니다. 


둘째 날은 88km를 달렸습니다만, 가파른 오르막이나 높은 고개길은 없었습니다. GPS 기록을 보니 고도가 가장 높았던 곳이 해발 200미터 정도였더군요. 비교적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무난하게 주행하였습니다. 


모악산 유스호스텔은 유명한 금산사가 부근입니다. 중학교 수학여행 때 금산사에 갔던 기억이 있는데, 무려 34년 만에 금산사 근처에 들렀던 셈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보니 모악산 유스호스텔 근처에는 불교, 원불교, 대순진리회 등 각종 종교 시설이 많았습니다. 


둘째 날 숙소는 전체 일정 중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숙소 중 한 곳이었습니다. 2층 숙소는 다른 청소년수련시설과 비슷하였지만, 3층 숙소는 최근에 새로 리모델링을 하여 아주 깨끗하고 쾌적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지참 할 수 없도록 하였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기는 하였지만 모든 시설에 와이파이까지 다 되더군요. 


아이들은 저녁 프로그램으로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는 추모 리본을 만들고 추모 촛불 의식을 진행하면서 우리들의 안전한 라이딩도 기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