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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자전거...미군의 전쟁연습장 매향리를 지나다

by 이윤기 2014.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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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다섯 째날 이야기 이어갑니다. 다섯 째날은 아산 서남대학교를 출발하여 화성시 서산면 전곡리에 있는 하내테마파크까지 약 80km를 달렸습니다.

 

아산 서남대학교를 출발하여 평택시를 거쳐서 화성시 우정읍 이화3리 마을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매향리 평화마을을 들렀다가 화성시 하내테마파크까지 이동하였습니다.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없었고, 해발 50미터 정도의 얕은 언덕길을 오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나중에 GPS 기록을 살펴보니 이날은 평균속도 17km를 회복하였더군요.

 

이날은 두 번의 바닷길을 지났는데 아산만방조제와 화옹방조제를 건넜습니다. 아산만 방조제는 3km가 안 되는 짧은 구간이었지만 화옹방조제는 약 9km 정도되는 긴 구간이었습니다.

 

 

 

직선으로 쫙 뻗은 방조제를 지나는 동안 스피드를 좀 내고 싶었지만 경찰 차량들이 속도를 조절하는 바람에 7~18km를 유지하면서 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날은 큰 사고가 있었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를 10년 동안 진행하면서 이렇게 큰 사고를 당한 것은 처음입니다. 가끔 운전자들과 마찰이 있어도 자동차와 자전거의 가벼운 접촉사고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날은 로드팀 진행자가 차에 부딪히는 큰 사고가 났습니다.

 

국토순례 대열이 4차선 국도의 진출로를 빠져나가는 동안 로드팀 진행자들이 차량의 진출을 막고 있었는데, 화물트럭 운전자가 로드팀 진행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차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교통 사고가 발생 하였습니다.

 

큰 불행중 다행인 것은 뼈, 신경, 동맥 손상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피부 손상과 근육 손상이 심하여 2~3개월 정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운전자의 무리한 끼어들기와 급출발이 사고의 원인이었습니다.

 

 

 

이날 점심은 마을 어르신들이 노인정 앞에 그늘막을 치고 400인분의 비빔밥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시원한 얼음물과 여러가지 나물을 섞은 비빔밥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마땅히 휴식을 취할 장소가 없는 것이 흠이었지만 어르신들이 정성을 들여 준비해주신 비빔밥은 아주 인기가 좋았습니다. 

 

YMC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하면서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마을과 협력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올해 처음으로 이런 시도를 해 본 셈입니다. 일본에서는 자전거 순례팀이 지나는 마을에서 숙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체험과 공연도 관람할 수 있는 사이클링 대회가 매년 개최된다고 하더군요.

 

오후에는 매향리 평화공원에 들렀습니다. 매향리 평화공원은 2005년까지 미군폭격기의 사격 연습장으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지금도 폭격기에 사용되던 포탄의 흔적이 가득하고 녹슨 잔해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매향리는 무려 54년 동안 미군의 폭격기 사격장으로 사용되면서 폭격기 소음과 화약냄새가 진동하던 전쟁 연습장이었다고 합니다.

 

전시공간에는 폭탄의 잔해와 비행기 엔진 잔해들로 만든 조각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마을 한쪽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있었습니다. 화성시에서는 앞으로 매향리 평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였습니다.

 

매향리 평화공원 견학을 마치고 곧장 하내테마파크로 이동하였습니다. 올해 자전거 국토순례 숙소는 유난히 언덕위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첫 날 대화레져타운, 둘째 날 모악산 유스호스텔, 넷째 날 서남대학교 기숙사에 이어 다섯째 날 하내테마파크도 숙소가 산 중턱에 있었습니다.

 

하루 라이딩을 마치는 시간에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는 것이 심신을 지치게 하는 일이었지만, 이날은 라이딩 거리가 짧고 오르막 구간이 크게 없었던 때문인지 많은 참가자들이 끝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이날 저녁엔 식사를 마친 후에 간식으로 통닭을 준비하였는데, 아이들은 무려 150마리의 통닭을 깔끔하게 먹어치웠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아이들은 점점 더 자전거를 잘 타고 에너지도 넘쳐나는데, 실무자들은 조금씩 체력이 고갈되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서울시내 구간 통과를 위한 라이딩 계획을 점검하느라고 한 밤중까지 회의를 하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