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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자전거 대회... 순위엔 못들고 경품은 1등

by 이윤기 2014.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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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자전거 대회에 나갔습니다. 매년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고 낙동강, 금강 자전거길 종주도 해봤지만, 시간 기록을 다투는 대회에 나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창원시생활체육회가 주최한 '제 3회 창원시 생활체육 대축전' 자전거 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단체의 이사님이 자전거 대회를 알려 주셔서 '참가'에만 의의를 두고 카톡 멤버 몇 사람이 대회에 나갔습니다. 


원래는 매주 일요일 아침 6시 30분에 새벽 라이딩을 다니는데, 대회 참가를 위해서 8시에 집을 출발하여 8시 30분에 방송통신대 앞에서 일행들과 만나 현동공원관리사무소앞 행사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옛날에는 현동으로 가려면 가포와 가포본동을 거쳐가거나 밤밭고개를 넘어야 했지만, 청량산 터널이 생겨서 자전거를 타고 쉽게 현동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청량산 터널은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이동공간이 따로 있어서 안전하게 터널을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약속 시간에 늦었지만,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대회장소인 '현동공원관리사무소'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대회 코스도 모르고 대회에 참가하였는데, 다른 사람들도 사정이 비슷하더군요. 생활체육 동호인들 끼리 모여서 하는 대회라 그런지 진행은 조금 서툴러보였습니다. 


기록칲도 사용하지 않았고, 대회 코스도 일반도로, 아파트 공사장, 보도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위험해 보이기도 하였구요. 현동공원을 중심으로 공원 주변 도로와 보도를 따라서 약 3km 정도 되는 코스가 대회 구간이었습니다. 


처음 한 바퀴는 코스를 익히면서 오토바이의 안내를 따라서 달렸고, 뒤이어 두 바퀴를 더 달리는 세 바퀴가 대회 구간이었습니다. 도로와 아파트 공사장, 보도위를 달려야 하는 위험한 구간이었지만, 오르막 내리막은 적당히 섞여 있어서 제법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저희 멤버 모두 대회 참가는 처음이었는데, 그야말로 대회는 대회더군요. 모두가 경험 삼아 참가하자는 마음이었지만, 막상 출발 신호가 울리고 주변 라이더들이 질주를 시작하자 덩달아 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야 말로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서 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첫 바퀴를 도는 동안은 최고 속도를 내지 않고 코스를 익히면서 돌았습니다만, 그래도 선두권에서는 순위 다툼이 있더군요. 맨 선두 그룹에는 끼지 못했지만 선두 그룹 바로 뒤에서 보니 10여 명의 참가자들이 앞쪽에서 순위를 다투고 있었습니다. 


코스를 익히는 첫 바퀴 동안 조금 앞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순서가 바뀌는 것은 허락하지 않더군요. 제가 조금 앞으로 나가면 앞에 있는 분들도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가더군요. 두 번째 바퀴부터는 치열한 순위 다툼이 있었습니다. 



제 바로 앞에는 여자부 전체 1위로 골인하신 분이 달리고 있었는데, 딱 한 번 제가 추월했지만 결국 두 바퀴를 도는 여자부 결승선은 그분이 먼저 넘었습니다. 세 번째 바퀴를 도는 동안에는 저 보다 뒤에 달리던 분들이 심하게 추월을 시도하였습니다. 


진행요원이 없는 구간에서는 반칙이 일어나기도 하였는데요. 막다른 길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구간에서 코스를 짤라먹고 가 버리는 분도 있었고, 보도위를 달리는 것이 대회 코스인데, 아스팔트 길로 달려서 4~5명을 추월해 나가는 분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시상식 때보니 이 분들 모두 상을 받으시더군요. 저도 기대보다는 좋은 성적으로 들어왔습니다. 마지막 세 바퀴째를 돌며 내리막 구간에서 속도 조절을 잘못하여 벽에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에서 자전거를 멈추는 바람에 두 사람이 저를 추월해 갔습니다. 


결승점을 통과할 때 추월해 나간 두 명 중 한 명은 제가 다시 추월했습니다만, 진행 요원들이 순위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순위를 기록하는 분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잠깐 헤매는 사이에 늦게 들어 온 분이 먼저 순위를 기록에 올리는바람에 제 바로 앞까지 수상을 하였습니다. ㅎㅎ



하지만 함께 참가했던 멤버 한 분이 30대부에서 5등으로 입상하는 바람에 제가 시상대에 올라갔습니다. 가족들과 약속이 있어 대회만 참가하고 먼저 가셔서 제가 대신 시상대에 올라가 상을 받았습니다. 


아침에 다섯 살 아들이 "아빠 꼭 상타 오라"고 했다는데, 정말로 상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신 받는 상이었집만,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저희 멤버 중 한 명이 상을 받는 것만으로도 모두 기분이 좋았습니다. 


40대 수상자 발표를 할 때 내심 기대를 하였는데, 저는 수상을 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제 바로 앞에 들어오신 분들이 모두 40대 수상자로 나오셨더군요. 50대, 60대 수상자 중에는 저 보다 뒤에 들어오신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30대부에서 5위를 한 멤버 대신 상을 받으러 나갔지만 싱걸벙걸합니다.저희 멤버 중 한 명이 난생처음 대회에 나와서 상을 받은지라 모두들 자기 일처름 기뻐하였습니다. 아울러 뭐 우리도 잘 하면 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도 조금씩은 들었을 겁니다. 


제가 대신 상을 받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바로 카톡으로 보내주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수상 소식에 많이 기뻐하였습니다.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멤버들도 카톡 방에 올라간 대회 입상 소식을 보고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해보니 승부는 결국 오르막에서 나더군요. 내리막 길과 평지 구간에서는 앞서가는 사람을 추월하기가 정말 쉽지 않더군요. 오르막 구간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추월하는 사람들만이 순위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대회를 마칠 때쯤 뜻 밖의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시상식이 끝나갈 무렵 경품 추첨이 있었는데, 대회에 같이 참가한 아들 녀석이 엘파마 하이브리드 자전거 경품 추첨에 당첨된 것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경품이 많지 않았는데, 딱 2대가 경품으로 나온 자전거 중에서 한 대를 차지한 것입니다. 얼떨 결에 자기 번호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앞으로 나간 아들 녀석은 상을 받으면서도 실감이 안나는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경품으로 받은 한 손으로 끌면서 일행의 차가 있는 방통대까지 이동하였습니다. 대회에 참가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분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축하 인사'를 해주시더군요. 아들이 경품으로 받은 자전거는 우리 예상보다는 비싼 자전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