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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웃긴데 슬픈...긴 여운 남는 영화 개훔방

by 이윤기 2015.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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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오랜 만에 참 좋은 영화를 만났습니다. 영화 포스터와 제목만으로는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아이들이 세 명과 함께 서 있는 김혜자, 최민수의 모습이 어색해보였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제목도 끌리지 않았습니다. 개를 훔치는 이야기에 흥미가 동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영화를 보게 까닭은 여러 언론에서  "좋은 영화인데 왜곡된 배급구조 때문에 제대로 상영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별로 끌리지 않는 영화였지만 여러 평론가들이 좋은 영화라고 추천하기도 하였고, 거대 자본에 밀려 난 영화라는 바람에 일부러 <다음> 영화 사이트에서 유료로 다운 받아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 사람에게 웃긴데 슬픈 영화가 있으니 <개훔방>을 꼭 유료로 다운 받아서 보라고 권했습니다. 영화평을 쓸 만한 능력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영화를 본 소감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네요. 



영화를 요약해보면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가 개를 훔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는 가출을 하고, 엄마는 남매를 돌보며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아빠가 가출한 한 부모 가정인 지소, 지석이네는 집이 없습니다.   


아빠가 돌아오기 만을 기다리는 엄마는 지소가 친척집으로 가자고 떼를 써도 끝내 마다하며 미니 봉고차에서 버팁니다. 엄마가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지소는 단지 돈이 없어서 이사를 갈 수 없는 것으로만 생각하며 돈을 마련하기 위한 궁리를 합니다. 


평당 500만원하는 전원 주택 안내문을 보고 분당 근처에 있는 '평당'(?)이라는 동네에 500만원에 매물로 나온 전원 주택을 마련하기 위하여 개를 훔치는 완벽한 작전을 짜는 겁니다. 그리고 범행 대상을 특정합니다. "개를 잃어버려도 금방 다시 사지 않을 어중간한 부잣집, 들고 뛰기에 적당한 어중간한 크기"의 개를 물색하는 것이지요. 



더 이상 줄거리를 알려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영화 포스터에 보이는 세 명의 꼬마들이 아주 아주 재밌고 기발한 발상으로 영화를 끌어갑니다. 분명히 웃기는 영화인데...웃다보면 심각해집니다. 그리고 슬프집니다. 누구는 웃긴데 슬픈 영화를 '웃픈 영화'라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웃픈 영화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 여운이 길게 가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본지 10여 일이 지났는데도 자꾸만 영화 속 장면들이 떠 오릅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인데도 길게 여운이 남는 영화는 참 오랜만입니다.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아이들에겐 그냥 웃기는 영화, 재미있는 영화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들에겐, 엄마들에겐, 어른들에겐 진짜로 슬픈 영화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가장들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가상의 주인공(?)아빠에게 그리고 대부분의 엄마들은 두 아이를 데리고 집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고군분투하는 또 다른 주인공인 엄마에게 감정이입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