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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맨날 초미세먼지 마스크 쓰고 살아야 한다면?

by 이윤기 201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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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가 진행하는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받은 기념품입니다.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홍보 티셔츠와 PM 10(미세먼지)은 물론이고 PM 2.5(초미세먼지)까지 걸러주는 마스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택배 포장을 풀었더니 검정색 티셔츠 1벌, 초미세먼지 마스크 3개 그리고 그린피스에서 만든 리포트 3권이 들어있었습니다. 리포트는 자세히 읽어보지 못하고 책상 위에 올려 두었고 티셔츠는 지난 일요일 탈핵 캠페인 하는 날 한 번 입고 '캠페인' 하였네요. 


PM 2.5를 걸러주는 초미세먼지 마스크는 군대 간 아들 빼고 가족 세 명이 마스크 하나씩을 나눴는데, 마스크를 시험 착용해보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린피스에서 '초미세 먼지 캠페인'을 위하여 마스크 포장에도 신경을 썼더군요. 잿빛 포장 박스에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쏟아져 나오는 초미세먼지를 나타내는 그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포장 박스를 열어보면 3M에서 만든 초미세먼지 마스크가 들어 있습니다. 비닐 포장에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사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를 막는 용도로 만들어진 마스크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단 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 마스크를 끼고 생활해야 초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참으로 갑갑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환경오염으로 지구가 인류가 멸망에 가까운 세계를 다룬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보면 유독가스를 막기 위하여 방독면 같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영화에 나오는 마스크와 별로 다를 바 없는 3M에서 만든 산업용 마스크를 쓰고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면 얼마나 기가막힌 노릇인가요?  그런데 이런 안타까운 일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황사가 심한 날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사람들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일반 마스크로는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겠지요. 그린피스에 따르면 황사보다 더 위험한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한다고 하니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황사와 초미세먼지든, 국내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든 간에 사람들이 특수한 마스크를 쓰고 지내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참담한 것이지요. 


실제로 지난 일요일 창원에서 '탈핵 자전거 캠페인'을 진행하던 날도 하루 종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 있었습니다. 경상남도 보건환경 연구원에서 발령한 미세먼지 주의보에 따르면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더군요. 



아침 9시부터 낮 12시 조금 넘어까지 3시간 넘게 자전거를 탔는데 하루 종일 목이 칼칼하고 가래가 생기더군요. 아침 일찍 탈핵 자전거 캠페인을 하러 경남 도청 광장에 모였을 때부터 하늘이 희뿌연 것이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것을 단 번에 알아챌 수 있겠더군요. 


그린피스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곧장 폐로 흡입되기 때문에 제 목이 칼칼했던 것은 초미세먼지 탓이 아니라 황사와 미세먼지가 원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초미세먼지는 코와 목에서 걸러지지 않고 곧바로 폐로 흡입되었겠지요. 


자전거를 타면서 얼굴과 입, 코를 가려주는 버프를 하고 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초미세 먼지 주의보가 내렸는데도 자전거를 타고 다고 캠페인을 한 것이 잘못이겠지요. 오래 전부터 탈핵 캠페인을 하기로 여러 단체가 정해놓은 일정이라 변경하지 않고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기는 하였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만 해도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외출, 야외수업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고 있는 도시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나오는 그런 저주 받은 땅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