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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남한 최고의 벚꽃 길 라이딩 코스

by 이윤기 201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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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최고의 벚꽃 길 라이딩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남한 최고라고 하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그동안 함께 자전거를 탔던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이 인정해준 코스입니다. 


몇년 전부터 벚꽃이 피고 진해 군항제가 열리면 자전거로 다녀오는 라이딩 코스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4월 5일 일요일에 다녀오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비 소식이 있더군요. 1주일 동안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하였는데, 다행히 일요일에는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는다더군요. 


일요라이딩 회원들에게 공지하였지만, 흐린 날씨 탓도 있고 각자 바쁜 일들이 많아 이날 아침에는 세 명이 라이딩을 함께 하였습니다. 마산 공설운동장을 출발하여 봉암교 - 양곡 - 장복산 - 내수면연구소 - 로망스다리 - 제황산공원 - 경화역 - 안민고개 - 창원공단로 - 봉암교 - 공설운동장으로 돌아오는 약 44.4km 코스를 달렸습니다. 


올해 첫 장거리 라이딩이기도 하고 꽃구경하며 달리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주행시간만 3시간 44분, 평균속도는 11.9km였습니다. 




벚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군항제로 유명한 진해뿐만 아니라 마산, 창원, 진해 시가지는 온통 벚꽃으로 장관을 이룹니다. 아래 사진은 진해가 아니라 마산공설운동장입니다. 


진해로 벚꽃 놀이를 온 차들이 주차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산 공설운동장 대형버스 주차장 뒤편으로 벚꽃이 활짝핀 모습니다. 



여기는 마산에서 진해로 가는 길입니다. 봉암다리 건너서 창원 양곡인데요, 창원은 진해보다 벚꽃이 더 많이 떨어졌더군요. 진해보다 벚꽃이 먼저 피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공단로 가로수 벚꽃들도 이미 꽃잎이 많이 떨어졌더군요.



아래는 벚꽃 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곳으로 유명한 장복산입니다. 마산에서 장복산 터널을 지나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보통 아침에는 역광이라서 이런 사진을 찍기 어려웠는데...이날은 날씨가 흐린 덕분에 방향에 관계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장복산 조각공원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꽃놀이 나온 상춘객으로 붐비는 곳인데,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날씨마저 흐린 탓인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오래된 큰 벚나무들이 연분홍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습니다. 역시 창원보다는 진해 벚꽃이 조금 더 늦개 피는 것 같더군요. 



진해 군항제와 벚꽃 축제를 알리는 광고판 대신 통합 창원시를 알리는 대형 아치가 세워져 있습니다. 진해 시가지 초입에 '도약의 새시대 큰창원'이라고 쓴 입간판이 어색합니다. 


마창진 세 도시가 합쳐져서 창원이 되었지만, 진해 벚꽃 축제, 진해 군항제가 훨씬 익숙하고 때문입니다. 



여좌천 입구입니다. 날씨가 맑은 날은 이곳까지 차들이 줄을 서서 있는데, 흐린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붐비지는 않더군요. 자전거를 세워 놓고 사진을 찍기도 힘든 장소인데,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내수면 연구소의 벚나무들도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내수면연구소는 흐린 날이 훨씬 운치가 있더군요. 지난 몇 년 동안 비슷한 시기에 벚꽃 길 라이딩을 다녔지만 내수면 연구소가 이렇게 멋진 줄은 몰랐습니다. 



날씨가 흐린 덕분에 물밖의 풍경과 물속 풍경이 대칭을 이루는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풍경 사진은 처음 찍어보는데요.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려도 물속이 비친 풍경을 담을 수가 있더군요. 



사진가들이 왜 햇빛이 쨍쨍하는 한 낮에 풍경 사진을 찍는 일이 드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줄기가 물속에 잠긴 나무를 찍었더니 역시 물속과 물밖의 나무가 대칭을 이루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호수나 늪에서 찍은 비슷한 사진들을 많이 보았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 짐승이 뒤쫓아 가는 모습 갖지 않나요? 이미 유명한 장면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내수면 연구소의 벚꽃 나무를 찍다보니 이런 장면이 선명하게 들어오더군요. 아이들이 봤으면 공룡이라고 할 만한 풍경이었습니다. 



내수면연구소를 지나서 제황산으로 갔습니다. 비가 오는 흐린 날이었지만 군부대 개방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해군사관학교 입구에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흐린 날씨 때문인지 차를 타고 해군사관학교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더군요. 


남원로터리와 중원로터리를 돌아서 진해탑이 있는 제황산 공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제황산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는데, 가장 쉬운 코스인 진해중앙시장 옆길로 올라갔다 내려왔습니다.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제황산 진해탑 계단에서 오랜 만에 계단 타는 연습도 한 번 하였습니다. 경사가 완만한 계단인데도 한 번에 다 내려가지 못하고 중간에 두 번이나 멈췄네요. 겨울내내 자전거를 안 탔더니 서툴고 어색하더군요.



비가 오고 흐린 날인데도 경화역엔 사람들이 가득하였습니다. 자전거 라이딩을 아침 일찍 시작하였기 때문에 내수면연구소나 여좌천변을 지날 때는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는데, 경화역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10시 가까운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만았습니다. 


마침 기차가 지나가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려 기차는 거북이 걸음을 하였습니다. 기차가 지나갈 때 꽃잎이 휘날리는 그런 장면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서로를 찍는 모습이 이색적이지 않습니까? 기차 안에 탄 사람들은 기차 밖에 있는 사람과 꽃을 찍고 있고,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찍던 사람들은 기차가 가까이 지나가자 기차 안에 탄 사람을 찍게 되었습니다. 서로 카메라를 마주한 사람들이 어색하게 웃으며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더군요. 



경화역을 지나 진해방향에서 안민고개를 올라가는 길입니다. 안민고개를 올라갈 쯤엔 비가 내렸습니다. 마치 스프레이로 비를 뿌리는 것처럼 입자가 고운 빗방울이 안개처럼 내려왔습니다. 안개 때문에 구불구불한 벚꽃 길이 선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안민고개에 올라 한 숨을 돌리고 쉬고 있자니 금새 몸에 한기가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고갯 길을 올라오면서 땀을 많이 흘렸더니 금새 추위가 엄습하더군요. 잠깐 숨만 돌리고 곧장 내리막길을 내려왔습니다. 


창원 공단로에 들어섰더니 대부분 벚나무들이 절반 이상 꽃잎이 떨어졌더군요. 창원대로에도 벚꽃 길이 장관을 이룹니다만, 이미 꽃잎이 많이 떨어져서 공단로를 따라서 마산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남한 최고의 벚꽃 길 라이딩 코스는 안민고개를 내려와서 창원대로를 따라 달리는 코스였는데, 이날은 창원대로 코스를 생략하였습니다. 세 번의 오르막 구간과 세 번의 내리마 구간, 그리고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아름다운 길...이 정도면 남한 최고의 벚꽃 길 라이딩 코스로 손샌이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