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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무학산 진달래 꽃 길 산행

by 이윤기 201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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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가 장마처럼 내립니다. 3월 말부터 비가 자주 오기 시작하더니 4월이 되어서도 비오는 날이 참 많습니다. 처음엔 봄 가뭄이 심각하다하여 비오는 것이 반갑더니, 이젠 흐린 날이 많아 좀 지겹기도 합니다. 


겨울내내 자전거 타기를 쉬었기 때문에 여름에 청소년들과 자전거 국토순례를 가려면 봄부터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하는데, 올해는 4월 말에 장거리 산행을 해야 할 일이 있어 3월부터 꾸준히 등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올 봄엔 4월 첫 주에 벚꽃 길 자전거 라이딩을 다녀 온 것이 전부입니다. 


수영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달리기도 해보았지만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른 운동까지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등산을 하려면 등산 연습을 해야지 수영이나 자전거를 탄다고 해서 등산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장거리 산행을 하려면 등산 연습을 해야겠기에 지난 3월부터 등산 연습을 시작하였습니다. 첫 번째 연습은 무학산 둘레길 걷기였습니다. 서원곡 입구에서 출발하여 만날재까지 비교적 오르막이 없는 구간을 걸었습니다. 등산을 안 한지 오래되서 그런지 짧은 거리를 걸었는데도 무릅에 조금 부담이 가더군요. 





두 번째 연습은 서원곡을 따라 오르막 길 오르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서월곡 입구에서 시작하여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내친 김에 서마지기를 지나 정상까지 가고 싶음 마음도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싶어 그냥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세 번째 연습은 바람재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마침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는 때라 만날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윗바람재까지 다녀왔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진달래가 피지 않았더군요. 바람재에는 진달래 축제 비석이 있고 3월 31일이라고 씌어 있는데, 해마다 가 봐도 그 날짜에는 진달래가 제대로 피지 않는 것 같더군요. 





한 주 뒤에 갔을 때도 진달래가 활짝 피지는 않았습니다. 그날은 잔뜩 흐린 하늘을 보고 출발하였는데 일기 예보대로 늦은 오후가 되니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덕분에 꼼짝없이 비를 맞았습니다. 일회용 비옷과 우산을 챙겨갔습니다만, 장마비처럼 내리는 비를 맞으며 1시간 이상 걸었더니 속옷까지 몽땅 젖었더군요. 1시간 넘게 비를 맞으며 걸었더니 몸에 한기가 덜었습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지요. 




그 다음 산행은 서원곡을 출발하여 무한산 정상을 거쳐 만날재까지 걸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등산을 자주하지 않다보니 무학산 정상은 정말 오랜 만에 올라갔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도 정확하게 몇 년만인지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마지막으로 무학산 정산에 오른지는 꽤 여러 해가 지난 것 같습니다. 


한 달 가까이 꾸준히 연습한 덕분인지 무학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서마지기 주변에는 조금 늦은 진달래가 활짝 피었더군요. 정상 부근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오래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완월동 쪽으로 하산 할 계획이었으나 컨디션이 좋다 싶어 내친 김에 만날재까기 걷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했더니 무학산 정상까지 갈 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안개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면서 휴식을 하고 대곡산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무학산 능선 길에는 진달래가 만발하였더군요. 산의 고도에 따라 진달래가 피는 시기가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겠더군요. 산 아래쪽에는 진달래가 많이 떨어졌는데, 능선을 따라 가는 길에는 군데군데 군락을 이룬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무학산엔 벚나무도 많아 연분홍 꽃이 필 때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하얀 꽃길이 펼쳐진 것처럼 보이는데, 확실히 벚꽃은 활짝 피었다 한 꺼 번에 꽃잎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작해야 일주일 혹은 열흘이더군요. 


벚꽃에 비하면 진달래는 오랫 동안 꽃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른 봄에는 햇살이 따뜻한 곳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조금씩 조금씩 높은 곳에 있는 꽃들이 차례로 피기 때문입니다. 


3월 하순부터 한 달 가까이 무학산 여기저기로 등산 연습을 다니느라 진달래가 피는 과정을 쭉 지켜보았습니다. 처음 바람재에 갔던 날 꽃망울을 잔뜩 움츠리고 있던 진달래부터 무학산 능선 길에 활짝 핀 진달래까지 한 달 넘게 진달래를 보면서 산행을 다닌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