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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아이폰도 멈춘 무더위 뚫고 120km 라이딩 성공

by 이윤기 2015.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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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⑥ 안동대학교에서 충북 괴산까지 120km라이딩


자전거 국토순례 라이딩 다섯 째 날은 안동대학교를 출발하여 괴산청소년수련관까지 약120km를 달리는 일정이었습니다. 안동대학교 기숙사에서 괴산청소년수련관까지 가는 다섯 째 날은 일주일(7일) 일정 중에 라이딩 거리가 가장 긴 날이었습니다.


하루 만에 120km를 달려야 하는 최장거리 라이딩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출발하였습니다. 최대한 출발 시간을 늦추지 않기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나서 배낭을 꾸려 트럭에 싣고 자전거를 출발 대형으로 준비해놓고 아침밥을 먹은 후에 곧바로 출발하였습니다. 


안동대학을 출발하여 점심 전까지만 무려 70km를 달렸습니다. 아침 8시 30분 안동대학을 출발하여 안동과학대학 – 예천진호국제양궁장 – 새동산 휴게소를 거쳐 문경시 호서남초등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라이딩과 휴식 시간을 합쳐서 4시간 30분이 걸린 셈입니다. 




GPS에 기록된 라이딩 시간은 3시간 45분, 평속 18.4km를 기록하였습니다. 전날까지 하루 평속 15.3km, 15.2km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평균 속도가 무려 3km 이상 빨라진 것입니다. 원래 진행팀이 예상한 문경 도착 예정 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었는데, 예상 시간을 30분이나 단축하였습니다. 


안동대학교에서 문경까지 구간은 비교적 평지가 많았고, 긴 오르막이나 가파른 오르막이 없었기 때문에 전날까지에 비하면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린다는 것을 속도계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겠더군요. 대부분의 구간이 왕복 4차선 도로였기 때문에 가장자리 차선을 차지하고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만 70km...그래봤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된 점심 전까지 문경에 도착하면 ‘기적’이라고 이야기 하였는데, 점심 전까지만 70km를 주파한 작은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제 11회까지 진행된 국토순례 기간 동안에도 반나절만에 70km를 달렸던 때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알아 줄 만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기적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였습니다. 



문경 호서남초등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문경YMCA 김종심 이사장과 안효영 문경시 부시장을 비롯한 세계군인체육대회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단 환경 행사’와 ‘세계 군인체육대회 홍보 행사’를 10여 분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문경시에서는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단 청소년들에게 ‘세계 군인체육대회’를 홍보하는 스카프를 선물하였습니다. YMCA 청소년자전거 국토순례단은  '세계 군인체육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문경 시내 일원을 한바퀴 일주하는  기념 라이딩을 하고 괴산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2015년 10월에 개최되는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세계 4대 체육행사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국군체육부대가 있는 문경에서 세계적인 체육대회가 개최되는데,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혹은 유니버아드 대회처럼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경상북도의 작은 도시 문경에서 세계 군인체육대회가 개최된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문경을 출발하면서부터 오전 라이딩의 기적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문경에서 괴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4대강 종주 길인 이화령 고개를 넘거나 아니면 이화령 터널을 지나야 합니다. 해발 90미터인 문경 시내에서 출발하여 해발 326미터 이화령 터널까지 길고 꾸준한 오르막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이화령터널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적석1터널과 적석 2터널을 지나기 위해서는 모두 긴 오르막 구간을 올라야 했습니다. 이화령 터널을 지난 후 적석 1터널 입구까지 가는 긴 오르막 구간만 4km를 달려야 했기 때문에 체력이 완전히 소진되고 말았습니다. 


이화령, 적석 터널에서 오전 기적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긴장되고 힘들었던 라이딩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문경과 괴산지역 경찰에서 차량과 도로를 잘 통제해주었기 때문에 안전한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화령터널(시루봉 아래), 적석1터널(악휘봉 아래), 적석2터널을 지날 때는 터널내 차량 진입을 막고 자전거 탄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습니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탓도 있었겠지만, 이화령터널, 적석 1, 2터널을 지나는 운전자분들도 자전거가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양보해주었습니다. 화물차 운전자 중에는 “빠방빠 빵빵’하고 응원하는 크락션 울려주는 분들오 있었습니다. 



이화령 터널을 통과하는 오후 5시를 지나면서부터는 전체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후미로 뒤처지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전체의 평균 속도는 높아졌지만 그 만큼 체력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아진 것이지요. 자전거 정비차인 5톤 트럭에는 라이딩을 포기한 아이들 자전거가 꽉 차서 더 이상 자전거를 실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고 말았습니다. 


오전에 70km를 달렸지만 오후 라이딩 속도가 떨어지면서 목적지 도착시간은 계획을 완전히 빗나가 버렸습니다. 오후 6시에 괴산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1시간 30분이나 늦어진 7시 30분에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70km를 달리는 동안 체력이 소진되었기 때문에 오후 라이딩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졌고 결국 하루 평속은 전날보다 1km 남짓 빨라졌을 뿐입니다. 오르막 구간만 아이들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일 폭염 경보가 내리는 더위도 한 몫을 하였습니다. 



아이폰도 멈추게 한 한여름 ‘무더위’


부산을 출발하여 서울 광화문까지 가는 자전거 라이딩 기록을 아이폰 GPS를 통해 기록하고 있는데, 이날 낮에 아이폰이 멈춰버렸습니다. 한 낮 기온이 최고로 높아진 오후 2시쯤 “고온으로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모든 어플이 꺼져버렸습니다. 


부산을 출발하면서부터 매일매일 GPS로 라이딩 기록을 저장하였지만, 더위 때문에 아이폰이 작동을 멈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올해만 처음인 것이 아니라 지난 3~4년 동안 자전거 국토순례를 아이폰 GPS로 기록하는 동안에도 처음이고, 4~5년 전부터 아이폰을 사용했지만 고온으로 작동이 멈추는 것은 처음 경험하였습니다. 


기상청이 측정한 기온이 얼마나 높았는지 모르지만 ‘아이폰 작동이 멈출 만큼 기록적인 더위였던 것입니다. 아이폰 GPS가 멈춰버리는 바람에 다섯 째날 GPS 라이딩 기록 일부가 날아가 버렸습니다. 



다른 날보다 훨씬 늦게 숙소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300여명 씻고 밥 먹고 하는 동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저녁 프로그램을 생략하고 간식으로 피자를 나눠 먹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300여명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뭘 먹어도 한 번에 300개 이상씩 먹어치웁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뚫고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매일 한 명이 10 ~ 12병의 수돗물을 마시는데, 1인당 10병만 잡아도 하루 3000병이 넘는 마시게 되는 것이지요. 


그 중에 압권은 역시 저녁 간식이었던 피자였습니다. 괴산군청소년수련관으로 피자 110판이 배달었습니다. 300명이 피자 110판을 먹어치우는데 불과 3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메뚜기떼가 지나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하는데, 자전거 타는 아이들도 메뚜기처럼 남김없이 먹어 버리더군요. 


하루 120km를 달려야 하는 빠듯한 계획이었지만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하였습니다. 오전에 일어난 기적이 오후의 지루하고 긴 오르막 구간을 만나 물거품이 되었지만, 7시간 동안 120km 완주를 안전하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안동을 출발하여 문경까지 오전에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리다가 오후에는 방향을 틀어 괴산까지 북서쪽으로 달렸습니다. 괴산청소년수련관을 10km 앞두고 34번국도를 달리는 동안 해는 서쪽하는로 늬엿늬엿 떨어지고 라이더들의 패달링을 재촉하였습니다. 


불과 나흘 만에 아이들의 라이딩 실력은 일취월장하였습니다. 첫날 부산 - 울산 구간 50km를 달린 것에 비하면 불과 나흘만에 두 배가 넘는 120km를 주파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동안 120km 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스스로 반신반의 하던 아이들은 완주의 기쁨도 두 배 컸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