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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김태호 총선 불출마...어차피 손해 없는 장사

by 이윤기 2015.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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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여 언론의 주목을 한껏 받았던 새누리당 김태호 국회의원이 하루 만에 대권도전을 언급하였다고 합니다.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덕분에 김태호 의원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면을 받았고, 많은 언론들의 "그의 불출마 의도'를 추정하는 분석기사들을 앞다퉈 내보냈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신문에서는 김태호 입각설, 총선 낙선 가능성 등을 불출마의 배경 중 하나라고 추정하였더군요. 하지만 내각 입각설에 대해서는 기사에서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내다보았고, 심지어 입각하는 순간 정치생명이 끝날 일이라는 인용보도도 하였더군요. 


여러 분석이 있지만, 제가 짐작하는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내년 총선에 김해을에서 출마하여 당선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심지어 새누리당 공천조차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약삭빠르고 영악한 정치인 김태호의 선택


2014년 지방 선거 이후 정치적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위원장이 김해에서 활발한 지역 활동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실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특히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여 홍준표 도지사와 대결하여 비록 낙마하였지만, 자력으로 매우 의미있는 득표를 하여 경남 지역에서 야권의 차세대 주자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공천 탈락 가능성을 언급하는 분들은 지역구 관리 실패로 악화된 지역여론, 김해지역의 많은 도전자 그리고 최고위원 당선 후에 보여준 '돈키호테' 발언 등을 언급합니다. 예컨대 최근 들어 보여준 여러가지 정치적 패착을 만회하기 위해서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이런 여러가지 정황들을 종합하여 호사가들은 이미 김경수 위원장과 김태호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맞붙으면, 김경수 위원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많이 내놓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태호 의원으로서는 당성 가능성이 낮은 내년 총선 출마보다는 '권력을 내려놓은 참신한 정치인'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였을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경남도지사 3선을 내려놓은 대신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 받았던 경험도 있지요. 


이미 지난 18대 대선 당시에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가한 경험이 있으니, 이런저런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는 국회의원이 아닌 자신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실한 차기주자 없는 새누리당... 새로운 길 열릴 수도


실제로 새누리당은 이명박, 박근혜 때처럼 확실한 차기 대권 후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대선 주자로 언급 되는 정치인들 중에는 대어급이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향후 정국 방향에 따라 누구라도 대선 후보로 급부상 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임기 절반을 넘긴 박근혜는 점점 인기 없는 정치인이 될 것이고, 그 주변에 얼쩡이는 것 보다는 젊고 참신한 이미지로 새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판단을 하였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겁니다. 그 자신도 입각 가능성을 추호도 없다고 하였더군요.(불러주지도 않겠지요 ㅋㅋ)


아니 어쩌면 다음 대선 시기에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유산으로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총선 불출마 덕분에 앞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면, 선긋기를 하기에 가장 유리한 정치인이 될 수 있겠지요.


한편, 김태호 의원은 지난 3일에 낸년 총선 불출마 다음 날 곧바로 지역구 행사에서 "40대 대통령을 언급"하였다고 하더군요. 누가봐도 충분히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을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일이지요. 


당선이 불확실한 총선에 출마하는 리스크는 없애고, 빠르면 차기 혹은 차차기까지 내다보면서 젊고 참신한 대선 주자 이미지 만들기에 전념하는 길을 일찌감치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년 총선 출마를 포기하였으니 백의종군하는 그에게 다른 정치인이 견제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김태호 의원은 참 '영악한 정치인'입니다. 이런 영악함으로 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 재선, 총리후보, 국회의원 재선까지 이르는 정치적 줄타기에 성공해 온 것이지요. 비록 혹은 다행히 총리 자리는 낙마하였지만 누가 봐도 거창보다 불리한 김해에 출마하여 당선됨으로써 국회의원으로 재기하여 단단한 정치적 입지를 굳혔지요. 


젊지만 약삭빠른 정치인 김태호는 이제 또 한 번 영악한 정치적 후퇴를 시도한 것이라고 봅니다. 과정과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그는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