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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이용득 막말? 들어보니 틀린 말 없는데...

by 이윤기 2015.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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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중국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가 재수(?)없게 종편 방송을 시청하였습니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으니 평소에 종편 방송을 시청할 일이 없고, 덕분에 비교적 정신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었는데, 식당에서 우연히 종편 방송을 보았는데 울화가 치밀더군요.  


아마 이날 아침 새정치민주연합 이용득 최고위원이 당내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하여 쓴소리를 한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종편에서는 '막말파문'이라고 작명을 해놓고 공격을 해대더군요. 사실 야권은 '막말파문'에 크게 무너진 정치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동영 전 대선후보가 '노인 폄하' 발언 파문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맞았고, 어떨결에 국회의원 후보가 되었던 김용민 전 국회의원 후보 역시 '막말논란'에 휩싸여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둘다 언론의 뻥튀기로 확장되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증폭되어버렸지요. 아주 최근에는 정청래 의원도 당내 인사들끼리 이른바 '막말파문'에 휩싸여 징계까지 받았습니다. 


이래저래 야당 인사들은 말 실수 한 번으로 치명상(?)을 입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상대적으로 여당 대표인 김무성이나 박근혜의 막말은 결코 파문으로 확산되거나 증폭되는 일이 없지요. 참으로 기가막힐 노릇이지요. 


저녁 식사를 하면서 종편 방송을 보고 있자니 "이용득 위원이 결혼, 출산 안 해봐서 앞뒤 안맞는 소리"한다고 '막말'(?)을 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더군요. 밥 먹으면서 함께 있는 동료들과 "아니 저게 왜 막말이야? 사실을 사실대로 말했는데... 막말이라고 저 난리를 치냐?" 하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여러 언론들이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가르치면서" 막말파문을 확산, 증폭시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더군요. 인터넷으로 검색되는 뉴스를 몇 개 클릭해서 읽어보았습니다만, 발언의 전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대부분 이용득 최고위원의 발언 중에서 "결혼을 안 해봤고, 출산을 안 해봤고, 애를 안 키워봤고, 또 이력서 한번 한 써봤고, 자신이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가정을 한번 꾸려 보지 못한 그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하는 이 부분만 집중적으로 인용해서 '막말파문'이라고 침소봉대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몇 번 더 검색을 해서 발언전문을 찾았습니다. 아마 '이용득 막말파문'이라는 기사를 읽은 분들 대부분은 이용득 최고위원의 발언 전문을 읽어 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 그의 발언 전문을 옮겨 봅니다. 


그는 발언을 시작하면서 당내 문제를 얘기하면 기사를 크게 다루는 언론들이 노동, 출산 이런 사회문제를 얘기하면 보도를 안 한다는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당내 문제가 아닌데도 대통령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바람에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 뉴스 검색을 해보니 새누리당에서는 "상습 막말 이용득을 출당조치 하라"고 공세를 높였더군요. 새누리당에서는 이용득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 개인에 대한 모독을 넘어 미혼, 미취업 여성을 ‘덜된 인간’으로 보는 극혐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 개탄스럽다”고 주장하였더군요. 


그런데 저는 이용득 최고위원의 발언 전문을 다시 읽어봐도 미혼, 미취업 여성을 덜된 인간으로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발언 전문을 보면 "결혼 안 해보고, 출산 안 해보고, 애 안 키워보고, 이력서 한 번 안 써보고, 자기가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가정 한 번 꾸려 보지 못한" 사람들을 덜된 인간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말을 보면 "그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교육받고 양육된 사람이면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보통 사람들, 일반 국민들, 청년들이 돈을 벌어서 결혼하고 출산하고 이런 인간사회의 성장과정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컨대 결혼, 출산, 취업 경험이 없어도 "제대로 교육받고 양육된 사람이면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용득 최고위원이 겨냥한 한 사람을 빼고는 아무도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더군다나 미혼, 미취업 여성을 싸잡아 덜된 인간으로 폄하하는 발언은 한 구절도 없습니다. 결혼, 출산, 육아, 취업 경험이 없어도 제대로 교육받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지금 대통령처럼 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 하였을 뿐입니다. 


제가 보기엔 암만봐도 모두 딱 들어 맞는 말이지 '막말'은 없습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한 것도 없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거나 있는 사실을 더 부풀려서 이야기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암만 다시 읽어봐도 '막말'은 없습니다. 다만 정상적으로 교육 받고 양육된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벌이는 대통령을 정확히 지적 하였을 뿐입니다. 




2015년 12월 11일, 이용득 최고위원 발언 전문


제가 당내 문제를 얘기하면 아마 기사가 크게 다뤄질 것이다. 그러나 노동, 출산, 이런 사회문제를 얘기하면 기사가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인데 그동안 대통령에게 여러 가지 얘기를 했지만 변화되는 것은 전혀 없고 계속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 상황이어서 긴 얘기는 안하겠다.


우리가 결혼을 안 해봤고, 출산을 안 해봤고, 애를 안 키워봤고, 또 이력서 한번 한 써봤고, 자신이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가정을 한번 꾸려보지 못한 그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교육받고 양육된 사람이면 그리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보통 사람들, 일반 국민들, 청년들이 돈을 벌어서 결혼하고 출산하고 이런 인간사회의 성장과정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어찌된 것인지 출산이나 제대로 알고 하시는 말씀인 것인지 보욱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안된다고 하면서 신혼부부에게는 10만 채가 넘는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고 도대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다. 출산을 지키기 위해서 노동개혁을 한다고 하니까 속된 표현으로 동물이 웃을 얘기이다. 아무리 모른다고 하고 경험을 안 해봤다 해도 가슴이 따뜻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밑에서 적어 주는 것을 매일 되뇌고 자기감정 섞어서 남의 탓이나 돌리고 야단이나 치다 보니까 자기가 어제 무슨 얘기 했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공약하나 이행되는 것이 없고 말 바꾸기 수시로 바꾸어대고 10년 전에 했던 얘기 5년 전에 했던 얘기 다 다르게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아무리 이렇다고 하더라도 우리사회가 점점 더 발전돼가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사람의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한국사회가 얼마나 많이 국가적 손실을 가져오는가 하는 점을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다. 


한상균 위원장이 적용되는 법이 집시법, 도로교통법, 해산명령불이행 이런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흉악한 강도 살인 이런 것보다 더 무려 7천명이나 되는 경찰병력을 동원해서 낚아채고 사회적 저해 인물로 도배질을 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하는 것을 보면 우리사회가 정말 아직 멀었다하는 이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아무리 결혼 안 해보고, 노동 안 해보고, 이력서 한번 안 써본 대통령이지만, 밑에서 써준 글만 읽어대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가슴이 있는 그들을 이해할 줄 아는 그런 착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우리 사회가 이제는 정말 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 가슴이 따뜻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선 명제로 대두되어야 한다는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