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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회장 선거는 입만 뻥긋해도 선거법 위반?


지난 연말에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한 김순재 후보에 관해 쓴 글 3편 중에 1편이 선거법 위반으로 블라인드 처리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어제는 추가로 2편의 글이 더 블라인드 처리 되었습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김순재 후보에 관해 쓴 글은 모두 블라인드처리 된 것입니다. 


페이스북을 보니 제가 쓴 글 뿐만 아니라 김훤주 기자가 쓴 글도 블라인드처리가 되었더군요. 선관위에 전화를 했다가 '선거법 위반'이 명백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확인해보니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선거에 출마한 김순재 후보에 관한 글을 쓴 몇몇 블로그들의 글도 모두 삭제 당했더군요. 


어제 아침 다음 클린센터에서 두 번째로 받은 메일에도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제 29조(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제 1항에 따라 삭제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이의신청'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던 차에 중앙선관위의 담당자에서 전화가 걸려왔더군요. 




중앙선관위 사이버범죄대응센터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부서에 근무하시는 선관위 직원이 전날 제가 보낸 메일을 보고 전화를 했다고 하더군요.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다음카카오를 통해 블라인드 처리를 하였다는 통보를 다시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 29조를 읽어보았는데, 그 규정은 후보자에 관한 내용 뿐이었다"고 하면서 "제가 왜 이 법의 적용대상이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 24조, 29조, 66조 위반


그랬더니 같은 법률의 다른 조항들을 확인해보라고 하였습니다. 예컨대 동법 제 24조에는 "후보자가 제 25조부터 제 30조의2까지의 규저엥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어떠한 방법으로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일반 선거와 달리 농협 중앙회장 선거는 배우자와 직계 가족은 물론이고 농협조합원들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후보자 본인 이외에는 누구도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되도록 되어 있다는 겁니다. 중앙 선관위 직원에게 듣는 이야기였지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전화를 끊고 바로 법률을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로[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는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어떤 방법으로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딱 적혀 있었습니다. 


전화를 끊기 전에 중앙선관위 직원에게 "그런 법이 있다고 치더라도 내가 쓴 글이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미 대법원 판례까지 나와 있으니 블로그에 김순재 후보에 관해 쓴 글은 명백하게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하였습니다. 


같은 법 제 29조 뿐만 아니라 제 24조와 제 66조도 자세히 살펴보라고 하더군요. 법률 검색을 해보니 66조는 처벌에 관한 조항이더군요.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아래에 열거된 행위를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조항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제 29조를 위반하여 위탁단체가 아닌 자가 개설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한 자"도 처벌대상이었습니다. 중앙선관위 직원이 말한대로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은 위탁단체인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홈페지가 아니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고, 또 후보자가 아닌자가 선거와 관련된 글을 썼으니 역시 선거법 위반이었습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김훤주 기자가 페이스북에 지적한 대로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를 하도록 선거법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6명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딱 6명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6명을 제외한 사람은 누구도 인터넷에다가 6명에 중에 누가 좋다, 누가 나쁘다고 글을 쓰면 모두 선거법 위반행위가 된다는 것입니다. 일반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230만 명이나 되는 농협조합원들도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인터넷을 통해 밝힐 수 없고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역시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농협조합장선거가 얼마나 밀실 선거인지, 투표권자 숫자가 전체 조합장 숫자의 1/4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밀실선거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농협중앙회장선거더군요.


선거 끝나도 선거법 위반인가?


다음 클린센터의 메일을 받았을 때만해도 정식으로 이의신청서를 접수해서 블라인드 처리된 글들을 원상회복 시켜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는데, 중앙선관위 직원의 전화를 받고 관련 법률을 살펴보고나니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관련된 글은 언제도 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김순재 후보가 선거에 출마하기 훨씬 전에 혹은 출마를 결심도 하기 전에 쓴 글도 선거법 위반이냐 하는 문제가 남고, 농협 중앙회장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 글을 공개할 수 없는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은 것입니다. 


저는 제가 쓴 글을 지키고 싶기 때문에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블라인드 처리된 글이라 비공개 처리 하더라도 '삭제' 까지 당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1월 12일 선거가 끝난 후에는 블라인드처리를 풀어달라고 이의신청을 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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