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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물에 빠진 사람 건질 땐 국적을 묻지 않는다.

by 이윤기 2009.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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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연고도 없는, 이역만리 몽골 아이를 돕는 이유

매년 연말에 몽골에서 사는 딸(?) 아이가  연하장을 보내옵니다. 우리끼리만 딸이라고 부르는 '나무투야'는 아들만 둘인 저희 가족들이 월드비젼을 통해서 인연을 맺은 결연 아동입니다. 그렇지만, '인연'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이 아이와 저희 가족이 맺어진 것도 보통 인연은 아닙니다.


아마, 김혜자씨, 한비야씨가 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무투야'를 후원하는 일도 없었을 것 입니다. 저는 책을 통해, 그리고 책을 쓴 지은이들을 통해 여러 가지 삶의 지혜를 배우는데 익숙합니다.  2006년 YMCA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은 김혜자씨의 '꽃으로도 때리지말라'와 한비야씨가 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같은 책을 읽고 월드비전 해외아동 결연사업에 참여하기로 하였답니다.

가족회의를 열고 아이들도 용돈에서 후원금의 일부를 부담하기로 의논하였지만, 매달 아이들 용돈에서 일부를 부담하게 하는 일이 번거로워 지금은 그냥 저희 가족의 생활비 통장에서 후원금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해외아동을 후원하는 저희 가족들 이야기를 듣고는 꼭 한 마디씩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북한 동포들은 또 얼마나 힘든데... 하필 몽골 아이까지 도울려고 하세요. "

사실 대놓고 말을 못할 때가 많지만, 저는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의 가난한 이웃이나 북한 동포를 돕는데 자신이 가진 것을 얼마나 내놓는지 궁금합니다.  좀 만만한 분이라면, 대놓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자신있게 대답하는 분들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냥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혜자씨, 한비야씨가 쓴 책을 읽으며 그냥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할지라도 세상의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질 때, 그가 우리나라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 혹은 몽골 사람인지를 따질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그가 누구이던지 먼저 본 사람이 손을 내밀어 건져주어야 하는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몽골에 사는 '나무투야'가 월드비전 자원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보내 온 연하장입니다. 해가 갈 수록 연하장 인쇄가 선명해지는 걸 보면, 몽골의 사정이 조금씩 낳아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무투야' 그림 솜씨도 매년 좋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과 인연을 맺고 다섯 살 때 처음 보내온 연하장 그림이 해가 바뀔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올 해 나무투야는 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아래 연하장 표지에 나오는 아이들은 '월드비전'의 모델로 뽑힌 예쁜 아이들이구요. 맨 아래 사진에 있는 아이가 저희 가족과 인연을 맺은 '나무투야'입니다.



▼ 몽골에 사는 딸(?) 아이가 보내 온 연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