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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도둑맞지 않는, 저위험 저수익 직업으로 살기

[서평] 이토 히로시가 쓴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어떤 시인은 인생을 '소풍'에 비유하였습니다. 여러 종교들이 사후세계 혹은 윤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딱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허무함을 위로하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딱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평범한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면서도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살고, 어떤 사람은 늘 새로운 삶에 도전하면서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삶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한 번 뿐인 인생을 사는 것이니 적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세상 '소풍'을 마치는 날 덜 후회하게 되겠지요.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를 쓴 이토 히로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려면 많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작은 자본으로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재미나게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개척합니다.


그가 작고 소박한 생업을 찾아 나선 것은 "건강을 해치지 않고도 그럭저럭 즐겁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입니다. 앞 문장을 읽으면서 짐작하시겠지만 대학원 졸업 이후 벤처기업에 다니면서 건강을 잃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기 시작하였더군요. 


그가 말하는 생업이란 "대단한 기획, 특별한 재능 없이 소규모 자본만으로도 가능한 생활 밀착형 일"을 말합니다. 일본이나 한국 모두 일터를 찾아 나선 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 절망하고 좌절하는 현실에 빗대어 보면 이토 히로시의 삶은 유쾌해 보입니다. 


평생 직장 아니면 어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 있는데...


한 세대 전의 중장년들이 보기엔 그의 삶이 제대로 된 직장이 없는 매우 불안정한 생활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약 5년 동안 "여행, 제빵, 웨딩, 임대, 숙박, 판매, 목공에 관련된 크고 작은 일을 벌여, 이를 게릴라식으로 운영하면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현재 셰어오피스 '스튜디오4'와 집 한 채를 전부 임대하는 교토의 숙소 '고킨엔'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몽골진짜배기 생활체험 투어', 시골에서 장작가마로 굽는 빵가게 열기의 기획 운영, 산골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생화 장식 '하나아미'의 판매를 돕고 있다." (본문 중에서)


아울러 보통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세미프로패셔널 목수 집단 '전국마루깔기협회'와 콘크리트 담을 헤머로 직접 해체하는 '콘크리트블록 담 해머해체협회'와 같은 생업식 길드 단체 설립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는군요. 정말 특이한 삶의 이력을 새겨나가고 있지요.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전략적인 사고를 하고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살면서 만나 온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다보니 지금처럼 여러 일에 관여하게 되었고, 여러 일에 걸쳐 있어 생계도 자연스럽게 꾸려나간다고 합니다. 


저자는 생업을 일컬어 '삶과 일이 합쳐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생업은 일을 하면서 즐거워야 하기 때문에 그냥 노동과는 다를 뿐만 아니라 생업의 목표는 인생을 충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생업을 통해서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일에 매달려서 사는 삶으로는 인생을 도둑맞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따라서 일에 매달리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급력을 높이라고 합니다.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 갖고 싶은 것을 스스로 만드는 궁리를 하다보면 자급력이 생깁니다. 그 가운데 괜찮은 기술을 발견하거나 익히게 되면 '생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급력을 기반으로 하는 저위험, 저수익 사업


이토 히로시가 남들과 다른 삶을 살면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왜 꼭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독자들에게도 같은 질문과 자신이 경험한 다른 답을 소개합니다. 학교를 졸업하면 회사에 들어가서 끊임없이 경쟁하는 삶을 선택하는 대신에 "일이자 생활이기도 하고 놀이가 될 수 있는 생업" 찾기에 도전해보라는 것이지요.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에는 그가 경험했던 흥미로운 체험들, 발상을 바꾸면 나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작은 사례 한 가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콘크리트 블록으로 쌓은 담이 낡아서 칙칙해 보일 때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네 당연히 철거전문 업체에 연락을 하겠지요.


하지만 이토 히로시는 다른 선택을 합니다. 트위터를 통해 직접 해머로 콘크리트 담을 부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통쾌하게 벽을 부수는 경험을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다음 단계가 중요한데요. 담 하나를 부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콘크리트 블록 담 부수기를 일거리로 하는 '전국 콘크리트 담 해머해체협회'를 조직하더군요. 


보기에 따라서는 엉뚱한 시도 정도로 치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책을 읽다보면 '소비'를 부추기는 현대사회와 자본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른바 틈새를 찾아서 초기투자 비용을 줄이지 않고 자기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신선합니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중장년들에게도 새로운 삶을 출발하는데 길잡이로 삼을 만한 아이디어들이 가득합니다. 


은퇴 이후의 인생 2막 준비에도 참고 될 듯


섣불리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어 위험하고 불안한 자영업자가 되지 않으려면 '생업'을 찾아가는 이 책의 사례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고위험, 고수익을 시도하다가 고위험, 저수익으로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데, 저자는 "저위험, 저수익 모델로 경쟁사회에서 가늘고 길게 살아남는 법"을 역설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은퇴 이후 노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저위험, 저수익 모델로 가늘고 길게 살아남는 법"을 익히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경험없이 섣불리 자영업자로 나서지 말고 생활 속에서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아 작은 일이지만 하나하나 나만의 사업으로 만들어 나가는 '생업'에서부터 출발해보라는 것이지요. 


이 책에는 생업을 찾는 방법부터 생업을 자신만의 저위험, 저수익 사업으로 확장시켜나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단계와 원칙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회사에 취직해야 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저위험, 저수익으로 '인생을 도둑맞지 않고 사는 법'을 찾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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