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콜콜

세상에는 게으른 꿀벌도 있다.

by 이윤기 2009. 4. 10.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벌이 없으면 식량도 없다. 벌은 인류 생존을 위하여 반드시 있어야 할 생물이라고도 합니다. 로완 제이콥슨이 쓴 <꿀벌없는 세상, 결실없는 가을>에는 벌이 없으면 농업도 식량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인슈타인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꿀벌이 사라진다면 4년 안에 인류도 멸종할 것이다.”


세계 환경단체인 어스워치Earth Watch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대체 불가능한 생물 5종 가운데 벌이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한다고 하였답니다. 나머지는 플랑크톤, 박쥐, 균, 영장류순 이더군요.


한편, 보통 꿀벌, 개미 등은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곤충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또 다른 책을 보다가 세상에는 게으른 꿀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꿀벌도 나라에 따라, 조금 더 정확하게는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꿀벌이 부지런하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계절의 변화가 큰 나라에서나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꿀벌도 나라(자연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해 실패한 사례입니다.


베트남 전투에 참전했던 한 양봉업자 아들이 군에서 제대하면서 베트남에서 양봉으로 돈을 벌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베트남 벌들은 꿀을 따는 노력을 하지 않아 꿀을 모으는 양이 매우 적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한국 벌을 가져오면 베트남은 사시사철 꽃이 피니 한국보다 몇 배 더 많은 꿀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대로 한국에서 가져온 벌들이 베트남 벌보다 훨씬 더 많은 꿀을 모아 금세 큰 부자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자 수확량이 점점 줄어들더니 6개월쯤 뒤에는 그곳 벌처럼 꿀을 모으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일년내내 꽃이 피니 꿀을 모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책, 116쪽)

정철화가 쓴 <아니면, 뒤집어라>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꿀벌은 개미와 함께 부지런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곤충입니다. 꿀벌에게서 부지런함을 배우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지요. 그런데, 이 꿀벌 조차도 부지런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나면 더 이상 부지런하게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지런히 꿀을 모으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환경이 꿀벌을 부지런한 곤충으로 살아가게 한 것이지요. 나라마다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과 조건이 다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관습 조차도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 90% 이상이 카톨릭 신자인 폴란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공동묘지에 가까울수록 집값이 비싸다. 미국에서는 나중에 태아난 쌍둥이가 형이고 처음 나온 아이가 동생이다. 

우리가 흔히 재론의 여지 없는 '상식'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일들이 나라와 풍습에 따라서 전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부지런하지 않은 꿀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