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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서비스 좋아졌다면서 시내버스 왜 안 탈까?

by 이윤기 2018.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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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서비스, 불만족-매우 불만족 합쳐도 15.5%에 불과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경남도민들에게 '시내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해봤더니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체로 만족하는 도민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박영민)가 지난 9월 도민 14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상남도 시내버스 이용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결과 매우만족 또는 만족한다는 응답 35.0%(514명),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15.5%(229명)로 조사되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9.4%(726명)는 시내버스 서비스가 보통이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시내버스 서비스가 보통 이상이라고 응답한 경우를 모두 합하면 84.4%이고,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은 15.5%입니다. 




경남소협은이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운전기사 4개 문항, 차량시설 6개문항, 정류소 시설 3개문항, 안내체계 3개문항, 운행실태 4개문항, 안전운행 5개 문항, 접근성 3개문항, 대중교통체계 4개문항, 환승 및 요금 3개문항, 시행정 5개문항을 조사하였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5점 척도로 환산(매우 만족 5점, 만족 4점, 보통 3점, 불만족 2점, 매우 불만족 1점)하여 영역별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차량 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3.5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타 지역과 비교하였을 때 만족도가 2.99로 가장 낮게 나왔습니다. 


만족도가 높은 순서로 살펴보면, 차량시설 종합 만족도 3.5, 안내체계 종합 만족도 3.38 환승제도 종합 만족도 3.36, 접근성 종합 만족도와 운전기사 종합 만족도가 각 3.35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만족도가 가장 낮은 항목은 정류장 시설인데, 정류장의 의장 등 대기시설, 조명 상태 등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전반적으로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데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였을 때 경남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서비스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경상남도와 도내 시군에서 시내버스 서비스를 높이기 위하여 BIS시스템을 도입하고, 스마트폰 앱을 보급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결과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창원시, 시내버스 수송분담율 최근 3년간 제자리 걸음


하지만, 문제는 시내버스 서비스가 개선되는데도 불구하고 시내버스 이용승객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창원시의 경우 2014~2016년까지 시내버서의 수송 분담율은 27.3~27.6%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고, 환승제도를 비롯한 여러가지 서비스를 개선하였지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내버스 서비스가 좋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시내버스가 승용차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제가 일하는 마산회원구 마산YMCA 사무실에서 경남도청까지는 승용차로 30분 이면 충분히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아무리 환승 시스템을 잘 이용해도 1시간은 훨씬 넘게 걸립니다. 


시내버스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져도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승용차보다 2배 이상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데도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시내버스는 승용차를 타고다니기 어려운 경제적인 약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버스 승객 늘이려면...승용차만큼 빨라야 한다


대중교통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의 수송분담율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높여야 하는데, 방법은 하나 뿐입니다. 시내버스를 타도 승용차와 비슷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거나 혹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획기적인 대중교통 우선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시내버스 중앙 전용차로제를 도입하여 승용차가 다니는 길이 막히더라도 버스는 막힘없이 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제 더 이상 시내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으로는 승객을 늘일 수 없습니다. 버스 회사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도 에너지 절약과 미세먼지 그리고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시내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도시철도에 준하는 획기적인 전면적인 버스전용차로제나 BRT시스템을 도입하여야 시내버스 승객이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경수 도지사와 허성무 시장으로부터 획기적인 대중교통 정책이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