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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자전거1]마산에서 임진각까지 620km를 자전거로 달린다

by 이윤기 200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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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였고, '국이랑 영아'란 두 친구는 함께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한다더군요.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자전거로 중국대륙을 빠짐없이 돌아다닌다고 하구요. 또 자전거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국내여행을 하기도 하고, 휴가를 떠나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모임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전거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한 가지!그건 바로 이 사람들이 대부분 성능 좋은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십 만 원은 기본이고, 수백 만 원하는 자전거들도 많았습니다. 미국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 분은 자전거에 달고 다니는 트레일러 값만 해도 웬만한 자전거 값은 된다더군요.

저희는 한 대에 십만 원하는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단에 나섰습니다.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모인 50명의 청소년들이 동네 자전거 점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골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냥 보통 자전거를 타고 마산에서 임진각까지 620km를 달립니다.

청소년평화종주단원들이 타고 갈 자전거를 납품해준 자전거 회사 직원 말로는 자전거동호회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랑 비교하면, 두 배 혹은 세 배는 힘들 거라고 하더군요. "비싼 자전거랑 우리가 타는 자전거랑 뭐가 달라요"하고 물었더니 그렇게 말해주었다.
 
"선생님 경차랑 고급차랑 뭐가 다른지 아시지요? 그거랑 똑같아요. 액셀러레이터 밟으면 차가 쭉쭉 나가죠? 자전거도 마찬가지에요? 똑같은 힘으로 페달을 밟으면, 그냥 쭉쭉 나가거든요. 이 자전거 타고 임진각까지 가면, 비싼 자전거 타고 백두산까지 가는 거랑 비슷하게 힘들 거예요."

8월 6일부터 12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전국에서 모인 51명의 청소년들이 통일의 염원을 안고 자전거를 타고 통일을 향해 달립니다. 이들이 타고달리는 자전거는 10만 원짜리 보통자전거입니다.

왜 달리느냐구요?북한에 보내기 위한 통일자전거 모금을 위해 달립니다. 평화와 통일의 꿈을 안고 달립니다. 그러나, 평화와 통일의 염원만 안고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통일을 위한 초석을 놓는 활동을 하며 달립니다. 국토종주를 하는 동안 종주구간에 속한 주요 도시를 방문하여, 통일자전거 캠페인과 모금을 합니다.

한 대에 10만 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마산에서 임진각까지 달리는 이번 행사의 공식 명칭은 "북한 통일자전거보내기 캠페인, 청소년 자전거 평화 종주"입니다. 한국YMCA전국연맹이 광복 60주년을 맞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북한통일자전거보내기 캠페인이 3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005년 모금 첫해부터 북한통일자전거 모금 활동을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하여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매년 국토종주를 하였습니다.

통일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2005년에는 부산을 출발하여 마산 - 진주 - 순천 - 광주 - 전주 - 대전 - 천안 - 임진각에 이르는 코스를 종주하였고, 2006년에는 목포를 출발하여 - 광주 - 전주 - 대전 - 천안 - 임진각 코스를 달렸습니다.

3년째를 맞이하는 올해는 전국에서 참가한 51명의 청소년들과 이들의 종주를 지원하는 25명의 스태프가 마산을 출발하여, 김해 - 부산 - 울산 - 경주 - 대구 - 구미 - 김천 - 대전 - 천안 - 평택 - 임진각에 이르는 620여km를 달리는 <통일자전거 모금 청소년 평화종주>를 진행합니다.

공교롭게도 이 청소년들이 10만 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다니면서 모금해서 북한에 보내주는 '통일자전거'도 한 대에 10만 원입니다. 10만 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한 대에 10만 원하는 자전거 2000대를 모금해서 북한으로 보냅니다. 물론 자전거 평화종주단이 지나가지 않는 지역에서도 함께 모금에 참여한 금액입니다.

이 행사의 캐치프레이즈는 "통일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입니다.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 대표들은 자전거를 타고 임진각까지 통일 맞이를 갑니다. 두 바퀴와 페달 가득 통일의 염원을 담아서 달립니다.청소년 평화종주단은 마산, 김해를 거쳐 첫 날 부산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산(100대), 김해(30대), 부산(150) 첫 날 종주단원들은 지역 방문을 하면서 벌써 280대의 자전거를 모았습니다. 올해도 2000대 모금 목표를 충분히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게 해줍니다. 방문지역마다, 지역YMCA 회원들과 실무자들, 그리고 시와 의회의 관계자들이 함께 나와서 청소년 종주단의 방문을 환영해주고, 모금액을 전해주었습니다.

평화종주단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보다는 '자전거 국토종주'에 대한 관심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마산역 광장에서 진행된 출정식과 방문 지역마다 "통일에 초석을 놓은 장한 일"을 하게 된다는 어른들의 격려를 받으면서, 많은 언론사들의 취재 열기에 휩싸이면서, 그리고 힘겹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조금씩 통일에 대한 고민을 쌓아갈 것입니다.

아마, 이틀, 삼일이 지날 때에는 왜 내가 달리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하고 종주를 마칠 때쯤에는 고민에 대한 진지한 답을 찾아내기도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2007년 8월 6일부터 12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진행한 YMCA 통일자전거 종주 참가기로 당시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연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