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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노대통령 비석앞, 언론악법 폐기 펼침막은 어떤 의미?

by 이윤기 2009.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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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이 국회에서 날치기에다 엉터리로 통과된 이틀 후 일요일에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생신을 맞아 주말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일요일 오후에 집에서 멀지 않은 봉하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기간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봉하마을을 다녀오지 못한 부모님이 꼭 한 번 갔다와야 마음이 편하겠다고 하셔서 여동생 가족들과 함께 오후 시간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장례와 49재, 안장식이 모두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봉하마을을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진입로는 주말마다 차량이 몰려 혼잡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신 '작은 비석' 앞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작은 비석 앞에 놓은 국화꽃은 모두 사람들이 직접 사다 놓은 꽃들입니다.


마침, 국회에서 미디어법이 날치기에다 엉터리로 통과된 직후였기 때문인지, 어느 언론노동조합원이 가져다 두었는지 모르지만, "언론 악법 폐기하라"고 적힌 작은 펼침막이 노무현 대통령 비석 앞에 놓여있었습니다.

이 펼침막을 여기다 두고 간 분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사람사는 세상을 못다 이루고 간 그 분에게 날치기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마음이었을까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하고 싶었을까요?

그래서, 이세상 사람이 아닌 그의 힘을 빌어서라도 언론악법을 폐기하고 싶었을까요?


아니면, 당신이 죽은 후에 이 땅에 이런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아니면, 그 분을 모신 작은 비석을 찾는 사람들에게 죽은 자만 추모하지 말고, '언론악법 폐기'에 동참하라고 호소하고 싶었을까요?



▲ 이 글은 누가 어떻게 새겼을까요? 
작은 비석 주변을 이런 추모 글과 민주주의를 위한 다짐의 글로 채워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누군가 종이학을 접어 왔더군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담았겠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안장된 작은 비석 앞을 참배한 후 안장식 때까지 고인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었던 봉화산 정토원을 찾았습니다. 무릎이 불편한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봉하마을 입구로 다시 나와서 자동차를 타고 정토원까지 갔습니다.

정토원 마당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했던 꽃인 백일홍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정토원 측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하던 꽃이 피었다고 꼭 보고 가라고 안내를 해주더군요. 이곳 정토원에서는 오는 8월 30일,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리고 추억하는 의식"으로 100재를 올린다고 합니다.

봉하마을에는 평일에 5천명, 주말에는 하루 1만 명의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으며, 이곳 정토원에는 평일에 2~3천명, 주말에는 5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 주말 추모 인파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희 가족이 방문했던 날도 마을로 들어가는 차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습니다.

▲ 노전 대통령이 몸을 던진 부엉이 바위입니다.
출입제한이 해제되어 많은 사람들이 바위에 직접 올라가서 내려다보며 더욱 안타까워 합니다. 

▲ 생가 복원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모양입니다.

▲ 헌화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화꽃을 팔고 있습니다.

▲ 순천대학교에서 그린 초상화입니다. 볼에 살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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