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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우포둘레길

태고의 신비 간직한 우포늪 둘레길 코스①

by 이윤기 2009.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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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국내 최대의 자연늪 우포늪은 크고 작은 4개의 늪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입니다. 바로 소벌(우포늪), 나무벌(목포늪), 모래벌(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크고 작은 늪을 합쳐서 보통 그냥 우포늪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습지인 우포늪(소벌)은 창녕군 대지면, 대합면, 유어면, 이방면 등 4개 행정구역에 걸쳐있는 70만평에 이르는 늪입니다.

<관련기사>
2009/10/28 - 소벌(우포) 둘레길 걷기, 우포 야생동물 워크숍
2009/11/02 - 억새, 갈대가 춤추는 우포둘레길 걷기


지난 일요일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함께 소벌(우포늪) 둘레길을 걷고 왔습니다. 제주올레길, 강화올레길, 지리산둘레길 등 아름답고 걷기에 좋은 길을 걷는 것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 제주, 강화, 지리산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자기 고장에 있는 걷기에 좋은 아름다운 길을 연결하여 올레길, 둘레길로 정하여 앞 다투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우포늪 탐방을 다녀왔는데, 제주나 지리산보다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자연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는 소벌(우포늪)에 둘레길 걷기 코스를 연결하여 소개하면 좋겠다는 의논을 함께 하였습니다.  

봄, 여름, 가을의 픙부한 수생식물과 겨울 철새로 유명한 소벌(우포늪)도 제주도나 지리산 처럼 늪 둘레를 따라 걸는 코스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주나 지리산길처럼 여러 날을 걸어야 하는 장거리 트레일 코스는 아니지만, 천혜의 자연경관은 손색 없는 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지도를 클릭 하시면 큰 지도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걷고 온 우포 둘레길은 약 10km에 이르는 우포늪와 목포늪 둘레를 연결하는 길 입니다. 지도상의 A지점은 '우포늪생태관' 옆의 세진주차장입니다. 지도상의 파란 길을 따라 A-B-C-D-E-F-A로 연결되는 10여km 구간을 걸었습니다.

오전 9시 45분에 세진주차장을 출발하여, 대대제방, 잠수교, 사지포제방, 소목제방을 지나 소목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다시 장재마을, 노동마을 앞 길을 따라 목포 둘레를 걸어 목포제방을 거쳐 따오기 복원센터와 전망대를 지나 다시 우포늪생태관이 있는 세진주차장으로 돌아와 보니 오후 4시였습니다.


소목마을 노인회관 앞에서 점심먹는 시간과 중간중간에 휴식을 겸하여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고,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는 법, 우포늪에 사는 풀, 나무, 철새 이야기를 들었던 시간을 제외하면 대략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마치 등산을 하거나 운동을 하듯이 우포늪을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부지런히 걷기만 한다면 4시간만에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여km를 5~6시이면 부담없이 걸을 수 있으니 하루 걷기 코스로 딱 적절한 거리라고 생각됩니다.



우포 둘레길, 쉬엄쉬엄 걸어도 5~6시간

지도상의 A지점인 우포늪생태관이 있는 세진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우포늪 방향으로 들어가면 갈래 길이 나타납니다. 오른쪽 길이 대대제방을 거쳐서 사지포 방향으로 가는 길입니다. 저희는 오른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대대제방을 따라서 걷는 길은 앞쪽으로는 창녕 화왕산을 마주하고 왼편으로는 우포늪을 가장 넓게 조망할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벼와 양파, 마늘 등 이모작을 하는 너른 벌판을 보며 걷는 길 입니다.


왼쪽 우포늪이나 오른쪽 넓은 논밭보다 훨씬 높은 대대제방을 따라 걷는 길은 우포늪 조망이 아주 잘 되는 곳이며 누구나 편하게 걷을 수 있는 길 입니다. 세진주차장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빌려타면 대대제방이 끝나는 지점까지 갈 수 있습니다.

저희 일행은 이곳 대대제방 위에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천연기념물 205호인 노랑부리저어새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성능 좋은 망원경 덕분에 노란 부리 끝부분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대제방 길을 따라서 억새와 갈대가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사실 대대제방 뿐만 아니라 우포늪 둘레길 전구간에는 물억새와 갈대가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저희를 안내해준 우포생태교육원 김인성원장께서 억새와 갈대를 구분할 줄 아세요하고 물었습니다. 저만 빼고 다 아는 줄 알았는데, 아무도 억새와 갈대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더군요.

스트레이트 파마는 억새, 웨이브 파마는 갈대

"파마 모양으로 기억해두세요. 억새는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고 있는 것이 억새입니다. 잎이 쭈뼛쭈뼛한 느낌이지요. 웨이브 파마를 한 뭉실뭉실한 느낌이 있는 것이 갈대 입니다."

이 설명을 듣고나니 억새와 갈대가 쉽게 구분이 되더군요. 아침에 자고 일어나 머리숱이 헝클어진 느낌이 드는 것은 갈대, 뻣뻣한 머리결 느낌이 나는 것은 억새였습니다. 아마 이번에는 꽤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가요 짝사랑의 첫 구절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에 나오는 으악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으악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풀이름 억새를 말하는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가을 바람에 억새 스치는 소리가 새소리처럼 구슬퍼게 들렸다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대대제방이 끝나는 지도상 B지점에서 왼쪽으로 꺽어져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나옵니다. 지도상에는 잠수교라고 표시되어있습니다. 이곳은 창녕읍을 지나온 토평천이 우포늪으로 유입되는 장소입니다. 평소에는 잠수교 아래로 물이 유입되지만, 비가 많이 오면 잠수교 위로 물이 넘어 들어오는 곳인데, 우포늪 전체구간 중에서도 수생식물의 종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라고 합니다.

잠수교를 지나면 왼쪽 사진과 같은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오른쪽은 사지포 가는 길이고 왼쪽은 주매제방으로 가는 길입니다.

제가 가진 지도에는 주매제방대신에 사지포제방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어쨌든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는 표지판 앞에서 왼쪽으로 주매제방길을 선택하여야 합니다.(표지판은 주매제방으로 되어있지만, 이 글에서는 지도상에 표시된 사지포제방으로 하겠습니다.)

잠수교를 따라서 사지포제방에 올라서면 왼쪽으로는 우포늪 오른쪽으로는 사지포가 나타납니다. 사지포제방은 우포늪과 사지포 늪을 나누는 제방입니다. 사지포 둘레로는 사람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아직 없다고 합니다. 사지포제방위에는 사지포에 있는 철새를 관찰하는 분들과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지포 제방은 창녕읍에서 주매마을 방향으로 진입하면 제방입구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고, 우포늪 생태관이 있는 세진주차장 쪽에 비하여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새를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은 듯 하였습니다. 저희 일행도 사지포 제방위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사지포에 있는 철새들을 한 참 동안 살펴보았습니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보니 새들이 바로 눈 앞에 있는 것 처럼 선명하고 가깝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하루 종일 한가롭게 물 위에  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새들이 사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물 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지포 제방에서 휴식하는 동안 소벌, 나무벌, 모래벌은 각각의 이름이 붙여진 유래를 전해 들었습니다. 소벌(우포늪)은 소목 부근 땅 모양이 소를 닮았고 소목 뒤에 있는 우항산이 소의 목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한 나무벌은 나무벌을 둘러싼 마음에 옛부터 소나무가 많았고, 나무 땔감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어서 지어진 이름이며, 모래벌은 네 개의 늪 가운데 모래나 뻘이 많이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였습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사지포제방 - 소목제방 가는 길

우포생태교육원과 YMCA가 함께 진행한 우포늪 둘레길 걷기 구간 중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리고 태고의 자연늪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은 사지포제방에서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지도상의 C지점에서 D지점에 이르는 구간인데, 우포생태교육원이나 우포늪생태관에서 배포하는 생태탐방 지도에는 이 길이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통 탐방객들은 사지포제방에서 사지마을 - 주매마을을 거쳐서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자동차길을 이용하거나 사지포제방에서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작은 언덕 길을 넘어가는 코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저희가 걸었던 길은 사지포제방이 끝나는 지점에서 사지포와 우포를 연결하는 수문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우포늪 가까이로 들어가는 길 입니다.

바로 위 사진에 보시는 구조물이 수문입니다. 이 수문 오른쪽 편으로 나 있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면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수량이 증가하는 여름철에는 이 길을 이용할 수 없지만, 가을, 겨울에는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우포늪을 아주 가까이서 경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지나갈 뻔 하였습니다. 사진에 보시는 수문이 있는 사지포제방은 우포늪의 아름다운 일몰 광경을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하였습니다. 해 지는 시간에 맞추어 사지포제방위에 서서 바라보는 우포늪의 일몰이 정말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사랑하는 하는 사람과 함께 구경하러 다시 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우포늪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갈대와 억새사이를 헤치며 지나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이 구간에는 바람에 반짝이는 미류나무 잎사귀, 그리고 원시늪이 육지로 변해가는 천이과정을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소목제방이 끝나는 구간에는 다소 복잡한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오른쪽은 버스승강장과 수생식물단지로 가는 표지판이 있고, 왼쪽으로는 소목마을과 사단법인 푸른우포사람들 건물 방향입니다.

우포 둘레길은 소목마을과 푸른우포사람들 건물 앞을 지나 목포 둘레를 따라 걸어야 합니다. 소목마을 나루터에는 우포늪에서 고기잡이를 하는데 사용하는 거룻배가 여러 척 있습니다.

거룻배는 노를 저어 가는 배가 아니라 긴 장대를 이용하여 밀면서 가는 작은배입니다. 우포늪을 찍은 사진작가들의 작품사진에 거룻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 입니다.

소목마을에는 우포늪에서 고기잡이를 하거나 논고동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우포늪은 자연환경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은 낚시를 하거나 고기를 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소목마을에는 우포늪에서 잡은 붕어를 파는 식당들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고기를 잡고 논고동을 채취하시는 분들 수입이 도시의 웬만한 월급쟁이 못지 않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소목마을에는 붕어를 파는 식당도 있고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파는 매점도 있습니다. 소목마을 노인회관 앞에는 작은 매점이 있고, 다리 쉼을 할 수 있는 의자와 탁자도 있습니다. 저희 일행들은 소목마을 매점 앞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각자 준비해 온 점심 도시락에는 김밥, 유부초밥, 컵라면, 삶은감자, 그리고 감, 키위 등 여러가지 과일이 풍성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오느라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일행도 있었지만,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었더니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 글이 너무 길어져 두 번으로 나누어 포스팅 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소목마을을 출발하여 우포늪생태관으로 돌아오는 코스에 대한 소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