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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다섯 권의 책으로 만난 진보적 지식인 하워드 진

by 이윤기 201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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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본보기로 남긴 역사학자 하워드 진을 추모하며...

노엄 촘스키와 더불어 미국의 진보적 역사학자이자 실천적 지식인의 상징이었던 '하워드 진' 교수가 88세를 일기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하워드 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그가 쓴 책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와 <불복종의 이유>를 읽으면서부터 입니다.


블로그와 오마이뉴스에 쓴 서평 기사를 검색해보니 2008년 한 해 동안 하워드진의 저작들을 여러권 읽고 소개하였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하워드 진의 대표적인 저작은 <미국민중사>입니다. 1980년 불과 5000부를 출판하였던 미국 민중사는 그후 미국에서만 200만부가 넘게 팔렸으며, 수 많은 고등학교와 대학의 역사교과서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는 미국이 삼류 깡패국가가 된 것은 2차 대전 후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학살하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진보적인 역사학자로서 반전, 민권, 여권, 인종간 평등, 제3세계를 주제로 연구와 실천을 함께 하는
실천적 지식인이었지요..

스펠먼대학에서 흑인 여성 제자들과 함게 민권 운동을 벌였고, 보스턴대학 시절에는 베트남 반전운동의 선두에 섰다고 합니다. 그는 미국 역사를 강자와 지배자의 관점이 아닌 원주민(인디언), 흑인, 여성, 노동자의 저항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썼습니다.

하워드 진은 "역사를 바라볼 때 선택과 강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느 한 쪽 편들어야 한다면, 나는 민중의 관점에서 역사를 읽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독자들은 하워드진이 쓴 <미국 민중사>를 비롯한 여러 저작들을 통해 정복자, 영웅의 시각에서 쓰인 미국역사 대신에 그들의 야욕에 희생당한 수많은 민중의 시각에서 쓰인 미국역사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워드 진은 역사기술이 지나치게 비판적이며, 비애국적이라는 보수주의자들에게  자신의 역사인식은 '정직함'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조국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 '정직'할 때만이 그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정직하게 평가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답니다.

오늘은 역사학자이자, 실천적 지식인으로 살다간 하워드 진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그가 세상에 남긴 많은 책들 중에서 저에게 역사와 사회를 보는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었던 몇 권을 소개해봅니다.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소개하는 서평 블로거로서 뛰어난 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하워드 진이 세상에 남긴 그의 저작을 소개하는 것으로 그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2008/07/16 미국이 삼류 깡패 국가가 된 것은 신대륙 발견 때부터 - 하워드진의 살아 있는 미국 역사


애국심 이란 무엇인가?

하워드진이 쓴 <살아있는 미국역사>는 애국심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라고 권유합니다.  애국심이란 무엇일까요? 하워드 진은 아무 조건없이 조국을 사랑하는 것이 애국심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는 애국심이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것을 뜻하지 않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을 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미 1776년에 작성된 미국독립선언서에 그 기본원리를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독립선언서는 정부라는 것이 성스러운 존재도 아니며 비판에서 자유로운 초월적인 존재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명, 자유, 행복추구의 동등한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창조물이 바로 정부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러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민은 정부를 갈아치우거나 폐지할 권리를 갖는다."(본문 중에서)
 
따라서 정부를 갈아치우거나 폐지할 국민들의 권리에는 당연히 정부를 비판할 권리도 포함된다는 것이 하워드 진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미국역사를 살펴보면, 미국 지배계급들은 종종 다른나라 사람들이 자주적으로 세운 정부를 대신 갈아치우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독립선언서에 담긴 "정부를 갈아치우거나 폐지할 권리"를 남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230쪽 분량입니다. 실제로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민중사>의 요약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00쪽이 넘는 <미국민중사>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훨씬 간편하게 하워드 진의 역사 서술을 경험할 수 있는 책입니다.

2008/10/08 정부는 인민의 힘을 이길 수 없다. - 권력을 이긴 사람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국정 교과서를 통해 세상을 배우던
시절에 국가는 국민, 영토, 주권으로 이루어진다고 달달 외웠습니다. 이때 국민과 영토 주권은 국가에 속해 있는 종속적 개념으로 이해되었습니다


훨씬 나중에야 국가는 국민들이 일정한 영토에 통치권을 세운 공동체 정도로 정의되었습니다. 말하자면, 국가는 국민에게 속해 있는 개념이었지요.

그제야 국민들은 국적을 바꿀 수도 있고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때때로 국가는 모든 것을 바쳐서 지켜야만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국가와 애국의 탈을 쓰고 등장하는 '독재 정부'는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국가의 통치권을 행사하는 정부는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와 정부를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와 국가를 동일시 하는 청년들은 부당한 전쟁에 나가기도 하고, 국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겠다는 각오를 하기도 합니다.

"군에 입대하기 전에 그들이 생명을 무릎쓰는 대상이 국가가 아니라 정부라는 더 나아가 막대한 부의 소유자들, 정부와 연결된 거대 기업들이라는 점을 생각했더라면 그 청년들은 망설이지 않았을까?"(본문 중에서)

하 워드 진이 쓴 책<권력을 이긴 사람들>은 바로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누구를 위하여 애국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독자들에게 던지는 책이지요. 그는 미국 건국의 기초가 되는 문서인 독립선언서에 포함된 민주주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면, 애국이란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는 결코 아니라고 합니다.

" 독립선언서에 따르면 정부는 '생명, 자유, 행복추구'에 대한 모든 이의 동등한 권리와 같은 어떤 목표들을 지키는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세운 인위적인 산물이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정부라도 언제든 이 목표들을 파괴하게 되면 그 정부를 바꾸거나 무너뜨리는 것은 인민들의 권리이다."(본문 중에서)

따라서 진정한 애국주의라는 것은 국가가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들, 즉 평등,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과 같은 가지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며, 그 가치를 손상시키거나 훼손하는 것은 비애국적인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오늘날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죽어가고 있는 병사들은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부를 위해 죽어가고 있으며, 체니, 부시, 럼스펠드를 위해 죽고 있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석유카르텔의 탐욕을 위해, 미 제국의 팽창과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 하워드 진의 주장입니다.

애국주의, 국가주의는 국민들의 균형감각을 상실하게 만들어서 진주만에서 2300명이 죽었기 때문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24만 명을 죽인 것을 정당화해주고, 9·11 사건에서 3천여 명이 죽은 사건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수만 명을 죽이는 일을 정당화해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미국이 역사에 등장했던 다른 제국주의 열강들과 다르고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 권력을 이긴 사람들>에는 우리에겐 낯설지만, 헨리 데이빗 소로, 유진 뎁스, 로젠버그 부부, 사코와 반제티, 대니얼과 필립 베리건 형제와 같은 권력을 이긴 사람들의 감동적인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은 시간과 장소를 넘어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거울을 통해 한국을 비춰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책입니다.


2008/11/05 오바마 당선되면 부시보다 나을까?  - 하워드진 교육을 말하다


교육이 학생과 시민들을 망친다


9.11테러 사건이 있은 후 7년이 지났습니다. 미국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안보 당국은 9.11테러 사건 직후 오사마 빈라덴과 알카에다가 범인이라고 지목하였지요.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오사마 빈라덴을 체포하고 알카에다를 무력화 시키기 위하여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였으며,
얼마 후에는 알카에다와 사담 후세인 사이에 모종의 연관이 있다는 거짓 정보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홍보하였습니다.

이라크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사담 후세인과 알카에다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여러 가지 증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지금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자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석유자원을 강탈하기 위한 침략전쟁이었을 뿐이며, 사담 후세인과 알카에다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루어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60퍼센트가 알카에다와 이라크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결국, 이런 미국인들의 생각이 반영되어, 의회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애국자법(테러대책법)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21세기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여전히 지배집단이 언론을 이용해 정치 선전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받고,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고도의 사상 주입을 학교와 학생들에게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하워드 진의 주장입니다.

“학생들은 정부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교육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 진실이라고 말하거나, 암시하거나, 제시하거나 연관 짓는 정부의 주장을 듣고 또 들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말 한마디로 그 주장을 부정한다고 해도 이미 산을 이룬 거짓말들을 간파할 수는 없다.”(본문 중에서)

학교가 복종심을 높이고 독립적인 사고의 가능성을 차단하며 통제와 강제의 시스템 내에서 제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진보적인 역사학자인 하워드 진과 보스턴대학 교수인 도날도 마세도의 글을 엮어낸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는 바로 이런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책입니다.

“학교에서 젊은이들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상에 대해서는 배우지만 극소수의 부유층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그들 반대편에는 생사의 경계까지 밀려나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해, 자녀들을 먹이기 위해, 또 학교에 보내기 위해 생활고와 싸우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계급사회의 실상은 전혀 배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것은 우리 교육체계가 안고 있는 커다란 결합입니다.”(본문 중에서)

선거를 통해 미국인에게 주어진 자유란,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 주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 아닌 새로운 정치 세력이 의원직에 도전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였습니다. 하워드 진은 미국사회에서 중대하고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변화를 갈망하는 수백만 민중이 더 많은 연대를 이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2008/11/29
하워드 진,"객관적인 역사는 없다." - 하워드진 - 오만한 제국 미국의 신화와 허물 벗기기

살아 있는 동안 씌어진 '하워드 진 전기,
정의를 위한 시민 불복종


데이비드 D. 조이스가 쓴 <하워드 진>은 진에 대한 첫 번째 전기라고 할 만한 책입니다. 그렇지만, 진의 사생활이나 사회운동가로서 삶의 궤적보다는 진이 쓴 많은 저작들을 중심으로 책이 쓰인 과정, 시대적 상황, 책에 대한 학계와 전문가들의 평가, 그리고 책이 그 당시 미국 사회와 미국 사회운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전기와 많이 다른, 수백 개의 주석이 붙어 있는 마치 학술 논문을 읽는 것 같은 전문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하워드 진은 1922년에 태어났으며, 양친은 모두 유럽에서 이주해온 유대인이었습니다. 수많은 직업을 전전한 가난한 부모를 둔 '진'은 배를 곯은 적은 없지만,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짧은 대학생활을 그만두고, 해군 공창에서 노동자생활을 하다가 공군으로 2차 대전에 참전하게 됩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진은 공부를 계속할 만한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3년 동안 조선소와 막노동, 양조장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1949년 뉴욕대학에 입학합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거쳐 역사학을 전공으로 정치학을 부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진은 자신의 첫 인생 33년을 이렇게 회고합니다.

"실업과 열악한 일자리의 세계, 대부분의 시간을 비좁고 지저분한 곳에서 살면서 두 살, 세 살짜리를 다른 사람들의 손에 맡기고 학교나 직장에 나가야 했고 아이들이 아파도 돈이 넉넉하지 않아서 개인 의사에게 데려가지 못하고…… (중략)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조차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적절한 학위를 갖추고 나서 그 세계를 빠져나와 대학교수가 된 후에도, 나는 결코 그 세계를 잊지 않았다. 나는 한 번도 계급의식을 버리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

진은 1956년 흑인여자대학인 '스펠먼' 대학의 교수가 되면서부터 흑인 민권운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고 참여하게 됩니다. 진은 "선생은 강의실 안에서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생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흑인 인권운동과 학생운동에 깊이 참여한 진은 마침내 1963년 스펠먼 대학에서 쫓겨나게 되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스펠먼 대학과 싸움을 하지만 소송에 인생을 속박시킬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싸움을 포기하였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 <남부의 신비>, <뉴딜단상>과 같은 책을 집필하게 됩니다.

<달리기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는 하워드 진이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진이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진은 객관적인 역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역사란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나도 나 자신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를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다시 말하면, 나는 세상을 밑바닥에서부터 떠받치고 있는 민중들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싶다." (본문 중에서)

아울러 하워드 진은 여러 책을 통하여 민주주의와 불복종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반복해서 이야기 하고 있스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인용한 불복종에 대한 원칙은 핵심을 간파하고 있습니다.

불복종이란  " 필수적인 사회적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법률을 위한 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시민의 임무는 법과 양심을 세우는 것이며, 지속적으로 법과 양심의 간극을 메워가는 것이다. 시민 불복종을 실천하는 사람은 잘못된 법에 대하여 더 큰 시민 불복종으로 맞서야 한다. 정부는 국민과 동의어가 아니다. 필요할 경우에는 국민은 정부를 교체하기도 해야 한다와 같은 원칙들을 제시한다."

진정한 평화를 위하여 "우리는 언제나 정의의 발전과 함께 해온 건강한 혼란으로, 거짓 질서를 지키는 자들과 맞서는 싸움에 동참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2008/12/22
신의 이름으로 전쟁 벌이지 마라  - 불복종의 이유

미국의 침략전쟁 역사를 고발한다

<불복종의 이유>는 9·11사건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미국에서 전쟁 여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미국의 침략전쟁 역사와 전쟁의 논리를 파헤치고 있는 책입니다.


하워드 진은 평화를 가장하여 미국민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추악한 전쟁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만한 제국'과 그에 아부하는 주류언론에 맞서 끊임없는 반전운동을 펼치는 그는 미국인들에게 불복종을 요구합니다.

그는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어가는 동안에 미국에서는 시민권을 제한하는 법령이 발효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01년 테러리스트 색출을 위한 군사법정을 설립하도록 함으로써 민간인이 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9·11사태를 틈타서 부시는 시민권을 제한하는 또 하나의 훈령에 서명하였는데, 정보공개를 제한하는 훈령을 선포하였다는 것입니다.

미국정부가 침략전쟁과 파병을 반대하는 반전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해 간첩법과 치안방해법이 만들었다는 사실도 역사적 증거를 바탕으로 증언하고 있습니다. 하워드 진은 이 책에서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고발하고 있지요. 역사학자인 그는 미국의 침략 역사를 낱낱이 밝힙니다.

▲ 대륙을 건너와 수백 차례에 걸쳐 인디언들과 벌인 전쟁
텍사스, 콜로라도,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를 빼앗은 멕시코 전쟁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
20세기의 처음 20년 동안 스무 차례의 카리브해 군사 개입
세계 제 1차 대전과 세계 제 2차 대전 참전
한국전쟁 개입
인도차이나에 주둔한 프랑스군 지원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에 전쟁
1950년대 이란과 과테말라 정부 전복을 위한 비밀작전
도미니크 공화국에 군대파병
인도네시아정부에 대한 군사원조로 동티모르 탄압 지원
레이건이 대통령이었던 1980년대의 중앙아메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니카라과에서의 비밀전쟁
러시아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전인 1978년의 무자헤딘 반란세력에 대한 지원
1989년 조지 부시 1세의 파나마 전쟁과 이어진 이라크를 침공한 걸프전
클린턴 정부 시절의 아프카니스탄, 수단, 유고슬라비아 그리고 이라크 폭격
조지 부시 2세의 9.11테러 이후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 침공
(본문에서 발췌)

하워드 진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우리도 미국민도 "미국이 전 세계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인도해 주는 국가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1922년생인 하워드 진은 당시 여든 살을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현역' 투사였다고 합니다.  이 책의 속표지에는 2001년 9·11사건 이후 처음으로 열린 평화 집회가 열린 보스턴의 코플리 광장에서 강연하는 하워드 진의 인상적인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중단의 실패, 계속되는 변화를 위한 희망

하워드 진은 1988년 은퇴를 결심하지만, 사회운동가로서 역사학자로서 활동은 '중단의 실패'로 말미암아 죽음에 이르는 날까지 꾸준히 계속되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을 강력히 비판해온 그는 지난해 말,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 한국 내 반민주적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7월 4일생>의 저자 론 코빅은 하워드 진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희망과 힘을 주었고, 이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불의와 맞서 싸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궁극적 승리를 거두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정신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하워드 진 자신은 언제나 희망을 말하였습니다.

"나는 희망에 차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희망도 없다. 변화를 이루기 위해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면, 그 사람은 희망을 가질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진은 자신이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본보기를 남기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지난주 그가 타계한 후 세계가 함께 그를 추모하는 것은 그가 자신의 삶을 우리에고 본보기로 남겼기 때문이겠지요.


진은 미국 역사를 살펴보면 “모든 것이 어둡게 보였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전면적인 변화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합니다. “민중의 분노가 강을 이룰 때, 그리고 그들이 모이기 시작할 때 변화는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여든 여덟을 일기로 생을 마감한 진은 자신의 생을 돌아보며 “지속적으로 주장을 펼치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또 참여하도록 한 요인은 바로 그것이 삶을 더 흥미롭고 즐겁고 가치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었다고 회고 합니다.

우리는 과연 자신의 삶을 본보기로 남길 수 있을까요?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 - 10점
하워드 진.레베카 스테포프 지음, 김영진 옮김/추수밭(청림출판)
권력을 이긴 사람들 - 10점
하워드 진 지음, 문강형준 옮김/난장
하워드 진 - 10점
데이비스 D. 조이스 지음, 안종설 옮김/열대림
불복종의 이유 - 10점
하워드 진 지음, 앤소니 아르노브 인터뷰, 이재원 옮김/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