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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도대체 낙파라치가 뭐야?

by 이윤기 201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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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근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낙태금지 논쟁과 마산시의 낙파라치 제도 도입 건의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최근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3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불법 낙태 시술 관련 산부인과 세 곳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였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생명 존중을 근거로 낙태근절 운동을 벌여 온 프로라이프 의사회 측이 병원을 제재하기 위한 법적 행동을 시작한 것 입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낙태에 관한 한 무법천지라 할 만한 우리 실태를 개선하고 생명 존중의 사회를 만들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지금부터라도 사법 당국이 책임을 통감하고 낙태 근절에 나서달라는 입장입니다.


WED/THURS - SBS - OB & GY 산부인과 (2010) by dramatomy.com 저작자 표시비영리


그러나 전국 여성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언니네트워크 등의 여성단체들은 낙태에 대한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인식이 신중하지 못하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다함께 여성위원회’를 비롯한 9개 여성단체 관련자들은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인권적 낙태고발조치를 즉각 중단하고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실제로 여성들은 “더 이상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아이를 기를 만한 경제적 여건이 되지 못해서, 결혼제도 밖의 임신이 도덕적으로 지탄받고 비난 받아야 할 행동으로 여겨지는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낙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합니다. 낙태시술 의사와 여성을 고발하는 것으로 낙태는 근절될리 없다는 여성단체의 입장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낙태금지 문제는 ‘생명존중’과 ‘여성의 선택권’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하는 문제임에 분명합니다. 특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하여 낙태를 근절하자고 하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낙태를 막아 출산율을 높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더욱 어이없는 일이 저희 지역에서 벌어졌습니다. 지난주 마산시가 중앙정부에 불법낙태 강력단속, 낙태법령 강화 낙태단속전감기관설치, 불법낙태신고 포상금을 주는 ‘낙파라치’ 제도도입 등을 건의하였다는 것 입니다.


마산시는 낙태 여성의 경우 현행 2년 이하 징역, 2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2000 만 원 이하 벌금으로, 낙태 의사의 경우 2년 이하 징역에서 5년 이하 징역과 면허 취소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는 것 입니다. 아울러 미성년자의 임신 및 기혼여성의 피임소홀 등을 막기 위하여 단계별 성교육 강화로 조기임신을 방지해야 한다고 건의하였다는 것 입니다.

낙파라치가 뭡니까? 낙태가 이루어지는 현장을 감시하고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겠다는 것 아닙니까?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명의 존엄성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두고 중요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낙태 문제를 마치 쓰레기 불법투기나 불법과외와 같은 수준으로 만들어버린 마산시의 건의안은 제출은 지나치게 경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낙파라치 제도 도입을 건의한 마산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은 낙태 금지와 허용에 대하여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런 건의안을 제출한 것인지 마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신중하지 못한 발상에 부끄러운 마음을 금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