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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대학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나는 반대...

by 이윤기 2010.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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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부채카드, 등록금 분납이 본질이다 !

최근 시민, 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대학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가 높고 신문, 방송 역시 앞 다투어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하여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거부하는 대학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시민, 사회단체들은 고액의 학비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겪는 고통이 크기 때문에 신용카드 결재를 통해서 대학 등록금 분할 납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  학비 카드 결재 정부가 나서야
한겨레 - 금융당국, 대학등록금 카드납부 실태조사
             등록금넷, 등록금 카드 납부 거부 대학 추가 고발

전국의 시민, 사회, 학부모 단체 등 550여개 단체가 모인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 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는 지난달 18일 등록금 신용카드 수납을 거부하고 있는 등록금액 상위 10개 대학을 대검찰청에 고발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저 역시 550여개 시민단체 중 한 단체에 속해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이기는 하지만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하도록 하자는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등록금 카드 납부 결국 카드회사만 이익... 등록금 분할 납부 요구해야

왜냐하면, 대학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게 될 경우 대학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이자를 부담함으로써 결국 카드회사의 배만 불려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용(信用)카드라는 그를듯한 이름 뒤에 숨겨져 있는 신용카드의 본질은 사실 부채카드입니다. 언제나 '빚'을 낼 수 있는 카드가 신용카드의 본 모습이지요. 김대중 정부 시절 수 많은 국민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든 주범도 결국 이 부채(신용)카드였습니다.

물론, 신용카드 사용의 긍정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나 과세 당국이 신용카드 사용에 대하여 소득 공제 혜택을 마련하는 등 카드 사용을 권장한 것은 자영업자를 비롯한 사업자들의 소득을 파악함으로써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였습니다.

그러나 대학등록금의 경우는 사정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대학 등록금은 이미 연말정산시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납부 제도가 없어도 대학들이 등록금 수입을 누락시키는 일도 없고 과세 대상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민, 사회단체와 학부모 단체 그리고 대학 총학생회는 대학 등록금이 비싸기 때문에 신용카드 회사를 거쳐서 등록금을 할부로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대학에 등록금을 분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해야 하는 것 입니다.

이렇게 되면 학생과 학부모들은 고액의 등록금을 이자 부담 없이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고, 대학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고 등록금을 나누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게 신용카드 납부 보다 더 이익입니다.

학생, 학부모와 대학 당국간에 신용카드 회사를 거치지 않는 '우애와 소통의 경제'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대학등록금만 학기 단위...고교 분기납, 유치원 월납

사실, 고등학교 학비는 분기별로, 유치원, 학원비는 모두 월별로 납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유독 대학 등록금만 1학기 단위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본질 입니다.

따라서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운동을 추진하는 시민단체와 대학 총학생회는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하도록 하는 운동 대신에 대학 등록금을 학생과 학부모의 사정에 따라 월별, 분기별로 나누어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