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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통일부, 딸기 모종도 북한엔 못 간다?

by 이윤기 2010.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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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일 딸기 내년엔 못 심는다?

오늘은 4년 만에 생산 중단의 위기를 맞은 경남 통일 딸기 문제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경남 통일 딸기는 2006년부터 남북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농업 교류 협력분야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이루고 있는 모범적인 대북협력 사업입니다.

통일 딸기 사업은 매년 3 ~ 4월게 도내에서 배양한 딸기 모주를 북한으로 보내고, 9~10월 경에 북한에서 키운 모종을 다시 들여와 도내 밀양과 사천 등지에서 재배해 이듬해 1월~4월에 수확하는 남과 북을 넘나들며 자라고 수확하는 딸기입니다.

그동안 경남통일딸기 사업을 펼쳐온 경남통일농업협력회에서는 2007년 1.2t, 2008년에는 4t 가량의 통일딸기를 수확하였으며, 올 해도 밀양과 사천 농장에서 통일 딸기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북한에서 키운 딸기 모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검역을 통과하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는 2007년부터 회원들과 함께 매년 통일 딸기 수확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딸기 모종이 검역을 통과하지 못한 2009년에는 경남통일농업협력회가 북한에서 키운 딸기 모종과 같은 품종의 딸기를 심어 3년 동안 빠짐없이 통일딸기 수확체험에 참여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통일딸기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

올해도 지난 3월 13일 50여면의 회원들이 통일딸기 체험행사를 다녀왔으며, 4월 13일 100여명의 어린이 회원들이 통일딸기 수확 체험에 참가 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2010/03/14 - [세상읽기] - 통일도 딸기처럼 달콤했으면 좋겠다 !

그런데, 올해 통일부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경남통일농업협력회가 북한으로 보내려고 하는 통일딸기 모주 1만 5000포와 농자재, 농약 등의 반출 승인을 해주지 않아 내년에는 통일 딸기를 심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실험 등으로 남북의 교류 협력이 중단되었을 때도 남북한 땅을 넘나들며 남북 농민들이 협력하여 생산하는 통일딸기 사업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 때도 중단된 적 없는데...

통일부가 “북한 식량난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을 우선해서 승인하겠다‘고 하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통일딸기 사업을 가로막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통일딸기 수확체험 행사에 참여하는 저희 단체 회원들, 특히 어린이 회원들에게 통일 딸기는 그냥 과일이 아니라 남북의 협력과 상생을 배우는 통일 교육의 현장이었습니다.

매년 통일 딸기 수확 체험행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북한의 농업문제와 농민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북한에 콩우유공장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과 헌옷 보내기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는 20일까지 평양에 있는 농장에 딸기 모주를 심지 못하면 내년에는 통일딸기를 수확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통일부가 돈과 시간과 노력을 내서 남북한 농업인이 자발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하려고 하는 ‘통일 딸기’사업을 가로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도 경남 밀양에서 평양 농장에서 키운 모종으로 생산된 통일 딸기를 꼭 맛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KBS창원라디오 생방송 경남 4월 6일 방송원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