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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지방선거

이갑영, 후보 등록 안 할 수도 있다

by 이윤기 2010.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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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블로그 공동체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있는 6.2 지방선거 후보자 두 번째 인터뷰는 이갑영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와 진행하였습니다. 5월 6일 오후 4시 창원시의회 건너편에 있는 이갑영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2시간 동안 블로거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민선 1, 2기 고성 군수와 행안부 지자체 국제화 재단 부이사장을 역임한 이갑영 후보는 다양한 행정경험과 많은 인터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편안한 옷차림과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으로 블로거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울러 정치인으로서는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거침없고 솔직하게 정치적 소신을 피력하여 다소 의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중도 포기를 염두에 둔 소신(?)

그런데, 인터뷰가 시작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소신(?)있는 발언의 배경이 드러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급기야 인터뷰 말미에는 이번 선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것인가를 확인하는 질문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갑영예비후보는 2시간 이상 인터뷰를 진행한 블로거들을 크게 실망시키는 답을 하더군요.

"후보등록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로 봐서는 누가봐도 당선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는 후보등록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사무실 사람들도 이미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선거 후에 아내와 함께 슬로 라이프를 꿈꾸고 있다. 제주도에 땅이 얼마간 있는데, 그곳에서 삶을 여유롭게 지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


아뿔사, 당선 가능성이 낮고 경우에 따라 후보 등록 조차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 하는 블로거들이나 시민들을 의식하지 않고 소신있는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갑영 예비후보의 격의 없는 편안한 몸가짐과 말투에 소신 발언에  어느 정도 매력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표좀 얻기 위해서 공약을 남발하지 않겠다"
"빅딜 하거나 자리를 얻기 위해서 출마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깨끗히 물러날 수 있다."


여러가지 정책과 한국사회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분명하였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획기적인 발상이 신선하였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매립하지 않고 자연경관을 활용해야 한다.

바다를 매립하여 공장을 짓는 것보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활용하여 더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소신에 공감하였고, 군내 순환 버스를 도입하고 브리핑룸을 바꾼 일 등은 자랑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고성군수 재직 당시 고성시의 명칭을 '공룡시'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였다거나 공업용수를 마산시에 팔아 돈을 벌려는 계획을 세웠었다는 것 남해안 시대 발전을 위해 해안디자인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 등은 신선하였지요.



그러나, 경남도지사에 출마하면서 "부인할 수 없는 미래권력 박근혜 전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나섰다"는 출마의 변 역시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이갑영이 도지사에 당선되는 것보다 박근혜 전대표가 대통령 안 되는 것이 더 어렵다"

그는, 박근혜 전대표가 대통령이 되어야 경남이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소신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대중 정부시절 군수로 재직하면서 경험한 몇 가지 사례가 이런 생각을 뒷 받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4대강 공사, 어차피 시작했으니 완공해야 한다

저와는 생각이 많이 다르거나 납득할 수 없는 공약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주적이다."
"4대강 공사는 어차피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정부가 하는대로 쫓아갈 수 밖에 없다."
"낙동강 공사 구간에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길 밖에 없다."


저는 4대강 공사는 언젠가는 되돌려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가장 늦은 때라고 생각되더라도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2시간이 넘는 긴 인터뷰의 말미에 "끝까지 완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 "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나니 허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