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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4대강 공사, 진실을 알면 찬성 못한다

by 이윤기 201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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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5월 19) 경남지역 YMCA 회원 50여명과 함께 함안보 공사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함안보 공사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다른 일정들과 겹쳐서 현장을 직접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4대강으로 낙동강이 신음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꼭 한 번 직접 가서 보고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혼자서 가는 것이 쉽지 않아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마침 YMCA 회원들의 낙동강 답사가 있어 함께 다녀왔습니다.

낙동강 18공구 공사현장에 만들어지고 있는 함안보는 광화문에 있던 '명박산성'을 딱 떠올리게 합니다. 낙동강을 3/4쯤 막고 있는 거대한 철재 구조물 안쪽에서는 함안보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공사현장을 방문해서 새롭게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명칭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에서도 언론에서도 '함안보'라고 말하는데, 사실은 함안댐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함안보, 함안댐인데 '보'라고 우긴다

함안보 할 때 보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수리 시설로 둑을 쌓아 흐르는 냇물을 막고 그 물을 담아 두는 곳"을 말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봇물 터지다"는 말은 보가 무너져 그 물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현장을 가보니 함안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보'가 아니었습니다. 이름을 보라고 붙이고 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함안댐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함안보 공사에 3300억원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공사비 규모 역시 댐이었습니다. 현장 안내를 맡은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감병만 국장도 사실상 댐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학계에서 댐을 규정하는 기준이 있다. 길이, 높이, 저수량에 대한 기준이 있는데, 보통 3백만톤 이상의 물을 가두는 것은 댐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함안보는 1억 2천만톤의 물을 가두는 시설이다."

결국, 정부는 운하 안 만들고 4대강 정비사업을 한다고 국민을 속이고 사실상 거대한 댐을 8개나 만들면서 '논에 물을 대는 보' 를 만든다고 거짓말을 하는 셈이었습니다.

수질개선, 홍수예방, 일자리 창출 모두 새빨간 거짓말

이 밖에도 감병만 국장은 홍수예방, 수질개선,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 주장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반박하였습니다.

"함안보 공사현장에 150명이 일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모두 떠나는 비정규직 일자리다. 지금 공사현장에서는 강물이 범람하여 홍수가 난 적이 없다. 수질개선 한다는데, 지금 수질이 2급수, 3급수를 유지하고 있어 낙동강물을 정화한 수돗물을 마산, 창원시민들이 먹고 있다."

"4대강 공사로 4만 8천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농민 2만 8천명을 쫓아내고 있다. 농토에서 쫓겨나는 농민의 절반은 낙동강에서 쫓겨나고 있다. 함안보(댐)이 만들어지면 인근 창녕지역은 침수 피해를 입게 되고 모든 농사는 미나리 농사로 바꿔야하는 상황이다."

YMCA 회원들은 '4대강 공사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참가자 모두가 4대강 공사 중단을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였습니다.


4대강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강을 살리기 위한 염원을 담은 글을 써서 모두의 마음을 모아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습니다.



"생명의 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4대강 공사 반대는 말로만, 마음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서로 확인하였습니다.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누가 4대강 공사에 찬성하는지, 누가 4대강 공사에 반대하는지 보고, 꼭 투표를 하여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부를 심판하자"는 결의를 모았습니다.

참가자들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렇게 거대한 보를 만드는 줄 몰랐다."
"상식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와서 보면 분명히 반대할 거다."
"오늘 보고 들은 것을 가족들, 이웃들에게 전해야 한다."
"6월 2일 날 꼭 투표하러 간다"
"이 공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물폭탄'을 안겨주는 것이다."

4대강 공사 현장 방문, 역시 백문이 불여 일견입니다. 생명의 젖줄인 낙동강에서 도대체 어떤 죽음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지 꼭 한 번은 직접 가서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