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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지방선거

후보 토론, 딴소리 늘어놓는 후보 어쩌나?

by 이윤기 2010.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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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토론회]김두관vs이달곤 방송토론회를 보니...

"6.2 지방선거 최대의 격전지"
"전 현직 행안부 장관의 대결"
"김두관 후보 세번째 도전 성공 여부"
"20년 만의 지방권력 교체 가능성"


경남도지사 선거가 6.2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한나라당 후보의 일방적 독주로 끝났을 선거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달곤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에 열린 김두관, 이달곤 후보의 선거 토론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선거토론 방송 뿐만 아니라 '토론 방송'을 즐겨보지 않는 것은 선거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었던 내용을 재탕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재정이 되는 사안에 대하여 서로 기자회견을 하거나 보도자료를 낼 때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후보자 정책토론회는 지나치게 점잖을 빼면서 방송을 하기 때문에 '재미'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과도한 시간 제한 때문에 형식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지속되는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후보자 토론 방송을 가장 재미없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동문서답'과 같은 반칙에 대한 '패널티' 전혀없다는 겁니다. 제 경험으로는 어떤 토론 프로그램이던 한나라당 선수들은 '동문서답'에 달인입니다. 제가 아는 바라논 한나라당 대표할 수 있는 '동문서답' 토론 선수는 '전여옥'의원입니다.

이분은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불리한 질문에는 자주 대답을 하지 않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말만하고 시간을 때웁니다. 100분 토론의 날카로운 사회자 손석희 교수도 뾰족한 대책은 없어보이더군요. 오히려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 집중'에서는 날을 새워서 딴소리를 못하게 쐐기를 잘 박는편인데...TV 프로그램에서는 잘 안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후보자토론, 한나라당 전술은 딴소리하기?

아무튼, 김두관 VS 이달곤 후보 선거정책 토론 방송에서도 한나라당의 '딴소리 전술'이 위력을 발휘하더군요. 한 두번이 아니라 여러 번 김두관 후보가 뭘 물어도 이달곤 후보는 자기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질문과 상관없는 대답을 마구늘어놓더군요.

그런데, 여기에 대하여 사회자가 별로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후보자 토론 방송을 보면 발언 시간에 대한 제한은 엄격하게 하지만, 질문과 상관없는 딴소리를 하는 것에 대한 제한은 없는 것 같습니다. 선거 토론 방송이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도록 되려면 '동문서답'하는 대답에 대한 패널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질문과 관계없는 답을 늘어놓으면 발언시간을 단축시킨다던지, 질문 기회를 박탈하는 등의 패널티가 없으니 질문과 상관없는 딴소리만 해도 되는 것입니다.

실제 이날 토론에서 김두관 후보가 "LH공사 정운천 전북지사 후보는 전북으로 가져간다고  대통령이 제가를 받았다고 하는데,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진주로 온다고 하는데 어느 것이 맞느냐?"하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이달곤 후보는 "이런 문제는 힘 있는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 심판을 하려는 사람은 이런 일을 못합니다."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앞서 김두관 후보가,"한나라당 지도부가 경남에 대거 내려와서 상대후보를 비방하고 정쟁을 부추기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냐?"하는 질문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달곤 장관은 질문에 대한 답변 대신에 공무원노조에 대한 이야기를 한 참동안 하더군요.

이달곤, 질문 시간에 질문 안 하고 자신의 공약만 홍보

나중에 이달곤 후보는 질문 시간에도 자기주장말 이야기 하더군요. 김두관 후보가 질문을 해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사회자가 질문을 하라고 요구할 때까지 "자신의 서민경제 회복, 기업유치, 강성노조 억제, 진주지역 산업단지 유치, 남해안 썬벨트사업' 등 자신의 공약에 대한 설명만 늘어놓더군요.

상대의 공약에 대한 질문은 전혀 하지 않고 자신의 공약에 대한 홍보만 늘어놓았습니다. 발언이 5분넘게 이어지지 기다리던 김두관 후보가 "하나 물어봐 주십시오"하고 이야기하더군요.

이어서 또 자신의 공약에 대한 홍보를 계속하자 결국 사회자가 나서서 "후보님 김두관 후보의 공약에 대하여 질문해주십시오"하고 주문하더군요.

토론을 하면 할 수록 불리해지는 한나라당후보들의 '토론회 전략'이 바로 딴소리로 시간을 떼우는 것이 아니가 싶더군요. 아니면, 상대후보 지지자들을 '울화통' 터지게 만드는 전략을 세웠을지도 모릅니다. 

이달곤 후보를 보면서 서울대학교수까지 지낸 분이 어떻게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딴소리만 늘어놓을까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토론을 할 줄 몰라서 그랬을리는 없고 후보자 토론회를 통한 자질과 공약에 대한 검증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작전이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이달곤 후보가 도지사가 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민들이 무슨 말을 해도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소통 안 되는 도지사, 후보자 토론회를 보니 딱 그랬습니다.  생각만해도 답답합니다. 국민과 소통 안되는 그런 지도자는 서울에 있는 한 분으로도 버겁습니다.

후보자 토론회 방송의 시청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유권자들을 짜증나게 하는 '후보자 토론 방송'이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더 부추기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