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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진주의료원, 홍준표는 잊혀지는게 두려운건가?

by 이윤기 201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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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당 대표를 지내고도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낙마하고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겨우 기사회생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연일 언론의 1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위기 상황이 고조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국내의 지인들에게 한국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가도 괜찮은지 확인하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합니다.

보수언론과 일부 외신에서는 한반도에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고 하는 엄중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 중에는 남북관계의 긴장 상황에 대한 보도를 제치고 '진주의료원 사태'를 1면 톱으로 다루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지역에서 발행되는 경남도민일보나 경남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에서 발행되는 한겨레 신문의 경우에도 지난 몇 주 동안 진주의료원 사태를 북한 뉴스 만큼(혹은 보다) 비중있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사실 진주의료원 폐업 이야기가 처음 나올 때만해도 저 같은 소인들은 일이 이렇게 커지고 북한 뉴스를 앞지를 만큼 전국적인 이슈가 될 줄 짐작조차 못했습니다. 아니 어찌보면 홍준표 지사가 의보노조와 민주노총을 자극하는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이슈를 키워가는 것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기본적으로는 바로 홍준표 도지사의 막가파식 독불 행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처음엔 병원이 적자라서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가, 지방의료원은 원래 적자를 보면서 취약계층을 돌보는 것이 맞다고 하니까 지금은 '강성 노조'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금 홍준표 도지사에게는 노동 3권이니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니 하는 소리를 전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와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 조차도 '폐업'이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홍준표 도지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홍준표 도지사는 왜 이러는 것일까요? 중앙정치권에서 당대표까지 지내던 분이 총선에서 낙선한 후에 지방으로 내려와 직급과 위상을 한 참 낮춰 겨우 경남도지사 자리를 꿰찼습니다. 혹시 홍지사는 중앙정치권에서 낙마하여 지방 도지사로 지내는 자신의 존재가 잊혀질까봐 이러는 것은 아닐까요?

홍준표...김문수... 김두관의 공통점은 무리수(?)

왜 이런 생각을 했냐하면 같은 당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비슷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춘향이 발언', '소방서 전화 사건' ,'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출마'등으로 여러 차례 전국 이슈를 터뜨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지요. 사실 경남에 사는 저 같은 사람들은 이런 사건이 없었으면 김문수 경기지사를 잊고 지냈을 지도 모릅니다.

아직 1년도 안 되었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잊혀져 가고 있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비슷하였지요. 아직 때가 아니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앙정치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본인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가 낙선하고, 건국 이래 처음으로 야권 도지사가 당선된 경남을 새누리당에 다시 헌납하였지요.

도지사 다음에 뭔가 다른 도전을 꿈꾸는 정치인들은 시장이나 도지사에 당선되어 중앙정치권으로부터 멀어지면 자신이 잊혀지는 것 같아 불안한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상식을 벗어난 일을 벌이는 분들이 줄을 이을 수 있을까요?

실제로 홍준표지사는 진주의료원 사태로 중앙정치권과 서울 언론들의 서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입니다. 경남 도청에 상주하는 서울 언론사 기자들을 바쁘게 만들었고, 정치인들에게는 메이저리그 같은 '꿈(?)의 방송'인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도 다시 출연하였지요.

국회의원을 몇 년씩 하고도 이 프로그램에 한 번도 출연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사태로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다시 등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와 중앙 정치권 그리고 새누리당에도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제대로 확인시킨 셈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중앙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중앙정치권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하여 남은 임기 동안 또 무슨 무리수를 두는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과 연예인은 좋은 일 나쁜 일 가리지 않고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고 싶어 한다는 것이 걱정을 떨칠 수 없게 합니다.

새누리당 경남도의원, 홍준표 눈치는 안 봐도 된다

진주의료원 사태가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경상남도의회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항간에는 집권 여당 당대표까지 지낸 도지사가 밀어붙이는 일을 새누리당 경남도의원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짐작이 지배적입니다.

새누리당 공천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경남도의원 선거이기 때문에 중앙 정치권에서 당대표까지 지낸 유력 정치인을 거스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판단을 별로 정확하지 않아보입니다.

홍준표 도지사는 이미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여 퇴출된 구시대 정치인입니다. 솔직히 경남도지사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전국 어느 곳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했더라도 당선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김두관 도지사의 중도사퇴가 없었다면,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경남이 아니었다면, 언론에 이름 한 줄 나오기 어려운 야인 생활을 하고 있었겠지요.

따라서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들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줄을 설 이유는 없어보인다는 것입니다. 내년 지방선거에 홍준표 도지사가 경남 지역 새누리당 도의원 공천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공천 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진주의료원 사태와 같은 이런 악재를 자꾸 만들면 더욱 그렇겠지요.)

바라건대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들께서 정말 도민을 위한 선택이 진주의료원의 폐업인지, 아니면 진주의료원의 개혁인지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홍준표 도지사를 의식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