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성 플라스틱...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4. 6. 10 방송분) |
환경의 날, 가짜 친환경 제품 판친다
지난 6월 5일은 세계환경의 날입니다. 벌써 46전 전인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유엔 인간 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 환경보전을 위해 공동 노력을 하자고 다짐하면서 제정한 날인데요. 저희지역에서도 지방정부와 시민단체, 환경단체에서 공공기관들의 기념식과 환경 유공자 표창에서부터 각종 이벤트 행사와 환경단체의 캠페인 행사 그리고 시민들의 환경 생활실천 다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계환경의 날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생활실천 중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용이 정말 환경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일상 생활용품을 재활용하여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해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 그리고 꼭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사용하여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오염 물질을 줄여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음으로써 다음 세대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것,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며, 소비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상품을 구매하는 가치 소비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다섯 가지 실천
환경운동가들은 제로 웨이스트를 이루기 위한 다섯 가지 환경 실천 지침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바로 거절하기, 줄이기, 재사용, 재활용, 썩히기가 다섯 가지 지침입니다, 거절하기는 물건을 구매하거나 배달할 때 주는 비닐, 빨대, 물티슈, 일회용 젓가락, 반찬 등 불필요한 물건을 거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은 배달앱에서도 이런 일회용품을 받지 않겠다고 설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 저는 택배로 물건을 받을 때마다 이미 충분히 제품 포장이 되어 있는데, 다시 한 번 택배 포장을 해서 보내주는 것이 아주 불편합니다. 선택만 할 수 있다면 택배운송장을 제품포장 박스에 그냥 붙여서 보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과도하게 스카치테이프를 칭징 감아서 보내주는 택배로 쓰레기 배출이 늘어나서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줄이기’입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장바구니, 포장 용기를 가져가면 밖에서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일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2021년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연간 국민 1인당 1회 용 비닐봉지 사용량이 그리스는 120개, 핀란드는 4개인 것에 비해우리나라는 약 410개로 조사되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은 1회용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이나 장바구니를 1000번 이상 사용한다는 마음으로 자주사용해야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재사용’ 습관입니다. 우선 지금 가진 물건을 오래 사용하고,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나누는 것을 말하는데요. 주변을 둘러보면 ‘당근’을 통해 무료로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나눔을 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네 번째,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재활용’입니다. 버리려고 했던 물건을 DIY나 리품을 통해 새로운 물건으로 만드는 것, 분리배출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재활용인데요.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갈 때마다 분리수거만 하면 이렇게 많은 재활용품이 쏟아져 나와도 과연 지속가능할 것일까 하는 걱정이 될 때가 많습니다.
다섯 번째는 ‘썩히기’ 인데요.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퇴비로 만드는 것부터 썩지 않는 프라스틱 대신 자연분해되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부터는 다섯 번째 제로웨이스트에 해당되는 ‘자연분해 되는 제품’은 과연 친환경적인가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생분해 슬라스틱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생분해 플라스틱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환경운동가들은 생분해성 프라스틱이 제로웨이스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대만환경보호청은 올해 8월부터 주요 시설에서 대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생분해 플라스틱 기반 식기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공공기관, 공립 및 사립학교, 백화점, 쇼핑센터, 대형 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레스토랑에서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컵, 그릇, 접시, 도시락 등 일회용 식기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왜 대만 정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것일까요?
생분해성 플라스틱 중 대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PLA(Polylactic acid)는 주로 옥수수, 감자 및 기타 탄수화물과 같은 발효 식물 전분으로 만들어지며, 각종 식기와 포장재의 플라스틱 대용품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친환경 소재로 자연에서 분해되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분해되기 위해서는 60도의 고온에서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보통의 쓰레기 매립장에서는 분해되지 않고, 산업적인 퇴비화 시설에서나 분해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바다나 산, 강 등에 버려진다면 일반 플라스틱 쓰레기나 다름없이 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생분해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또한, 생분해 플라스틱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주로 페트병으로 만들어짐)와 외관이 비슷하기 때문에 분류도 어렵고, 분리수거장에서 둘을 섞어놓으면 오히려 추가 분리를 해야하고 재활용 가치도 더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미 유럽의회는 2018년 초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즉,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해서 일회용 플라스틱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며, '안전하고 환경 친환경적’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쓰레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친환경이 될 수 없습니다. 지구상에 생분해 플라스틱이란 것은 없다, 지금보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획기적인 노력만이 유일한 대안일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