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마산 가포신항 확장 계획 터무니 없다

이윤기 2025. 11. 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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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5. 5. 12 방송분)

 

12.3 내란과 대통령 탄핵,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 선거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사이에 해양수산부가 또 다시 마산만매립 계획을 발표하여 환경 시민단체들이 매립 반대운동을 시작하였는데요. 오늘은 해양수산부의 마산만 매립 계획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4월 16일, 마산합포구청에서 개최된 <제4차 전국 무역항 기본계획 전략 환경 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개최되었는데요. 아마 방송을 들으시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행사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계실겁니다. 그런데, 이날 해양수산부는 마산 가포신항 인근에 총  141,580㎡ 규모의 신규 매립계획을 공개하였습니다. 141,580㎡가 얼마나 큰 면적인지 쉽게 상상이 안 가실텐데요. 우리가 잘 아는 축구장 약 20개 크기와 같은 면적이구요. 

 

10년째 민간사업자 선정을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마산 해양신도시 면적의 약 1/4에 해당하는 엄청난 면적입니다. 해양수산부가 밝힌 전략환경영양평가 초안에 따르면, 가포신항 옆으로 110,000㎡의 자동차 부두를 만들고, 부두, 26,600㎡의 해경관리부두, 그리고 가포 B지구 정비를 위한 4,980㎡까지 포함하여 총 141,580㎡를 새롭게 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항만 규모를 늘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인데요. 

가포신항 확장 계획 터무니 없다. 


주민설명회에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게 있는데요. 그 이유는  현재 있는 가포 신항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 또 다시 항구 확장 계획을 세우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마산해양신도시가 창원시민들의 골칫거리가 되어 있는데, 사실은 해양신도시가 만들어진 것도 현재 운영중인 가포신항 부두 건설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시민들 중에는 지금도 낙후된 마산 지역 개발과 새로운 도시개발 용지가 필요해서 마산해양신도시를 조성한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부족한 부두 시설을 확충하기 위하여 가포신항만 공사를 시작한다고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마산만에 19만 평이나 되는 매립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일반 시민들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처음엔 그냥 항만 수요가 늘어나서 가포 바닷가 일부를 매립해서 새로운 부두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지나고 보니 새로 만드는 부두에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항로를 준설에서 바다 수심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준설토를 먼 바다에 해양투기 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마산만 내만에 준설토 투기장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사업계획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일반 시민들은 그 준설토 투기장이 지금 같은 거대한 매립지가 만들어져 지금의 해양신도시가 될 줄은 몰랐던 것입니다. 시민단체들은 가포신항 항로 준설토를 매립하여 인공섬을 만든다는 계획을 알고 나서부터 마산만매립반대 시민운동을 펼쳤고, 그나마 당초 34만평으로 계획되었던 매립 면적을 19만 평으로 줄이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의 가포신항 항만 계획이 부풀려졌다는 항만 개장과 함께 낱낱이 밝혀졌습니다. 가포신항은 지금부터 10년 전인 2015년에 완공되어 개항하였지만, 개항 첫해 물동량은 0이었습니다. 가포신항을 개발할 당시 국비 1153억원과 민간자본을 포함하여 총 3265억원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사업자에게 50년 간 항만운영권을 보장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예상 수익을 밑도는 경우 14년간 최소운영수입보장을 해주는 이른바 MRG 계약까지 체결하였습니다. 

 

 

가포신항 책임자들...마산만 인공섬도 책임져야


하지만, 항만 운영은 예상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01년 계획 당시 2020년 마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을 53만 8000TEU로 예측하였지만, 2016년도 컨테이너 물동량은 1만 6000TEU에 불과하였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예측한 물동량의 3%에 불과하였던 것입니다. 결국 해양수산부는 2020년 마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예측을 2만 1000TEU로 낮췄구요. 물동량이 증가하지 않자 2017년에는 컨테이너 크레인마저 매각하였습니다. 이것은 2001년 계획했던 물동량의 4% 수준으로 낮춰진 것입니다. 이런 엉터리 계획이 세워지고 추진되어 국민이 낸 혈세가 낭비되고 있지만, 단 1명의 공무원도 이 일로 책임을지지 않았습니다. 

항만 운영으로 적자가 장기간 거듭되자 2016년에 민간사업자와 정부는 실시협약을 변경하여 2046년까지 추가로 국비 1600억원을 지원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민이 낸 혈세는 계속 쏟아붓고 있지만, 개항 후 10년이 지났어도 가포신항 물동량은 2022년을 기준 연도로 하였을때 화물 총량은 21%, 컨테이너는 46.7%에 그치고 있습니다. 

가포해변을 매립하여 신항만을 건설할 때, 당시 마산시와 해양수산부는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확대와 경제 유발 효과”를 주장하면서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모두 공수표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악순환이 거듭되는데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는 끊임없이 마산앞다다를 매립하려는 시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에도 마산항 제2항로 준설하여 가포B지구 매립을 시도하였다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갯벌 조성으로 후퇴하였습니다. 2021년에도 가포신항 옆 마창대교 교각아래에 바다를 매립하여 모래부두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였다가 시민단체와 창원시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가포신항 실패에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는 끊임없이 마산만을 추가로 매립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가 주도하는 해방 이후 마산만 매립뿐만 아니라 일제시대부터 시작되어 지난 120년 간 마흔 아홉번이나 이루어진 마산만 매립은 한 번도 시민을 위해 이루어진 일이 없었습니다. 마흔 아홉 번의 마산만 매립은 모두 땅 장사를 하려는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었을 뿐 아니라 그 대기업은을 모두 돈만 벌고 떠나버렸으며, 오염된 마산만을 되살리는 일은 모두 마산 시민들의 몫이었습니다. 

이번에 또 다시 매립을 시도하는 가포B지구는 해양보호생물인 갯게와 기수갈고둥이 서식하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갯벌 복원지구라고 합니다. 시민단체들은 거듭되는 매립과 수질오염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이곳은 마산만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의 공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창원 시민들은 마산만을 떠다니는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오폐수를 매년 모니터링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호를 위해 313km에 이르는 창원 해안을 따라 해양생물을 모니터링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마산만들 되살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연안을 따라 수달, 잘피, 기수갈고둥, 붉은발말똥게, 갯게, 달랑게, 상괭이 등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명의 바다를 살려가는 시민의 노력을 짓밟는 해양수산부의 마산만 매립 계획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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