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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BRT 1년 평가, 2단계 서둘러야 한다

이윤기 2025. 12. 30.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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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5. 7. 7 방송분)

 

창원에 땅 위의 지하철이라 부르는 S-BRT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작년 5월 15일 의창구 도계광장에서 성산구 가음정사거리까지 9.3km 구간 공사를 마치고 시범 운행을 시작해서 13개월이 조금 지났는데요. 오늘은 창원 S-BRT 도입 1년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2024년 연초에 본격적인 BRT 공사가 시작되면서 많은 민원이 쏟아졌던 것 다들 기억하실텐데요. 다행히 지금은 민원도 줄어들고 사고도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교통사고가 줄어들었고 BRT 구간에서는 시내버스 이용이 훨씬 편리해진 것은 분명합니다만, 여전히 승용차 운전자들이 겪는 차량 정체로 인한 불편까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BRT 도입 이전 원이대로는 왕복 8차선 구간이었습니다만, 중앙 버스 전용차로 2개 노선과 일반 차량 4개 차로로 바뀌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승용차 운전자들이 느끼는 차량 정체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불편을 느끼는 승용차 운전자들이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도록 시내버스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입니다.

 

BRT 1년 속도 빨라지고, 버스 승객 증가했다


통계 자료로 봐도 버스 승객들이 더 편리해진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원이대로 S-BRT 구간 시내버스 운행 시간은 32~34분이 소요되었으나, 개통 후에는 26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되었으며, 대체로 4~6분이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출근 시간은 평균 6분 정도가 빨라졌으며, 퇴근 시간 평균도 2분 30초가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이 구간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시내버스 이용자 수가 2만 7484명에서 3만 1947명으로 4463명이 증가하였다는 것인데요. S-BRT 개통 전과 비교하면 약 16%가 증가한 것이라고 합니다. 

긍정적인 지표는 또 있는데요. 원이대로 S-BRT 구간의 교통사고도 크게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원이대로는 창원대로와 함께 창원광장과 시청을 가로지르는 중심도로이기 때문에 매년 교통사고 발생도 적지 않았는데, 최근 1년 사이 교통사고는 40여 건 발생하였는데, 성산구와 의창구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BRT 개통 전후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 BRT 구간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짐작컨대 이것은 원이대로 전체 자동차 승용차 통행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S-BRT 구간 전체 자동차 통행량은 BRT 개통 이전에 비해 최소 22~최대 27%가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자동차 통행량이 줄어든 만큼 교통사고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차량 정체 민원이 줄어든 것도 교통사고가 감소한 것도 결국 막히는 S-BRT 구간을 피해서 약 30%의 승용차와 화물차들이 우회도로 이용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S-BRT구간에서 승용차를 운행해 보신 분들은 체감하셨겠지만, BRT 도입 이후에 승용차 통행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은 분명합니다. 창원시 자료에 따르면 출근 시간대 일반 차량 이 구간 통과 시간은 6분 정도가 길어졌고, 퇴근 시간에도 약 5분 정도 길어졌다고 합니다. 

 

반쪽짜리 BRT, 2단계 서둘러야 교통 전환 시작된다


이제 가장 큰 숙제는 2단계 공사를 언제 시작할 것인가입니다. 당초 창원시가 세운 계획대로라면 지금쯤은 2단계 315대로 구간이 완성되어 마산육호광장에서 창원 도계광장을 거쳐서 가음정사거리까지 약 18km를 BRT 차로를 통해 운행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잘 아시는대로 1단계 공사 기간과 개통 이후 승용차와 일반차량 이용자들의 민원이 폭주하였고, 새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2단계 공사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시민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창원시는 이미 시민의 25%만이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시민들은 승용차를 비롯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냥 창원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시민여론을 수렴하게 되면 BRT 도입을 반대하는 여론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단계 BRT 추진을 묻는 시민여론 수렴은 단순 다수결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이면서 동시에 교통 약자인 시내버스 이용 승객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수렴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시대적 요구를 수렴하는 방식으로 정책 대전환을 전제로 승용차를 가진 시민들이 당장 좀 불편하더라도 모두가 편리한 교통체계로 전환한자고 양해를 구하고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처럼, 대중교통 활성화를 주장하고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 입장에서 보면, 1단계 개통 이후 보여지는 창원시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반대 여론은 결국 대중교통 정책 후퇴와 예산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섣부른 가정이기는 하지만 만약 창원시가 끝내 2단계 BRT 도입을 포기하게 된다면, 첫 번째 예산 낭비는 2단계 BRT 도입을 위해 국토부로부터 예산 지원이 확정된 약 130억 원의 예산 지원이 중단될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미 약 370억원의 예산이 투입 1단계 구간도 2단계 구간과 연결되지 않으면 점점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국비, 도비, 시비를 합쳐서 370억원의 예산이 낭비되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난 5월 말, 창원시내버스가 일주일 동안 멈추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출퇴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큰 불편을 겪었고 하루 택시비로 한 달 버스비를 날렸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다수시민들은 도로에 승용차가 늘어나서 차량 정체가 늘었다는 정도를 빼면 별 불편을 못느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말씀 드린대로 창원시는 이미 승용차 중심도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언론들도 시내버스 파업을 심각하게 보도하지 않았는데요. 대통령 선거 뉴스에 밀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만, 운전면허가 없거나 승용차를 구입할 수 없는 약자들만 버스를 타고 있기 때문에 덜 중요한 뉴스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약자들만 시내버스를 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교통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통 복지의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가 갈수록 더위가 점점 더 일찍 찾아오고 더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 창원시가 전국에서 승용차 수송분담율이 가장 높은 도시라는 오명을 씻지 않는다면, 폭염에 시달리는 이 악순환에서도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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